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잘하고 있나? 연차별 커리어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물경력’을 피하는 4단계 생존 전략


“선배님, 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요?”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면 꼭 한 명씩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입사 2년 차 사원도 묻고, 10년 차 베테랑도 묻는다. 눈빛은 간절하고 표정은 불안하다. “괜찮다”는 위로를 바라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이게 네 커리어의 구멍이야”라는 서늘한 피드백을 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직장인들의 성지라는 블라인드에만 들어가 봐도 이런 불안은 도처에 널려 있다.

“7년 차인데 이직하려니 내세울 게 없네요. 그냥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했는데, 이게 물경력인가 싶어 잠이 안 옵니다.”, “10년 차인데 비슷해요. 사내 시스템은 빠삭한데 시장에 나가면 내가 대체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음ㅋㅋ”

사실 나도 그랬다. 과장 시절,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다가 “나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회사 동기들은 하나둘 두각을 나타내며 앞서가는 것 같은데, 나는 그저 주어진 쳇바퀴만 열심히 돌리고 있었다.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정확히 어디인지, 다음 스텝은 무엇인지 가늠이 안 되어 고민에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난다.


성장의 나침반: 두 가지 축

20년 넘게 HR Field에서 구르며 수천, 수만명의 직장인을 지켜본 결과, 성장의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상대적인 ‘방향’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방향을 결정짓는 두 가지 축은 다음과 같다.

– 문제 해결의 규모와 복잡성이 커지고 있는가?

– 더 많은 사람을 움직이는 영향력(Network)을 갖고 있는가?

이 두 가지 축을 기준으로 나의 ‘직장 나이테’가 건강하게 새겨지고 있는지 연차별로 점검해 보자.



1~3년 차 (주니어 레벨): 관찰하고, 흉내 내고, ‘근거 있는’ 사고를 쳐라

이 시기는 성과를 내는 것보다 ‘성과 내는 법’을 익히는 게 핵심이다. 질문이 허용되는 유일한 유통기한을 가진 시기이기도 하다.

탁월한 선배를 흉내 내고 있는가: 팀 내 에이스를 관찰해라. 처음엔 흉내라도 좋다. 따라 하다 보면 그 방식이 내 실력이 된다. (내 경우 상사에게 칭찬받는 선배들의 보고서 장표를 모으고, 따라했다.)

‘개념 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4년 차가 넘으면 “그것도 모르냐”는 소리를 듣는다. 모르는 게 당연한 지금, 궁금한 건 메모해뒀다가 매일 물어라. 한 신입사원은 매일 오후 4시 선배에게 “궁금한 것 3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라고 했다. 1년 뒤, 선배들이 그에게 업무 방식을 묻기 시작했다.

나만의 방식을 시도해 보았는가: 기존 방식을 조금이라도 개선해 보려는 시도를 해라. 이 과정에서 사고를 쳐도 좋다. 주니어 연차에 ‘긍정적인 사고’ 한 번 쳐보지 않았다면, 당신은 적응을 잘한 게 아니라 그저 무색무취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3~7년 차 (허리급 실무자): 프로세스를 통째로 바꿔본 적 있는가

이 시기의 탁월함은 아주 작은 차이에서 시작된다. 문제를 알고만 있는 사람과, 주도적으로 “바꿔보자”고 말하는 사람의 차이다.

주도적으로 효율성을 개선해 봤는가: 나도 5년 차 때, 매번 노가다식으로 교육 운영용 게시물을 만들던 업무 방식을 엑셀 함수를 활용하여 바꾸자고 제안하고, 선배들 앞에서 시연했다. 그 업무에 필요한 시간은 반 이상 줄었고 운영 팀의 효율은 올라갔다. 이런 사소한 프로세스 개선 경험이 당신의 ‘진짜’ 실력이다.

나의 제안은 ‘스마트’했는가: 제안이 계속 반려된다면 회사가 보수적이어서가 아니라 당신의 제안이 비현실적이었을 확률이 높다. 제안이 받아들여져 실제 변화가 일어난 경험이 없다면 당신은 여전히 수동적인 실무자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상사의 질문에 즉답할 수 있는가: 내가 맡은 프로세스를 완벽히 장악하고 있다면 막힘이 없어야 한다. 그게 안 된다면 당신은 아직 ‘마스터’가 아니다.



7~15년 차 (팀장급 레벨): 시장에 내놓았을 때 ‘팔릴 만한’ 성과가 있는가

회사의 경쟁력은 이 연차의 전투력에서 결정된다. 이 때에는 “우리 회사 안에서 잘한다”는 평가는 아무 의미가 없다.

