해외영업을 지원하는 이들에게 – 5P Management의 중요성


지난 번 글에서 해외영업 업무에 대한 나의 생각과 경험을 정리해 보는 차원에서 짧게 글을 썼었다. 이런 경험들이 혹시라도 해외영업 업무를 하고 싶어하는 분들께 참고가 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에, 한 가지 더 나누고 싶은 생각이 있다. 생각을 정리하다면 보면, 향후에도 해외영업 실무나, 에피소드를 통한 경험/정보의 나눔을 계속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우선 오늘 쓰고 싶은 주제는 “5P Management” 에 대한 것이다.


5P: Product, Price, Proposal, People, Politics.

이 용어는 내가 배움이 짧아서 그런지 예전에 어디 교재나 책에서 읽은 적이 없었던 용어이다. 그러나 실제로 (해외영업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Sales & Marketing 현장에서는 아주 필요하고 중시되어야 할 사항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래 전 받았던 Miller Heiman Strategic Sales 라는 교육에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모든 정보를 취합, 분석하고 활용해야만 Negotitation Skill 중의 하나로, Anchoring Point를 잘 설정할 수 있다 라고 조언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점에서, 5P를 잘 숙지하고, 분석해서, 활용하는 것은 Sales의 기본이 될 뿐더러,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어낼 수도 있다. 어제 끝난 APEC 회의의 결과를 보면, 우리 정책실장이나 산자부 장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이러한 비슷한 접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비교적 우리에게 나쁘지 않은 결과를 이끌어 내신 것 아닌가 생각도 든다. 물론, 엄청난 분들이므로 내가 평가하거나 논평할 수 조차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보면, 5P 중에서, People, Politics를 너무도 치밀하게 사전 분석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나는 이 5P라는 용어를 지칭하는 순서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거래하고 협상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생산되거나, 창조되어서, 우리가 소비하거나 향유하는 유무형의 재화와 서비스라는 점에서, Product (혹은 Service)가 가장 먼저 중시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좋은 제품을 적당한 가격에 품질좋게 만들어 내는 것은 가장 기본적으로 중시되어야 하는 일이다.

해외영업 담당자라면, 전공과 무관하게, 자기가 판매하려는 제품과 서비스의 내용에 대해서 충분히 숙지하고, 어떤 sales point를 가질 수 있는지를 스스로 생각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기술적 특성들과 성능들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고, 실제로 활용/작동시켜 보면서 상대방과 직접 문답을 나눌 수 있을만큼의 이해도가 수반되어야 한다. 내가 신입사원 때 판매하던 Color TV는 지금의 제품과 서비스들에 비하면 비교도 못할만큼 단순한 제품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우리나라에는 서비스되고 있지 않았던 Teletext (현재 우리나라 방송에서 하단의 자막으로 흐르는 문자전송 기능) 라는 기능이 서유럽향 TV에는 모두 기본으로 들어가 있었던 탓에, 연구소에 가서 실제로는 사용자들이 리모콘의 어떤 단추를 눌러서, 어떻게 설정해야 Teletext 기능이 화면에 표시되는지를 알아야 했다.

요점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충실한 이해가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


다음은 Price. 제품이 시장에서 생명력을 얻는 것은, 정확한 가격 책정이 이뤄졌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비싸면 성능이 좋아도 외면받고, 너무 싸면 생산자가 계속 생산을 지속할 여력의 확보가 어렵다. 결국 우리가 늘 외치는 “시장경쟁력”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뜻일텐데, 이것은 다양한 Route를 통해 얻어진 많은 정보의 바탕위에서, 관련 부서가 다 모여서 진지하고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서 결정되어야 가능하다. 실제 구매와 생산쪽에 비해서, 매출을 중시하는 판매부서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지만, Bad business, No business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회사의 존립을 위해서는 두 목소리가 조화롭게 반영되어야만 실제로 “Right Pricing”이 가능하다.

이 과제를 위해서, 예전에 어떤 미국회사는, 약 20~30개의 엑셀 시트를 펼쳐놓고, 단 하나의 시트에 비워진 한 칸, 최종 고객제안가격을 산출해 내기 위해 열 몇 명이 모여서 반나절을 협의했던 기억이 있다. 역시 중요!


