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여쭤보고 싶다. 면접, 좋아하시나요?
나는 개인적으로는 면접을 잘 보는 사람은 아니다.
나는 낯을 많이 가려서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는 굉장히 조용하고, 무언가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긴장도 많이 하는 데다가 너무 진중하게(=심각하게) 말하는 편이어서 면접에 유리한 성격은 아니다. 실제로 이런 내 성격 때문에 면접을 망친 경우도 많다.
하지만 대체로 면접을 보고 나면 나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게 되고, 특히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을 받고 이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경험이 꽤 소중하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대체로 면접을 보면 결과와 상관없이 좋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운동을 가기 전에는 귀찮지만, 막상 운동을 다녀오면 힘들어도 할 만했다고 느끼는 것처럼.
특히 말레이시아에서 내가 경험했던 면접은 주로 좋은 편이었다. 늘 가벼운 스몰토크(ex. 말레이시아 생활 어때?)로 시작하고, 면접 자체도 한국에 비해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어서 마음의 부담이 덜하달까. 그래서 나 역시 팀장이었을 때 구인을 위해 면접에 들어가면 최대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래도 면접은 면접! 누군가를 선택하고, 또는 누군가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과 답변 또한 중요하지 않은가. 오늘은 내가 말레이시아에서 이직을 할 때 받았던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질문들과, 내가 Interviewer의 입장에 있었을 때 경험을 바탕으로 소소한 팁을 전달해 보려고 한다.
특이한 질문 1. 하기 싫은 일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고, 이후 내가 면접관일 때 늘 써먹는 질문이다. 사실 이와 비슷한 질문은 내가 소개팅 주선자일 때 가끔 물어봤던 질문과 비슷하다.
진부하지만, 흔히 회사에 지원하고 합격하는 것을 연애에 비유하기도 하지 않는가? 서로 결이 맞아야 되고, 니즈도 맞아야 되고, 최대한 좋은 사람을 만나면 좋겠고, 서두르다가 아무나 만나면 후회하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 잴 때도 후회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연애 상대를 고를 때, 대체로 우리의 이상형은 사실 고만고만하다. 외모 좋고, 성격 좋고, 가치관 올바르고, 취미가 비슷했으면 좋겠다 등. 하지만 반대로 ‘당신의 연인에게 절대 용납하지 못하는 것을 말해보라’라고 물어보면, 상당히 다채로운 대답이 나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사람들의 연애관을 더 잘 알게 된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면접에서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이 질문은 장/단점을 묻는 질문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사실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데이터 분석이 주요 업무인 포지션을 뽑을 때 이 질문을 던졌더니, 한 지원자는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있는 것보다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기획하고 현장에서 이를 진행하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답변했다. 이를 해당 지원자의 단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채용하는 직무에는 맞지 않아서 마케팅 팀에 추천한 적이 있었다. 그 지원자는 결국 마케팅 팀으로 입사하여 회사 생활을 잘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채용 전에 알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했던 경험이었다.
특이한 질문 2. 지원한 포지션의 일을 ‘실제로’ 어떻게 하는지 설명해 보세요.
당연히,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제대로 답할 수 없다. 실제로 조직에 소속되어서 업무를 해보기 전까지는 모를 수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내가 이 질문을 실제로 받아보니, 내가 지원한 직무와 회사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고 준비가 되어있는지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사무실에 간다 -> 노트북을 켠다 -> 일한다 -> 성과를 낸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따라서 내가 얻을 수 있는 정보를 통해 상상 가능한 선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말하게 되는데,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이 지점에서 면접이 아니라 ‘대화’가 가능해지는 것 같다. 외부에서는 알 수 없었던 부분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고, 보통은 면접관들도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까지는 설명을 해주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면접 때 이 질문을 하면, ‘설마 회사 웹사이트도 안 보고 왔나’ 싶을 정도의 수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지원동기를 묻는 질문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이 질문의 답변은 꾸며내기 어렵고, 지원자가 얼마나 지원한 회사와 직무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특이한 질문 3. 진행했던 업무 또는 프로젝트 중에 적은 비용을 들여서 효율적으로 성취한 일은 무엇인가요?
특히 경력직일수록, 면접을 준비할 때 쉽게 빠지는 함정이 ‘내가 이전 회사에서 얼마나 잘했는가’를 드러내기 바쁜 것 같다. 나 역시도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 이런저런 숫자들을 집어넣기 바빴다.
하지만 회사를 경험해 본 분들은 모두 아시다시피, 모든 회사는 규모와 이익의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늘 한정된 예산 안에서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을 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뤘던 성취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 얼마만큼의 input이 있었는지 따져볼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는 회사에서 ROI라는 단어를 정말 많이 사용하지 않는가? 그리고 이 질문은 면접자가 실제로 해당 프로젝트에 얼마나 참여했는지 가늠할 수도 있다고 본다. 주도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이끌었다면, 그에 필요한 비용 또한 고려할 수박에 없는 위치였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면접관으로서 이 질문을 했을 때, 한 지원자가 자신의 경력 중에서 성취의 크기가 가장 작은 내용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이력서에 기술한 성취가 5개였다면 다섯 번째 줄에 있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덕분에 해당 지원자가 어떻게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일했는지, 그리고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서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나와 나의 매니저가 고려했던 것은 성과의 절대적인 크기가 아니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으시리라 믿는다.
면접이라는 것이 늘 긴장되고 때로는 굉장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면접관과 면접자가 서로 좋은 ‘대화’를 했을 때 대체로 좋은 인터뷰였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인터뷰가 있으시다면 잘 준비하셔서 면접관들과 좋은 대화 하시길 바란다 :)
윤호 그리고 보람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yoonho-boram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여쭤보고 싶다. 면접, 좋아하시나요?