나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경력이 있는가: 이직을 준비하며 이력서를 써보라. ‘프로젝트 담당’ 같은 단어만 나열된다면 위험하다. “적응 기간 6개월을 3개월로 단축” 같은 숫자가 찍힌 성과가 있어야 한다.

시장을 지향하고 있는가: 대기업일수록 내부 정치에 눈이 고정된다. 하지만 당신의 가치는 시장이 결정한다. 글로벌 트렌드를 읽고 있는지, 경쟁사는 무엇을 하는지 끊임없이 밖을 보며 객관화해야 한다.

전략이 리더십을 뒷받침하는가: 전략 없는 리더십은 허세고, 리더십 없는 전략은 공상이다. 이 두 가지를 의도적으로 연습하지 않으면 연차만 높은 ‘꼰대’가 되는 건 순식간이다.



16년 차 이상 (리더 레벨): 내가 은퇴해도 나를 따를 사람이 있는가

임원급을 채용할 때 인사팀이 묻는 킬링 퀘스천이 있다. “당신이 이직한다면, 전 직장 동료 중 몇 명이나 당신을 따라오겠습니까?”

나만의 인재 네트워크가 있는가: 실력과 인성이 검증된 리더 곁에는 사람이 모인다. 단기 실적보다 사람을 키우는 데 우선순위를 두었는지가 당신의 진짜 리더십 실력이다.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가: 조직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인 방향성을 제시해 온 경험이 있는가?

누가 당신을 따르는가: 오늘 당신이 회사를 떠난다고 했을 때, 진심으로 아쉬워하며 당신의 다음 행보를 궁금해할 사람이 10명 이상 있는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다면 당신의 리더십은 실패한 것이다.



에필로그: 성장의 나침반을 손에 쥐고

정답은 없다. 하지만 커리어 성장의 이정표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 기준에 딱 맞지 않는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성장의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니까. 다만 방향만큼은 잃지 말자. 문제의 크기를 키우고, 영향력의 원을 넓혀가는 방향. 그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면 당신은 제대로 가고 있는 거다.

오늘 밤, 거울 속의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 지금 잘하고 있나?”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면, 그게 바로 내일부터 당신이 채워나가야 할 기분 좋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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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요?”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면 꼭 한 명씩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입사 2년 차 사원도 묻고, 10년 차 베테랑도 묻는다. 눈빛은 간절하고 표정은 불안하다. “괜찮다”는 위로를 바라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이게 네 커리어의 구멍이야”라는 서늘한 피드백을 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직장인들의 성지라는 블라인드에만 들어가 봐도 이런 불안은 도처에 널려 있다.

“7년 차인데 이직하려니 내세울 게 없네요. 그냥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했는데, 이게 물경력인가 싶어 잠이 안 옵니다.”, “10년 차인데 비슷해요. 사내 시스템은 빠삭한데 시장에 나가면 내가 대체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음ㅋㅋ”

사실 나도 그랬다. 과장 시절,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보다가 “나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회사 동기들은 하나둘 두각을 나타내며 앞서가는 것 같은데, 나는 그저 주어진 쳇바퀴만 열심히 돌리고 있었다.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정확히 어디인지, 다음 스텝은 무엇인지 가늠이 안 되어 고민에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난다.


성장의 나침반: 두 가지 축

20년 넘게 HR Field에서 구르며 수천, 수만명의 직장인을 지켜본 결과, 성장의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상대적인 ‘방향’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방향을 결정짓는 두 가지 축은 다음과 같다.

– 문제 해결의 규모와 복잡성이 커지고 있는가?

– 더 많은 사람을 움직이는 영향력(Network)을 갖고 있는가?

이 두 가지 축을 기준으로 나의 ‘직장 나이테’가 건강하게 새겨지고 있는지 연차별로 점검해 보자.



1~3년 차 (주니어 레벨): 관찰하고, 흉내 내고, ‘근거 있는’ 사고를 쳐라

이 시기는 성과를 내는 것보다 ‘성과 내는 법’을 익히는 게 핵심이다. 질문이 허용되는 유일한 유통기한을 가진 시기이기도 하다.

탁월한 선배를 흉내 내고 있는가: 팀 내 에이스를 관찰해라. 처음엔 흉내라도 좋다. 따라 하다 보면 그 방식이 내 실력이 된다. (내 경우 상사에게 칭찬받는 선배들의 보고서 장표를 모으고, 따라했다.)