다음은, Proposal. 아무리 제품이 좋고, 가격경쟁력이 있어도, 고객이나 소비자에게 제대로 제시되지 못한다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마케팅부서가 하는 대부분의 활동을 나는 개인적으로 이 “Proposal” 활동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고객에게 잘 제안하는 활동이니까. 실무적으로는, PPT문서를 잘 작성해서, 프리젠테이션 원고를 만들고, 몇 번을 연습해서 고객사 미팅에서 차근차근 혹은 아주 인상적으로 소개하는 것. 이것 또한 해외영업 담당자들의 주요한 업무 중의 하나이다. PPT의 작성에 대해서는 아마도 숱한 전문가들이 있을테니 내가 덧붙일 말은 별로 없지만, 화려한 그래픽 등 Skill 보다는, 간결한 짧은 문장/수치와, 꼭 필요한 그림 몇 장으로 듣는 이들의 관심이 되도록 본인이 설명하는 내용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좋았던 것 같다. 화면에 내용이 많고, 사진과 그래픽이 많으면 화려해 보이지만, 거기에 집중하느라 정작 Presenter의 설명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장표의 순서를 본인이 설득해 내려는 논리에 따라 잘 배치하는 것도 필요.

국제 입찰 같은 경우에는, 문서의 양이 워낙 방대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입찰 요구 문서에 명시된 순서와 내용, 조건을 누락되지 않도록 잘 맞추되, 제안 문서들의 문구를 되도록 공식적 (very formal!)이면서도 다소 공손하게, 혹은 아주 Creative하게 작성해서 좋은 첫 인상을 주는 것도 좋겠고, 바인딩할 때 입찰국가의 국기나 상징 같은 이미지를 활용해서, 세련되고도 고급스런 느낌의 문구(文具)류들을 사용하는 것도, 사소한 부분이지만 가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국제 입찰 준비 관련해서는 별도로 나누고 싶은 얘기가 많다…)


위 세가지가 잘 충족되었어도, 최종적으로는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경우를 나는 많이 보아왔다.

특히나, 사회적 투명성이 좀 높은 국가들보다는 아무래도 인적 네크워크에 의해 공공부분이든 민간영역이든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국가들에서는 더더욱 이러한 경향이 심화된다는 것이 내 느낌.

쉽게 말해서, 아무리 제품이 좋고, 가격도 경쟁력있고, 설득력있는 제안이 제시되었어도, 그 한 명의 해외영업담당자가 도저히 알 수 없고, 심지어 알아도 대응할 수 없는 현지 사정, 혹은 거래관습 혹은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undertable money”로 지칭되는 Hidden Mechanism이 있다.


그것을 극복해 내는 것이, 아마도 People, Politics라는 주제에서 다뤄야 할 사항이 아닌가 싶다. 현지인들과 똑같이 나도 소위 “Bread”를 제공하고, 나누라는 것이 아니다.

– 누가 이 사안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인가 부터 파악.

– 그 부서의 실무 담당자는 누구이며, 미팅에 참석하는지, 한다면 같은 참석자들 중 발언권(서열)의 순위는?

– 언제부터 이 지위에 있었고, 이전 업무 부서는 어디였는지, 어떤 업무를 맡았던 사람인지.

– 개인적으로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출신학교와 졸업년도는, (슬프게도 이건 우리나라와 비슷) 전공은?

– 상대방 회사/정부기관내에서, 실질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Target or Maginal한 수준은 어디까지인가?

