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옆 팀에서 신입사원을 뽑겠다고 공고를 냈는데 그 팀장님 부탁에 따라 1차 면접에 면접자로 합류했다.
“지원자가 530명이에요.”
“네? 530명이요?”
한 명 뽑는 자리에 530명이 지원했다는 것이다. 충격적이었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놀랄 일도 아니었다.
우리 회사는 직접적으로 돈을 벌어오는 영업부서 제외하고는 신입 공채를 하고 있지 않았고 내가 속한 경영지원부문 TO는 최소화되었다. 이 상황에서 신입사원을 선뜻 뽑으려 하는 팀장은 없었다. 퇴직자가 생기면 바로 투입 가능한 경력자가 우선 시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였다. 실적이 나쁘지 않은 우리 회사도 다가올 불확실성에 대비해 인건비 관리 중인데 다른 회사라고 다른 사정일까 싶었다.
530명 중에 10명 남짓한 지원자가 서류에 통과했다.
면접이 시작되고 2-3명씩 한 조가 되어 면접자들을 만날 때마다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어딘가 말쑥해 보이는 정장차림 안에 잘 다려진 셔츠. 그들의 절실함이 구석구석 묻어났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자기소개하는 이부터 준비한 말이 나오지 않아 버벅거리는 이들까지..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해온 그들의 이력서와 소개가 마음 한 구석을 아리게 했다.
아마 그들에게서 지나간 내 모습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18년 전, 내 또래는 학생시절 IMF를 겪어내고 1학년때부터 취업 스펙을 만들기 시작한 1세대에 가까웠다. 대학 졸업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벌어졌고 경기는 악화되었다. 나름 좋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했다고 자부했지만 취업의 문은 쉽게 뚫리지 않았다.
떨어짐과 떨어짐을 연달아 겪으며, 망쳐버린 면접을 뒤로 나온 고층 빌딩 속 거리를 걸으며 참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이 많은 회사와 사무실 중 나를 받아주는 곳이 없다는 서러움이 컸던 것 같다. 그저 커피 한잔 들고 점심식사 마치고 들어가는 직장인들이 왜 그리 대단해 보이던지..
530명의 지원자 중 결국 1명이 뽑혔다.
하지만 면접에 참여했던 면접자로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머지 지원자가 결코 모자라서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결국 떨어진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지원자 중 가장 우수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팀의 사정과 분위기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그때의 그 상황에 가장 적절한 사람을 뽑는 것이다.
면접의 TIP을 설명해 주거나 이번 망한 면접을 딛고 더 좋은 모습으로 성장하라는 이야기는 접어두겠다.
그전에 529명의 뽑히지 않은 지원자들에게 참 용기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오늘도 도전했다. 그리고 오늘의 떨림과 실수가 당신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막막해도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도 계속 도전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당신을 필요로 하는 상황과 시기가 맞는 그런 회사는 반드시 꼭 만나게 된다.
은이영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eun-e-young
얼마 전 옆 팀에서 신입사원을 뽑겠다고 공고를 냈는데 그 팀장님 부탁에 따라 1차 면접에 면접자로 합류했다.
“지원자가 530명이에요.”
“네? 530명이요?”
한 명 뽑는 자리에 530명이 지원했다는 것이다. 충격적이었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놀랄 일도 아니었다.
우리 회사는 직접적으로 돈을 벌어오는 영업부서 제외하고는 신입 공채를 하고 있지 않았고 내가 속한 경영지원부문 TO는 최소화되었다. 이 상황에서 신입사원을 선뜻 뽑으려 하는 팀장은 없었다. 퇴직자가 생기면 바로 투입 가능한 경력자가 우선 시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였다. 실적이 나쁘지 않은 우리 회사도 다가올 불확실성에 대비해 인건비 관리 중인데 다른 회사라고 다른 사정일까 싶었다.
530명 중에 10명 남짓한 지원자가 서류에 통과했다.
면접이 시작되고 2-3명씩 한 조가 되어 면접자들을 만날 때마다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어딘가 말쑥해 보이는 정장차림 안에 잘 다려진 셔츠. 그들의 절실함이 구석구석 묻어났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자기소개하는 이부터 준비한 말이 나오지 않아 버벅거리는 이들까지..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해온 그들의 이력서와 소개가 마음 한 구석을 아리게 했다.
아마 그들에게서 지나간 내 모습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18년 전, 내 또래는 학생시절 IMF를 겪어내고 1학년때부터 취업 스펙을 만들기 시작한 1세대에 가까웠다. 대학 졸업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벌어졌고 경기는 악화되었다. 나름 좋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했다고 자부했지만 취업의 문은 쉽게 뚫리지 않았다.
떨어짐과 떨어짐을 연달아 겪으며, 망쳐버린 면접을 뒤로 나온 고층 빌딩 속 거리를 걸으며 참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이 많은 회사와 사무실 중 나를 받아주는 곳이 없다는 서러움이 컸던 것 같다. 그저 커피 한잔 들고 점심식사 마치고 들어가는 직장인들이 왜 그리 대단해 보이던지..
530명의 지원자 중 결국 1명이 뽑혔다.
하지만 면접에 참여했던 면접자로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머지 지원자가 결코 모자라서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결국 떨어진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지원자 중 가장 우수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팀의 사정과 분위기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그때의 그 상황에 가장 적절한 사람을 뽑는 것이다.
면접의 TIP을 설명해 주거나 이번 망한 면접을 딛고 더 좋은 모습으로 성장하라는 이야기는 접어두겠다.
그전에 529명의 뽑히지 않은 지원자들에게 참 용기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오늘도 도전했다. 그리고 오늘의 떨림과 실수가 당신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막막해도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도 계속 도전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당신을 필요로 하는 상황과 시기가 맞는 그런 회사는 반드시 꼭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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