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형 인간의 특판 영업 이야기


첫 사회생활의 시작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저는 가구 회사에 취업을 했습니다.
졸업반 동기들은 여러 회사에 이력서를 넣고 면접 일정을 조율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저는 교수님께서 소개해주신 중소기업 면접을 보고 곧바로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실 제 마음속에는 더 큰 회사, 이름 있는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괜히 겁이 나서, 대기업에는 이력서조차 내보지 못했습니다.
그게 제 사회생활의 첫출발이었습니다.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 첫걸음

첫 직장에서 맡은 일은 가구 영업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업과 기업 간 거래, 즉 B2B 대량 특판 영업 부서였습니다.
주요 고객은 건설사였고, 아파트나 대단지 현장에 가구를 납품하는 업무였습니다.

때문에 건설현장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부서에는 남자 직원이 대부분이었고, 여직원은 오직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낯선 신입, 그리고 따뜻한 환대

새로 들어온 신입 여직원이 신기했던 걸까요?
동료들은 다들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현장에서도 따뜻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어찌 보면 “막내딸”처럼 귀하게 챙겨주시는 분위기였다고 할까요.

하지만 영업이라는 게 늘 호의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견적서를 내밀면 가격을 깎아 달라는 요구는 기본이었고, 때로는 현장 소장님의 한마디에 하루 종일 마음이 무너지는 날도 많았습니다.

“바쁜데 서류는 저기다 놓고 가세요. 이런 조건이면 다른 데랑 거래하지, 뭐.”

그 말 한마디에 겨우 쌓아 올린 성과가 산산조각 나는 순간을 수도 없이 겪었습니다.

무엇보다 신규 거래선을 뚫기 위해 무작정 찾아간 곳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혹은 여자라는 이유로 반말부터 듣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변변히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씨앗을 뿌리는 영업

특판 영업의 특성상, 장기간 관계를 이어가며 신뢰를 쌓아야 성과가 납니다.
그래서 선배들은 종종 조언했습니다.

“별다른 일 없어도 거래처에 들러 안부 한마디는 해라.
결국 영업은 사람 사이에서 싹트는 거야.”

고객의 경조사에 참석하거나, 작은 대화로 인간적인 호감을 얻으라는 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극 I형 인간인 저로서는 용건 없는 만남이 여간 고역이 아니었습니다.
거래처 앞에 도착해 몇 시간을 망설이다가, 결국 발걸음을 돌린 적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성향과 업무의 간극

패기 넘치던 직장 생활은 시작부터 난관의 연속이었습니다.
당시는 MBTI라는 개념도 없었고, 내향형/외향형 성향에 대한 이해도 크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저 더 외향적인 영업사원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이내 너무 피곤해지고 지쳐버리곤 했습니다.

고민이 깊어지던 어느 날, 저는 영업팀에서 설계팀으로 보직이 바뀌었습니다.
가구 도면을 작성하고, 납품 설계를 조율하는 일이었죠.

그곳에서는 제가 가진 디자인 베이스, 꼼꼼함, 성실함이 강점이 되었습니다.
사람을 만나 억지로 웃어야 하는 부담도 줄었고, 제 손에서 나온 결과물을 보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드디어 업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일까

그때 느꼈습니다.
저라는 인간은 변하지 않지만, 내가 속한 자리와 환경에 따라 천덕꾸러기가 되기도, 에이스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결국 내가 힘들고 부족할 때 무작정 견디는 것만이 답은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스스로를 뽑아내어,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지금 직장에서 내가 너무 힘들고 지쳐 있다면,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나는 지금, 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자리에 서 있는가?”

아니다는 답이 나온다면, 그 순간이 어쩌면 나를 뽑아내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전환점일지도 모릅니다.


Rachell Consulting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pdsnow


첫 사회생활의 시작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저는 가구 회사에 취업을 했습니다.
졸업반 동기들은 여러 회사에 이력서를 넣고 면접 일정을 조율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저는 교수님께서 소개해주신 중소기업 면접을 보고 곧바로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실 제 마음속에는 더 큰 회사, 이름 있는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괜히 겁이 나서, 대기업에는 이력서조차 내보지 못했습니다.
그게 제 사회생활의 첫출발이었습니다.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 첫걸음

첫 직장에서 맡은 일은 가구 영업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업과 기업 간 거래, 즉 B2B 대량 특판 영업 부서였습니다.
주요 고객은 건설사였고, 아파트나 대단지 현장에 가구를 납품하는 업무였습니다.

때문에 건설현장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부서에는 남자 직원이 대부분이었고, 여직원은 오직 저 하나뿐이었습니다.


낯선 신입, 그리고 따뜻한 환대

새로 들어온 신입 여직원이 신기했던 걸까요?
동료들은 다들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현장에서도 따뜻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어찌 보면 “막내딸”처럼 귀하게 챙겨주시는 분위기였다고 할까요.

하지만 영업이라는 게 늘 호의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견적서를 내밀면 가격을 깎아 달라는 요구는 기본이었고, 때로는 현장 소장님의 한마디에 하루 종일 마음이 무너지는 날도 많았습니다.

“바쁜데 서류는 저기다 놓고 가세요. 이런 조건이면 다른 데랑 거래하지, 뭐.”

그 말 한마디에 겨우 쌓아 올린 성과가 산산조각 나는 순간을 수도 없이 겪었습니다.

무엇보다 신규 거래선을 뚫기 위해 무작정 찾아간 곳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혹은 여자라는 이유로 반말부터 듣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변변히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씨앗을 뿌리는 영업

특판 영업의 특성상, 장기간 관계를 이어가며 신뢰를 쌓아야 성과가 납니다.
그래서 선배들은 종종 조언했습니다.

“별다른 일 없어도 거래처에 들러 안부 한마디는 해라.
결국 영업은 사람 사이에서 싹트는 거야.”

고객의 경조사에 참석하거나, 작은 대화로 인간적인 호감을 얻으라는 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극 I형 인간인 저로서는 용건 없는 만남이 여간 고역이 아니었습니다.
거래처 앞에 도착해 몇 시간을 망설이다가, 결국 발걸음을 돌린 적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성향과 업무의 간극

패기 넘치던 직장 생활은 시작부터 난관의 연속이었습니다.
당시는 MBTI라는 개념도 없었고, 내향형/외향형 성향에 대한 이해도 크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저 더 외향적인 영업사원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이내 너무 피곤해지고 지쳐버리곤 했습니다.

고민이 깊어지던 어느 날, 저는 영업팀에서 설계팀으로 보직이 바뀌었습니다.
가구 도면을 작성하고, 납품 설계를 조율하는 일이었죠.

그곳에서는 제가 가진 디자인 베이스, 꼼꼼함, 성실함이 강점이 되었습니다.
사람을 만나 억지로 웃어야 하는 부담도 줄었고, 제 손에서 나온 결과물을 보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드디어 업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일까

그때 느꼈습니다.
저라는 인간은 변하지 않지만, 내가 속한 자리와 환경에 따라 천덕꾸러기가 되기도, 에이스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결국 내가 힘들고 부족할 때 무작정 견디는 것만이 답은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스스로를 뽑아내어,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 처음 깨달았습니다.

지금 직장에서 내가 너무 힘들고 지쳐 있다면,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나는 지금, 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자리에 서 있는가?”

아니다는 답이 나온다면, 그 순간이 어쩌면 나를 뽑아내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전환점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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