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를 만들다 보면 디자이너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이는 곧, 다양한 직군과 협업할 기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좋은 협업은 서로가 무엇을 원하고 기대하는지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가장 긴밀하게 협업하는 직군인 PM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어떤 PM과 일하고 싶어 할까요?
1. 명확한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PM
PM과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모두 ‘제품의 성공’이라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지만, 접근하는 관점은 다릅니다. PM은 비즈니스적인 전략과 방향에 집중하고,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경험과 문제 해결에 집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이너에게 PM의 명확한 전략과 방향은 나침반이 됩니다.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디자이너도 그 목표를 기준 삼아 디자인 방향을 설정하고, 수많은 디자인 선택지 속에서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또, 자신의 디자인이 얼마나 목표 달성에 기여했는지 스스로 평가할 수도 있고요.
“대충 이런 방향으로 개선해 주세요” 같은 모호한 요청보다는 “이런 방향성을 바탕으로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개선해 주세요”와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 준다면, 디자이너도 우리가 지금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명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풀고자 하는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해 주는 PM
간혹 PM이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은 채, 곧바로 ‘솔루션’을 제시하며 디자인을 요청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기능을 만들어주세요.”, “여기 버튼 넣어주세요”라고 말하는 식이죠. 이럴 때 디자이너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솔루션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디자인 방향을 잡기 어렵고, 결국 ‘시키는 대로 만드는 사람’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디자이너에게는 ‘우리가 지금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인지’, ‘이 문제의 배경과 맥락은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때 비로소 디자이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사용자에게 더 적합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3. 디자인 과정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PM
먼저 디자이너는 본인의 작업물을 수시로 공유하고, 다른 팀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빠르게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PM은 해당 프로젝트의 취지와 맥락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팀원이기 때문에 디자이너에게 PM의 피드백은 비교적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거 그냥 좀 별로예요.”와 같은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피드백은 디자이너를 힘들게 합니다. ‘왜’ 그런 피드백을 주는지에 대한 근거를 함께 고민하고 제시해 준다면, 디자이너는 어떤 방향으로 작업물을 개선할지 한층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왜’ 그런 피드백을 주는지 근거조차 막막하게 느껴지는 상황이 있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은 단순한 UI 결과물이 아니라 수많은 리서치와 정책, 고민이 담긴 결과물입니다. 그 과정을 생략한 채 결과물만 평가하거나, “디자인은 금방 되는 거 아닌가요?”라는 말은 또 한 번 디자이너를 힘들게 합니다.
대신 “이번 디자인 작업에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로 예측하시나요?”, “어떤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어봐주며, 이런 과정의 가치를 이해하는 PM과 일할 때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4. 사용자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PM
PM은 비즈니스 목표를 책임지는 역할이지만, 결국 그 목표는 사용자의 만족을 통해 달성됩니다. 디자이너는 비즈니스 목표만큼이나 사용자의 니즈와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PM과 협업할 때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우선’이라는 말로 사용자의 목소리를 미뤄놓기보다는 사용자 리서치를 함께 진행하거나, UT 결과를 귀 기울여 듣고, “이런 페인 포인트는 너무 크리티컬 한 것 같아요. 최대한 빠르게 반영해 볼 수 있도록 로드맵에 반영해 볼게요.”라고 말씀해 주시는 한 마디는 디자이너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됩니다.
5.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빠르게 소통하는 PM
프로덕트 개발 과정은 수시로 변화하고, 수많은 의사결정이 얽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명하고 빠른 소통입니다. 특히 디자이너가 PM의 소통을 기다리게 되는 상황은 대체로 더 중요한 결정을 전달하는 경우나, 외부의 이해 관계자들과의 결정이 필요한 경우 등 PM의 소통이 곧 디자이너의 업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여러 가지 정보를 투명하고 빠르게 공유해 주는 PM과 일하고 싶어 합니다. 갑작스러운 기획 변경이나 뒤늦은 정보 공유는 디자이너의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고, 팀 전체의 비효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맥락에서 로드맵이 변경되었는지, 왜 이런 의사결정이 내려졌는지 등을 명확히 공유해 주는 PM은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불안감 없이 업무에 집중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는 곧 팀 전체의 생산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이 됩니다.
너무 가까운 우리,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PM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관점과 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만큼 놀라운 시너지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PM과의 협업은 제품의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며, 둘 다 결국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다’는 같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글을 쓰는 저 역시 완벽한 디자이너가 아닙니다. 때로는 제 작업에만 몰두하느라 PM의 입장을 놓칠 때도 있고요. 좋은 협업이란 결국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계속 쌓여가며 만들어지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생각의 차이를 줄여가는 과정 속에서 신뢰가 자라고, 그 신뢰 위에서 좋은 프로덕트가 나올 것이고요.
