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 인턴 기간을 지나, ‘꼭 대기업에 가고 싶다’거나, ‘고연봉의 직장에 들어가고 싶다’는 주변 친구들과 달리, 20대 후반의 나는 그저 나 하나 입고 먹고 앞가림할 수 있는 직장이면 충분하다는 근거 없는 여유로움의 소지자였다.
경영학 전공에 맞춰 리서치, 회계, 경영전략 등의 분야에서 인턴경험을 쌓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국계 기업의 관련 포지션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당시의 난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장 같은 존재였다. 그저 학교에 가듯이 회사에 가고, 동료들과 밥 먹고, 시키는 일 하고. 단지 그 정도였다. 회사의 커다란 사업구조나 복잡한 메커니즘은 고사하고 당장 내 눈앞의 일을 소화하는 것도 벅차니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하는, 20,000 헥타르 짜리 숲의 나무 하나를 겨우 보는 그런 수준이었다고나 할까.
그러다 3년 정도 한 회사에서, 한 산업 분야에서, 한 포지션에서 일을 하니 이제야 이 일의 목적과 의미, 본질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느꼈던 것은 내가 주니어 시기를 조금 더 알차게 보냈더라면 좀 더 매력적인 인재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 생각에서 파생된, 4년 차 직장인이 신입으로 돌아간다면 놓치지 않을 3가지를 정리해 본다.
1. “상사 말 잘 듣기”가 아니라 “업의 본질 파악하기”
단 한 번도 내가 이 업종, 이 회사, 이 포지션에서 일할 거라고 생각해 본 적도, 이런 일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나는 그저 하루하루 시키는 일 하기에 급급했다. ‘내 일’이라는 주인의식보다는 내 앞에 일이 이만큼 쌓여있으니 얼른 이걸 쳐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급하게 임했고, 그러다 보니 실수도 빈번했다.
어떤 일이든 그렇겠지만, 내가 하는 일에도 충분한 공부와 시장 흐름에 대한 추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제대로 업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직전 인턴에서 잦은 야근에 많이 시달렸던 당시의 나는 ‘워라밸’에 집착하면서 퇴근 후의 시간에는 오로지 쉬고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내 시간’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일은 결국 회사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비록 회사에서 월급 받으면서 일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일이 나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회사 밖에서도 나를 매력적인 인재로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돌아간다면 부단히 공부하는 자세를 놓지 않을 것이다. ‘이제 취업했으니 끝’이라는 마인드가 아니라, 이 업을 더 잘하기 위해 꾸준히 고민하고 공부하며 성장을 지향했을 것이다.
2. “고민하지 말고 작은 것이라도 실천해라”
회사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던 나는 이직을 위해 4년 간 다양한 시도들을 했다. 공기업 수험서적도 몇 달 끼고 살아보았고, 여러 전문직 시험은 물론 전공과 무관한 자격증, 석사 과정까지도 기웃거렸다. 하지만 그런 관심은 찰나에 그쳤고, 결국 고민했던 시간은 흘러가고 손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자격증이든, 되도록이면 범용적으로 인정되고 쓰일 수 있는 자격증을 공부해서 하나라도 취득해 볼 것이다. 그 과정과 결과에서 파생될 자신감과 해냈다는 성취의 경험이 나를 또 도전하게 해 줄 것이고, 이력서의 한 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3. “이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의미”를 알고 시작하기
취업 준비 당시,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했던 친구의 영향을 받아 외국계 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을 했다. 당시에는 외국계 기업하면 자유롭고 수평적인 분위기라는 이미지가 있었고, 무엇보다도 복잡 다난한 자소서, 인적성 검사, 필기시험 등의 절차 없이 1장짜리 resume를 제출하고 면접만 보면 되는 구조였기에 굳이 고연봉의 대기업에 입사하지 않아도 무관했던 나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외국계 기업에 4년 간 재직하며 이직 시도도 여러 차례 해보았다.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은, 한번 외국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면 국내 기업으로 이직하는 데 허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단지 ‘외국계 기업’ 출신이어서가 아니라, 외국계 기업에는 국내 기업과는 조금 다른 성격의 직무들이 있다. 해당 직무에 종사하다가 국내 기업으로 이직을 하고자 하면, 정확히 떨어지는 직무가 없는 경우가 있다. 나의 경우도 그러한 이유로 서류를 제출했을 때 면접 제안을 받았던 회사의 대다수는 외국계 기업이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커리어의 시작점이 향후 내 커리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보고 시작할 것이다. 물론 외국계 기업의 장점도 많지만 국내 철수의 위험 등 단점 또한 뚜렷하다.