이런 사항들은 사실 해외영업 담당자 혼자서 도저히 파악이 어려운 부분들임에 틀림없다. 현지 파트너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를 통해서 사전 파악해야 하고, 없다면, 결국 개인 플레이를 통해서 최대한 얻어내는 수 밖에 없다. 그러려면 단 한명이라도 나의 깐부, “Friend (Amigo)”가 필요하다. 그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내고, 유지하며, 사소해 보이는 질문 속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언제, 어떻게, 그 친구의 입을 통해서 얻어내는가 이런 사항들이 바로 People 이라는 주제를 관심있게 보아야 할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 관계를 더 발전시켜서 “Hi, Brother!” 라고 부를 수 있는 정도의 친구들이 생기면, 그것은 정보파악 뿐만 아니라, 암묵적 Hidden mechanism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마지막으로, Politics. 이 부분은, 사실 단순하고 명백한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일회성 거래 등에는 그리 필요하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들 부르는 “사내(社內)정치”가 외국에도 만연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을 상대로 할 때는, 당연히 People항목에서 다루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사전에 모르고 미팅 테이블에 나갔다가, 거기서 비로소 내 앞의 협상 상대방이 사실은, 내 현지 파트너 회사와 전직에서 경쟁상대였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등의 순간은, 바로 실패를 예감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방위산업 분야, 국제경쟁입찰 분야, 그리고 한 사업의 회전기간이 긴 공공사업 등의 경우, 민감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대통령이 바뀌면 사업 자체가 날아갈 수도 있다!), 이런 Politics의 관점이 필수적이고, 특히나 국제정세와 관련된 뉴스를 놓치면, 정작 프레젠테이션장에서, 정말 엉뚱하게 들리는 Speech를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국제뉴스를 보면서 감각과 시선을 늘 다듬어야 한다.


쓰다보니 너무 글이 길어졌다. 제대로 된 글쓰기를 배우지 못한 탓일까, 마음만 급하고, 쓸수록 자꾸 더 많은 이야기만 생각이 나서 글의 원래 주제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조바심내지 말고, 좀 더 천천히 하나 하나 나누어보고 싶다.

덧붙임) 해외영업 업무의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해외출장을 많이 갈 수 있다는 것.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을 만나고, 전혀 다른 사상적/종교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는, 내 시선을 좀 더 넓혀 주고, 세상과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해주었다고 느낀다. 내가 언제 뉴욕 맨하탄 거리를 차 몰고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있을 것이며, 어떻게 사하라 사막의 노을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며, 어떻게 라스베가스의 화려한 분수쇼를 구경할 수 있었을 것인가? 내가 해외영업 업무를 하지 않았다면!


진성민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thelasttrumpet



지난 번 글에서 해외영업 업무에 대한 나의 생각과 경험을 정리해 보는 차원에서 짧게 글을 썼었다. 이런 경험들이 혹시라도 해외영업 업무를 하고 싶어하는 분들께 참고가 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에, 한 가지 더 나누고 싶은 생각이 있다. 생각을 정리하다면 보면, 향후에도 해외영업 실무나, 에피소드를 통한 경험/정보의 나눔을 계속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우선 오늘 쓰고 싶은 주제는 “5P Management” 에 대한 것이다.


5P: Product, Price, Proposal, People, Politics.

이 용어는 내가 배움이 짧아서 그런지 예전에 어디 교재나 책에서 읽은 적이 없었던 용어이다. 그러나 실제로 (해외영업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Sales & Marketing 현장에서는 아주 필요하고 중시되어야 할 사항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래 전 받았던 Miller Heiman Strategic Sales 라는 교육에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모든 정보를 취합, 분석하고 활용해야만 Negotitation Skill 중의 하나로, Anchoring Point를 잘 설정할 수 있다 라고 조언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점에서, 5P를 잘 숙지하고, 분석해서, 활용하는 것은 Sales의 기본이 될 뿐더러,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어낼 수도 있다. 어제 끝난 APEC 회의의 결과를 보면, 우리 정책실장이나 산자부 장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이러한 비슷한 접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비교적 우리에게 나쁘지 않은 결과를 이끌어 내신 것 아닌가 생각도 든다. 물론, 엄청난 분들이므로 내가 평가하거나 논평할 수 조차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보면, 5P 중에서, People, Politics를 너무도 치밀하게 사전 분석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나는 이 5P라는 용어를 지칭하는 순서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거래하고 협상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생산되거나, 창조되어서, 우리가 소비하거나 향유하는 유무형의 재화와 서비스라는 점에서, Product (혹은 Service)가 가장 먼저 중시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좋은 제품을 적당한 가격에 품질좋게 만들어 내는 것은 가장 기본적으로 중시되어야 하는 일이다.

