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은 오지 않는다


신입사원이 온다는 말이 있었다. 이번엔 올까 싶었다. 면접 일정이 잡혔고, 이력서가 돌았고, 어디에 앉혀야 할지 같은 실무적인 이야기까지 나왔다. 책상 위치를 한 번 더 보고, 컴퓨터를 하나 비워둘지 말지 고민했다. 그런 단계까지 갔다는 건, 보통은 거의 온다는 뜻이다.

그런데 며칠 지나고 나면 늘 흐지부지된다. 아직 고민 중이라는 말이 오고, 다른 곳과 비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뒤따른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답장이 늦어지고, 결국 연락이 끊긴다. 이번에도 아마 안 올 것 같다. 이쯤 되면 기대를 하는 쪽보다, 조용히 접는 쪽이 더 자연스럽다.

요즘 신입 후보자들을 보면, 표정이 다 비슷하다. 아직 입사도 안 했는데 벌써 여러 갈래를 동시에 보고 있다. 이 회사에 오면 어떤 사람이 될지, 몇 년쯤 버틸 수 있을지, 혹시 너무 일찍 정착해버리는 건 아닐지. 말로는 “배우고 싶다”고 하지만, 눈은 계속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

여긴 종착역이 아니라 환승역이라는 전제가 먼저 깔려 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 잠깐 머물렀다가 갈 곳. 이력 한 줄을 채우고,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한 정류장. 그래서 발을 깊게 딛지 않는다. 오래 있을 마음이 없는데, 굳이 결정할 필요도 없어진다.

그 망설임이 이해가 간다. 이 직장이 영원할까 봐 무서운 거다. 한 번 들어오면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될까 봐. 출근길이 익숙해지고, 업무가 손에 붙고, 어느 순간 이력이 여기서 멈춰버릴까 봐.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벌써 고착되는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그래서 차라리 더 큰 회사를 노려보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이 아니면 못 갈 것 같아서. 지금 포기하면 영영 이 규모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아서. 그 판단이 맞는지 틀린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 생각을 하는 순간, 이 자리는 더 확실한 환승역이 된다. 머무는 곳이 아니라, 스쳐 가는 곳.

회사 쪽에서는 답답해한다. 왜 이렇게 결정이 늦냐고, 기회인데 왜 망설이냐고. 하지만 요즘의 신입들은 기회보다 선택지를 더 많이 본다. 하나를 고르는 순간, 다른 가능성들이 닫힐까 봐. 열려 있는 문이 많을수록 불안해지는 상태. 닫지 못해서 어디로도 못 가는 상태.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이 친구들이 회사를 거절하는 게 아니라, 미래를 미루고 있는 건 아닐까. 아직 확정하고 싶지 않은 거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어떤 급여를 받고, 어떤 크기의 회사에 속할지. 결정하는 순간 책임이 따라오니까. 책임은 생각보다 무겁다.

신입사원은 오지 않는다. 그게 이 회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다들 종착역을 피하고, 환승역만 찾고 있다. 문제는 환승역에 오래 서 있을수록, 다음 열차를 놓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안 올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해는 된다. 나 역시 비슷한 고민을 했고, 아직도 하고 있으니까.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어디든 종착역이라고 믿고 들어가는 순간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환승이라고 생각하며 시작하고, 그중 일부만이 거기 남는다. 그 차이가 어디서 생기는지는, 아직 나도 잘 모르겠다.


야호너구리님 글 더보럭 가기 : https://brunch.co.kr/@yahonugoori


신입사원이 온다는 말이 있었다. 이번엔 올까 싶었다. 면접 일정이 잡혔고, 이력서가 돌았고, 어디에 앉혀야 할지 같은 실무적인 이야기까지 나왔다. 책상 위치를 한 번 더 보고, 컴퓨터를 하나 비워둘지 말지 고민했다. 그런 단계까지 갔다는 건, 보통은 거의 온다는 뜻이다.

그런데 며칠 지나고 나면 늘 흐지부지된다. 아직 고민 중이라는 말이 오고, 다른 곳과 비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뒤따른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답장이 늦어지고, 결국 연락이 끊긴다. 이번에도 아마 안 올 것 같다. 이쯤 되면 기대를 하는 쪽보다, 조용히 접는 쪽이 더 자연스럽다.

요즘 신입 후보자들을 보면, 표정이 다 비슷하다. 아직 입사도 안 했는데 벌써 여러 갈래를 동시에 보고 있다. 이 회사에 오면 어떤 사람이 될지, 몇 년쯤 버틸 수 있을지, 혹시 너무 일찍 정착해버리는 건 아닐지. 말로는 “배우고 싶다”고 하지만, 눈은 계속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

여긴 종착역이 아니라 환승역이라는 전제가 먼저 깔려 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 잠깐 머물렀다가 갈 곳. 이력 한 줄을 채우고,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한 정류장. 그래서 발을 깊게 딛지 않는다. 오래 있을 마음이 없는데, 굳이 결정할 필요도 없어진다.

그 망설임이 이해가 간다. 이 직장이 영원할까 봐 무서운 거다. 한 번 들어오면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될까 봐. 출근길이 익숙해지고, 업무가 손에 붙고, 어느 순간 이력이 여기서 멈춰버릴까 봐.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벌써 고착되는 미래를 상상하게 된다.

그래서 차라리 더 큰 회사를 노려보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이 아니면 못 갈 것 같아서. 지금 포기하면 영영 이 규모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아서. 그 판단이 맞는지 틀린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 생각을 하는 순간, 이 자리는 더 확실한 환승역이 된다. 머무는 곳이 아니라, 스쳐 가는 곳.

회사 쪽에서는 답답해한다. 왜 이렇게 결정이 늦냐고, 기회인데 왜 망설이냐고. 하지만 요즘의 신입들은 기회보다 선택지를 더 많이 본다. 하나를 고르는 순간, 다른 가능성들이 닫힐까 봐. 열려 있는 문이 많을수록 불안해지는 상태. 닫지 못해서 어디로도 못 가는 상태.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이 친구들이 회사를 거절하는 게 아니라, 미래를 미루고 있는 건 아닐까. 아직 확정하고 싶지 않은 거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어떤 급여를 받고, 어떤 크기의 회사에 속할지. 결정하는 순간 책임이 따라오니까. 책임은 생각보다 무겁다.

신입사원은 오지 않는다. 그게 이 회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다들 종착역을 피하고, 환승역만 찾고 있다. 문제는 환승역에 오래 서 있을수록, 다음 열차를 놓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안 올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해는 된다. 나 역시 비슷한 고민을 했고, 아직도 하고 있으니까.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어디든 종착역이라고 믿고 들어가는 순간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환승이라고 생각하며 시작하고, 그중 일부만이 거기 남는다. 그 차이가 어디서 생기는지는, 아직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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