나는 개인적으로는 면접을 잘 보는 사람은 아니다.
나는 낯을 많이 가려서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는 굉장히 조용하고, 무언가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긴장도 많이 하는 데다가 너무 진중하게(=심각하게) 말하는 편이어서 면접에 유리한 성격은 아니다. 실제로 이런 내 성격 때문에 면접을 망친 경우도 많다.
하지만 대체로 면접을 보고 나면 나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게 되고, 특히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을 받고 이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경험이 꽤 소중하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대체로 면접을 보면 결과와 상관없이 좋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운동을 가기 전에는 귀찮지만, 막상 운동을 다녀오면 힘들어도 할 만했다고 느끼는 것처럼.
특히 말레이시아에서 내가 경험했던 면접은 주로 좋은 편이었다. 늘 가벼운 스몰토크(ex. 말레이시아 생활 어때?)로 시작하고, 면접 자체도 한국에 비해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어서 마음의 부담이 덜하달까. 그래서 나 역시 팀장이었을 때 구인을 위해 면접에 들어가면 최대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래도 면접은 면접! 누군가를 선택하고, 또는 누군가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과 답변 또한 중요하지 않은가. 오늘은 내가 말레이시아에서 이직을 할 때 받았던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질문들과, 내가 Interviewer의 입장에 있었을 때 경험을 바탕으로 소소한 팁을 전달해 보려고 한다.
특이한 질문 1. 하기 싫은 일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고, 이후 내가 면접관일 때 늘 써먹는 질문이다. 사실 이와 비슷한 질문은 내가 소개팅 주선자일 때 가끔 물어봤던 질문과 비슷하다.
진부하지만, 흔히 회사에 지원하고 합격하는 것을 연애에 비유하기도 하지 않는가? 서로 결이 맞아야 되고, 니즈도 맞아야 되고, 최대한 좋은 사람을 만나면 좋겠고, 서두르다가 아무나 만나면 후회하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 잴 때도 후회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연애 상대를 고를 때, 대체로 우리의 이상형은 사실 고만고만하다. 외모 좋고, 성격 좋고, 가치관 올바르고, 취미가 비슷했으면 좋겠다 등. 하지만 반대로 ‘당신의 연인에게 절대 용납하지 못하는 것을 말해보라’라고 물어보면, 상당히 다채로운 대답이 나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사람들의 연애관을 더 잘 알게 된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면접에서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이 질문은 장/단점을 묻는 질문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사실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데이터 분석이 주요 업무인 포지션을 뽑을 때 이 질문을 던졌더니, 한 지원자는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있는 것보다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기획하고 현장에서 이를 진행하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답변했다. 이를 해당 지원자의 단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채용하는 직무에는 맞지 않아서 마케팅 팀에 추천한 적이 있었다. 그 지원자는 결국 마케팅 팀으로 입사하여 회사 생활을 잘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채용 전에 알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했던 경험이었다.
특이한 질문 2. 지원한 포지션의 일을 ‘실제로’ 어떻게 하는지 설명해 보세요.
당연히,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제대로 답할 수 없다. 실제로 조직에 소속되어서 업무를 해보기 전까지는 모를 수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내가 이 질문을 실제로 받아보니, 내가 지원한 직무와 회사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고 준비가 되어있는지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사무실에 간다 -> 노트북을 켠다 -> 일한다 -> 성과를 낸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따라서 내가 얻을 수 있는 정보를 통해 상상 가능한 선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말하게 되는데,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면 이 지점에서 면접이 아니라 ‘대화’가 가능해지는 것 같다. 외부에서는 알 수 없었던 부분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물어보게 되고, 보통은 면접관들도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까지는 설명을 해주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면접 때 이 질문을 하면, ‘설마 회사 웹사이트도 안 보고 왔나’ 싶을 정도의 수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지원동기를 묻는 질문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이 질문의 답변은 꾸며내기 어렵고, 지원자가 얼마나 지원한 회사와 직무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특이한 질문 3. 진행했던 업무 또는 프로젝트 중에 적은 비용을 들여서 효율적으로 성취한 일은 무엇인가요?
특히 경력직일수록, 면접을 준비할 때 쉽게 빠지는 함정이 ‘내가 이전 회사에서 얼마나 잘했는가’를 드러내기 바쁜 것 같다. 나 역시도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 이런저런 숫자들을 집어넣기 바빴다.
하지만 회사를 경험해 본 분들은 모두 아시다시피, 모든 회사는 규모와 이익의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늘 한정된 예산 안에서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을 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뤘던 성취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를 위해 얼마만큼의 input이 있었는지 따져볼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는 회사에서 ROI라는 단어를 정말 많이 사용하지 않는가? 그리고 이 질문은 면접자가 실제로 해당 프로젝트에 얼마나 참여했는지 가늠할 수도 있다고 본다. 주도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이끌었다면, 그에 필요한 비용 또한 고려할 수박에 없는 위치였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면접관으로서 이 질문을 했을 때, 한 지원자가 자신의 경력 중에서 성취의 크기가 가장 작은 내용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이력서에 기술한 성취가 5개였다면 다섯 번째 줄에 있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덕분에 해당 지원자가 어떻게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일했는지, 그리고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서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나와 나의 매니저가 고려했던 것은 성과의 절대적인 크기가 아니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으시리라 믿는다.
면접이라는 것이 늘 긴장되고 때로는 굉장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면접관과 면접자가 서로 좋은 ‘대화’를 했을 때 대체로 좋은 인터뷰였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인터뷰가 있으시다면 잘 준비하셔서 면접관들과 좋은 대화 하시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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