해외영업 담당자라면, 전공과 무관하게, 자기가 판매하려는 제품과 서비스의 내용에 대해서 충분히 숙지하고, 어떤 sales point를 가질 수 있는지를 스스로 생각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기술적 특성들과 성능들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고, 실제로 활용/작동시켜 보면서 상대방과 직접 문답을 나눌 수 있을만큼의 이해도가 수반되어야 한다. 내가 신입사원 때 판매하던 Color TV는 지금의 제품과 서비스들에 비하면 비교도 못할만큼 단순한 제품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우리나라에는 서비스되고 있지 않았던 Teletext (현재 우리나라 방송에서 하단의 자막으로 흐르는 문자전송 기능) 라는 기능이 서유럽향 TV에는 모두 기본으로 들어가 있었던 탓에, 연구소에 가서 실제로는 사용자들이 리모콘의 어떤 단추를 눌러서, 어떻게 설정해야 Teletext 기능이 화면에 표시되는지를 알아야 했다.

요점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충실한 이해가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


다음은 Price. 제품이 시장에서 생명력을 얻는 것은, 정확한 가격 책정이 이뤄졌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비싸면 성능이 좋아도 외면받고, 너무 싸면 생산자가 계속 생산을 지속할 여력의 확보가 어렵다. 결국 우리가 늘 외치는 “시장경쟁력”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뜻일텐데, 이것은 다양한 Route를 통해 얻어진 많은 정보의 바탕위에서, 관련 부서가 다 모여서 진지하고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서 결정되어야 가능하다. 실제 구매와 생산쪽에 비해서, 매출을 중시하는 판매부서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지만, Bad business, No business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회사의 존립을 위해서는 두 목소리가 조화롭게 반영되어야만 실제로 “Right Pricing”이 가능하다.

이 과제를 위해서, 예전에 어떤 미국회사는, 약 20~30개의 엑셀 시트를 펼쳐놓고, 단 하나의 시트에 비워진 한 칸, 최종 고객제안가격을 산출해 내기 위해 열 몇 명이 모여서 반나절을 협의했던 기억이 있다. 역시 중요!


다음은, Proposal. 아무리 제품이 좋고, 가격경쟁력이 있어도, 고객이나 소비자에게 제대로 제시되지 못한다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마케팅부서가 하는 대부분의 활동을 나는 개인적으로 이 “Proposal” 활동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고객에게 잘 제안하는 활동이니까. 실무적으로는, PPT문서를 잘 작성해서, 프리젠테이션 원고를 만들고, 몇 번을 연습해서 고객사 미팅에서 차근차근 혹은 아주 인상적으로 소개하는 것. 이것 또한 해외영업 담당자들의 주요한 업무 중의 하나이다. PPT의 작성에 대해서는 아마도 숱한 전문가들이 있을테니 내가 덧붙일 말은 별로 없지만, 화려한 그래픽 등 Skill 보다는, 간결한 짧은 문장/수치와, 꼭 필요한 그림 몇 장으로 듣는 이들의 관심이 되도록 본인이 설명하는 내용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좋았던 것 같다. 화면에 내용이 많고, 사진과 그래픽이 많으면 화려해 보이지만, 거기에 집중하느라 정작 Presenter의 설명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장표의 순서를 본인이 설득해 내려는 논리에 따라 잘 배치하는 것도 필요.

국제 입찰 같은 경우에는, 문서의 양이 워낙 방대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입찰 요구 문서에 명시된 순서와 내용, 조건을 누락되지 않도록 잘 맞추되, 제안 문서들의 문구를 되도록 공식적 (very formal!)이면서도 다소 공손하게, 혹은 아주 Creative하게 작성해서 좋은 첫 인상을 주는 것도 좋겠고, 바인딩할 때 입찰국가의 국기나 상징 같은 이미지를 활용해서, 세련되고도 고급스런 느낌의 문구(文具)류들을 사용하는 것도, 사소한 부분이지만 가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국제 입찰 준비 관련해서는 별도로 나누고 싶은 얘기가 많다…)


위 세가지가 잘 충족되었어도, 최종적으로는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경우를 나는 많이 보아왔다.