이 글을 쓰는 내내 ‘함께 일하고 있는 PM에게 나는 어떤 디자이너일까?’, ‘같이 일하고 싶은 디자이너일까?’라는 반성 같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네요. 협업은 결국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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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를 만들다 보면 디자이너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이는 곧, 다양한 직군과 협업할 기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좋은 협업은 서로가 무엇을 원하고 기대하는지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가장 긴밀하게 협업하는 직군인 PM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어떤 PM과 일하고 싶어 할까요?
1. 명확한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PM
PM과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모두 ‘제품의 성공’이라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지만, 접근하는 관점은 다릅니다. PM은 비즈니스적인 전략과 방향에 집중하고,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경험과 문제 해결에 집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이너에게 PM의 명확한 전략과 방향은 나침반이 됩니다.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디자이너도 그 목표를 기준 삼아 디자인 방향을 설정하고, 수많은 디자인 선택지 속에서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또, 자신의 디자인이 얼마나 목표 달성에 기여했는지 스스로 평가할 수도 있고요.
“대충 이런 방향으로 개선해 주세요” 같은 모호한 요청보다는 “이런 방향성을 바탕으로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개선해 주세요”와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 준다면, 디자이너도 우리가 지금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명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풀고자 하는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해 주는 PM
간혹 PM이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은 채, 곧바로 ‘솔루션’을 제시하며 디자인을 요청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기능을 만들어주세요.”, “여기 버튼 넣어주세요”라고 말하는 식이죠. 이럴 때 디자이너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솔루션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디자인 방향을 잡기 어렵고, 결국 ‘시키는 대로 만드는 사람’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디자이너에게는 ‘우리가 지금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인지’, ‘이 문제의 배경과 맥락은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때 비로소 디자이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사용자에게 더 적합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3. 디자인 과정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PM
먼저 디자이너는 본인의 작업물을 수시로 공유하고, 다른 팀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빠르게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PM은 해당 프로젝트의 취지와 맥락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팀원이기 때문에 디자이너에게 PM의 피드백은 비교적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거 그냥 좀 별로예요.”와 같은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피드백은 디자이너를 힘들게 합니다. ‘왜’ 그런 피드백을 주는지에 대한 근거를 함께 고민하고 제시해 준다면, 디자이너는 어떤 방향으로 작업물을 개선할지 한층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왜’ 그런 피드백을 주는지 근거조차 막막하게 느껴지는 상황이 있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은 단순한 UI 결과물이 아니라 수많은 리서치와 정책, 고민이 담긴 결과물입니다. 그 과정을 생략한 채 결과물만 평가하거나, “디자인은 금방 되는 거 아닌가요?”라는 말은 또 한 번 디자이너를 힘들게 합니다.
대신 “이번 디자인 작업에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로 예측하시나요?”, “어떤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어봐주며, 이런 과정의 가치를 이해하는 PM과 일할 때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4. 사용자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PM
PM은 비즈니스 목표를 책임지는 역할이지만, 결국 그 목표는 사용자의 만족을 통해 달성됩니다. 디자이너는 비즈니스 목표만큼이나 사용자의 니즈와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PM과 협업할 때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우선’이라는 말로 사용자의 목소리를 미뤄놓기보다는 사용자 리서치를 함께 진행하거나, UT 결과를 귀 기울여 듣고, “이런 페인 포인트는 너무 크리티컬 한 것 같아요. 최대한 빠르게 반영해 볼 수 있도록 로드맵에 반영해 볼게요.”라고 말씀해 주시는 한 마디는 디자이너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됩니다.
5.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빠르게 소통하는 PM
프로덕트 개발 과정은 수시로 변화하고, 수많은 의사결정이 얽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명하고 빠른 소통입니다. 특히 디자이너가 PM의 소통을 기다리게 되는 상황은 대체로 더 중요한 결정을 전달하는 경우나, 외부의 이해 관계자들과의 결정이 필요한 경우 등 PM의 소통이 곧 디자이너의 업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여러 가지 정보를 투명하고 빠르게 공유해 주는 PM과 일하고 싶어 합니다. 갑작스러운 기획 변경이나 뒤늦은 정보 공유는 디자이너의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고, 팀 전체의 비효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맥락에서 로드맵이 변경되었는지, 왜 이런 의사결정이 내려졌는지 등을 명확히 공유해 주는 PM은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불안감 없이 업무에 집중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는 곧 팀 전체의 생산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이 됩니다.
너무 가까운 우리,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
프로덕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PM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관점과 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만큼 놀라운 시너지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PM과의 협업은 제품의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며, 둘 다 결국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다’는 같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글을 쓰는 저 역시 완벽한 디자이너가 아닙니다. 때로는 제 작업에만 몰두하느라 PM의 입장을 놓칠 때도 있고요. 좋은 협업이란 결국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계속 쌓여가며 만들어지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생각의 차이를 줄여가는 과정 속에서 신뢰가 자라고, 그 신뢰 위에서 좋은 프로덕트가 나올 것이고요.
이 글을 쓰는 내내 ‘함께 일하고 있는 PM에게 나는 어떤 디자이너일까?’, ‘같이 일하고 싶은 디자이너일까?’라는 반성 같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네요. 협업은 결국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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