이것은 단순한 회고나 후회의 글이 아니다. 4년 간의 경험을 토대로 향후 적어도 10년은 커리어를 이어갈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앞으로 5년 차, 8년 차, 10년 차가 되어 커리어를 돌아봤을 때 발자취 하나하나 애정이 담겨있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여러분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과거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인턴 기간을 지나, ‘꼭 대기업에 가고 싶다’거나, ‘고연봉의 직장에 들어가고 싶다’는 주변 친구들과 달리, 20대 후반의 나는 그저 나 하나 입고 먹고 앞가림할 수 있는 직장이면 충분하다는 근거 없는 여유로움의 소지자였다.
경영학 전공에 맞춰 리서치, 회계, 경영전략 등의 분야에서 인턴경험을 쌓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국계 기업의 관련 포지션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당시의 난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장 같은 존재였다. 그저 학교에 가듯이 회사에 가고, 동료들과 밥 먹고, 시키는 일 하고. 단지 그 정도였다. 회사의 커다란 사업구조나 복잡한 메커니즘은 고사하고 당장 내 눈앞의 일을 소화하는 것도 벅차니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하는, 20,000 헥타르 짜리 숲의 나무 하나를 겨우 보는 그런 수준이었다고나 할까.
그러다 3년 정도 한 회사에서, 한 산업 분야에서, 한 포지션에서 일을 하니 이제야 이 일의 목적과 의미, 본질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느꼈던 것은 내가 주니어 시기를 조금 더 알차게 보냈더라면 좀 더 매력적인 인재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 생각에서 파생된, 4년 차 직장인이 신입으로 돌아간다면 놓치지 않을 3가지를 정리해 본다.
1. “상사 말 잘 듣기”가 아니라 “업의 본질 파악하기”
단 한 번도 내가 이 업종, 이 회사, 이 포지션에서 일할 거라고 생각해 본 적도, 이런 일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나는 그저 하루하루 시키는 일 하기에 급급했다. ‘내 일’이라는 주인의식보다는 내 앞에 일이 이만큼 쌓여있으니 얼른 이걸 쳐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급하게 임했고, 그러다 보니 실수도 빈번했다.
어떤 일이든 그렇겠지만, 내가 하는 일에도 충분한 공부와 시장 흐름에 대한 추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제대로 업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직전 인턴에서 잦은 야근에 많이 시달렸던 당시의 나는 ‘워라밸’에 집착하면서 퇴근 후의 시간에는 오로지 쉬고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내 시간’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일은 결국 회사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비록 회사에서 월급 받으면서 일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일이 나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회사 밖에서도 나를 매력적인 인재로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돌아간다면 부단히 공부하는 자세를 놓지 않을 것이다. ‘이제 취업했으니 끝’이라는 마인드가 아니라, 이 업을 더 잘하기 위해 꾸준히 고민하고 공부하며 성장을 지향했을 것이다.
2. “고민하지 말고 작은 것이라도 실천해라”
회사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던 나는 이직을 위해 4년 간 다양한 시도들을 했다. 공기업 수험서적도 몇 달 끼고 살아보았고, 여러 전문직 시험은 물론 전공과 무관한 자격증, 석사 과정까지도 기웃거렸다. 하지만 그런 관심은 찰나에 그쳤고, 결국 고민했던 시간은 흘러가고 손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자격증이든, 되도록이면 범용적으로 인정되고 쓰일 수 있는 자격증을 공부해서 하나라도 취득해 볼 것이다. 그 과정과 결과에서 파생될 자신감과 해냈다는 성취의 경험이 나를 또 도전하게 해 줄 것이고, 이력서의 한 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3. “이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의미”를 알고 시작하기
취업 준비 당시,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했던 친구의 영향을 받아 외국계 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을 했다. 당시에는 외국계 기업하면 자유롭고 수평적인 분위기라는 이미지가 있었고, 무엇보다도 복잡 다난한 자소서, 인적성 검사, 필기시험 등의 절차 없이 1장짜리 resume를 제출하고 면접만 보면 되는 구조였기에 굳이 고연봉의 대기업에 입사하지 않아도 무관했던 나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외국계 기업에 4년 간 재직하며 이직 시도도 여러 차례 해보았다.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은, 한번 외국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면 국내 기업으로 이직하는 데 허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단지 ‘외국계 기업’ 출신이어서가 아니라, 외국계 기업에는 국내 기업과는 조금 다른 성격의 직무들이 있다. 해당 직무에 종사하다가 국내 기업으로 이직을 하고자 하면, 정확히 떨어지는 직무가 없는 경우가 있다. 나의 경우도 그러한 이유로 서류를 제출했을 때 면접 제안을 받았던 회사의 대다수는 외국계 기업이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커리어의 시작점이 향후 내 커리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보고 시작할 것이다. 물론 외국계 기업의 장점도 많지만 국내 철수의 위험 등 단점 또한 뚜렷하다.
이것은 단순한 회고나 후회의 글이 아니다. 4년 간의 경험을 토대로 향후 적어도 10년은 커리어를 이어갈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앞으로 5년 차, 8년 차, 10년 차가 되어 커리어를 돌아봤을 때 발자취 하나하나 애정이 담겨있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여러분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과거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