특히나, 사회적 투명성이 좀 높은 국가들보다는 아무래도 인적 네크워크에 의해 공공부분이든 민간영역이든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국가들에서는 더더욱 이러한 경향이 심화된다는 것이 내 느낌.

쉽게 말해서, 아무리 제품이 좋고, 가격도 경쟁력있고, 설득력있는 제안이 제시되었어도, 그 한 명의 해외영업담당자가 도저히 알 수 없고, 심지어 알아도 대응할 수 없는 현지 사정, 혹은 거래관습 혹은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undertable money”로 지칭되는 Hidden Mechanism이 있다.


그것을 극복해 내는 것이, 아마도 People, Politics라는 주제에서 다뤄야 할 사항이 아닌가 싶다. 현지인들과 똑같이 나도 소위 “Bread”를 제공하고, 나누라는 것이 아니다.

– 누가 이 사안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인가 부터 파악.

– 그 부서의 실무 담당자는 누구이며, 미팅에 참석하는지, 한다면 같은 참석자들 중 발언권(서열)의 순위는?

– 언제부터 이 지위에 있었고, 이전 업무 부서는 어디였는지, 어떤 업무를 맡았던 사람인지.

– 개인적으로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출신학교와 졸업년도는, (슬프게도 이건 우리나라와 비슷) 전공은?

– 상대방 회사/정부기관내에서, 실질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Target or Maginal한 수준은 어디까지인가?

이런 사항들은 사실 해외영업 담당자 혼자서 도저히 파악이 어려운 부분들임에 틀림없다. 현지 파트너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를 통해서 사전 파악해야 하고, 없다면, 결국 개인 플레이를 통해서 최대한 얻어내는 수 밖에 없다. 그러려면 단 한명이라도 나의 깐부, “Friend (Amigo)”가 필요하다. 그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내고, 유지하며, 사소해 보이는 질문 속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언제, 어떻게, 그 친구의 입을 통해서 얻어내는가 이런 사항들이 바로 People 이라는 주제를 관심있게 보아야 할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 관계를 더 발전시켜서 “Hi, Brother!” 라고 부를 수 있는 정도의 친구들이 생기면, 그것은 정보파악 뿐만 아니라, 암묵적 Hidden mechanism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마지막으로, Politics. 이 부분은, 사실 단순하고 명백한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일회성 거래 등에는 그리 필요하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들 부르는 “사내(社內)정치”가 외국에도 만연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을 상대로 할 때는, 당연히 People항목에서 다루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사전에 모르고 미팅 테이블에 나갔다가, 거기서 비로소 내 앞의 협상 상대방이 사실은, 내 현지 파트너 회사와 전직에서 경쟁상대였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등의 순간은, 바로 실패를 예감하는 순간이기 때문에. 방위산업 분야, 국제경쟁입찰 분야, 그리고 한 사업의 회전기간이 긴 공공사업 등의 경우, 민감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대통령이 바뀌면 사업 자체가 날아갈 수도 있다!), 이런 Politics의 관점이 필수적이고, 특히나 국제정세와 관련된 뉴스를 놓치면, 정작 프레젠테이션장에서, 정말 엉뚱하게 들리는 Speech를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국제뉴스를 보면서 감각과 시선을 늘 다듬어야 한다.


쓰다보니 너무 글이 길어졌다. 제대로 된 글쓰기를 배우지 못한 탓일까, 마음만 급하고, 쓸수록 자꾸 더 많은 이야기만 생각이 나서 글의 원래 주제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조바심내지 말고, 좀 더 천천히 하나 하나 나누어보고 싶다.

덧붙임) 해외영업 업무의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해외출장을 많이 갈 수 있다는 것.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을 만나고, 전혀 다른 사상적/종교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는, 내 시선을 좀 더 넓혀 주고, 세상과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해주었다고 느낀다. 내가 언제 뉴욕 맨하탄 거리를 차 몰고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있을 것이며, 어떻게 사하라 사막의 노을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며, 어떻게 라스베가스의 화려한 분수쇼를 구경할 수 있었을 것인가? 내가 해외영업 업무를 하지 않았다면!


진성민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thelasttrump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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