‘개념 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4년 차가 넘으면 “그것도 모르냐”는 소리를 듣는다. 모르는 게 당연한 지금, 궁금한 건 메모해뒀다가 매일 물어라. 한 신입사원은 매일 오후 4시 선배에게 “궁금한 것 3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라고 했다. 1년 뒤, 선배들이 그에게 업무 방식을 묻기 시작했다.

나만의 방식을 시도해 보았는가: 기존 방식을 조금이라도 개선해 보려는 시도를 해라. 이 과정에서 사고를 쳐도 좋다. 주니어 연차에 ‘긍정적인 사고’ 한 번 쳐보지 않았다면, 당신은 적응을 잘한 게 아니라 그저 무색무취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3~7년 차 (허리급 실무자): 프로세스를 통째로 바꿔본 적 있는가

이 시기의 탁월함은 아주 작은 차이에서 시작된다. 문제를 알고만 있는 사람과, 주도적으로 “바꿔보자”고 말하는 사람의 차이다.

주도적으로 효율성을 개선해 봤는가: 나도 5년 차 때, 매번 노가다식으로 교육 운영용 게시물을 만들던 업무 방식을 엑셀 함수를 활용하여 바꾸자고 제안하고, 선배들 앞에서 시연했다. 그 업무에 필요한 시간은 반 이상 줄었고 운영 팀의 효율은 올라갔다. 이런 사소한 프로세스 개선 경험이 당신의 ‘진짜’ 실력이다.

나의 제안은 ‘스마트’했는가: 제안이 계속 반려된다면 회사가 보수적이어서가 아니라 당신의 제안이 비현실적이었을 확률이 높다. 제안이 받아들여져 실제 변화가 일어난 경험이 없다면 당신은 여전히 수동적인 실무자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상사의 질문에 즉답할 수 있는가: 내가 맡은 프로세스를 완벽히 장악하고 있다면 막힘이 없어야 한다. 그게 안 된다면 당신은 아직 ‘마스터’가 아니다.



7~15년 차 (팀장급 레벨): 시장에 내놓았을 때 ‘팔릴 만한’ 성과가 있는가

회사의 경쟁력은 이 연차의 전투력에서 결정된다. 이 때에는 “우리 회사 안에서 잘한다”는 평가는 아무 의미가 없다.

나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경력이 있는가: 이직을 준비하며 이력서를 써보라. ‘프로젝트 담당’ 같은 단어만 나열된다면 위험하다. “적응 기간 6개월을 3개월로 단축” 같은 숫자가 찍힌 성과가 있어야 한다.

시장을 지향하고 있는가: 대기업일수록 내부 정치에 눈이 고정된다. 하지만 당신의 가치는 시장이 결정한다. 글로벌 트렌드를 읽고 있는지, 경쟁사는 무엇을 하는지 끊임없이 밖을 보며 객관화해야 한다.

전략이 리더십을 뒷받침하는가: 전략 없는 리더십은 허세고, 리더십 없는 전략은 공상이다. 이 두 가지를 의도적으로 연습하지 않으면 연차만 높은 ‘꼰대’가 되는 건 순식간이다.



16년 차 이상 (리더 레벨): 내가 은퇴해도 나를 따를 사람이 있는가

임원급을 채용할 때 인사팀이 묻는 킬링 퀘스천이 있다. “당신이 이직한다면, 전 직장 동료 중 몇 명이나 당신을 따라오겠습니까?”

나만의 인재 네트워크가 있는가: 실력과 인성이 검증된 리더 곁에는 사람이 모인다. 단기 실적보다 사람을 키우는 데 우선순위를 두었는지가 당신의 진짜 리더십 실력이다.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가: 조직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인 방향성을 제시해 온 경험이 있는가?

누가 당신을 따르는가: 오늘 당신이 회사를 떠난다고 했을 때, 진심으로 아쉬워하며 당신의 다음 행보를 궁금해할 사람이 10명 이상 있는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다면 당신의 리더십은 실패한 것이다.



에필로그: 성장의 나침반을 손에 쥐고

정답은 없다. 하지만 커리어 성장의 이정표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 기준에 딱 맞지 않는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성장의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니까. 다만 방향만큼은 잃지 말자. 문제의 크기를 키우고, 영향력의 원을 넓혀가는 방향. 그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면 당신은 제대로 가고 있는 거다.

오늘 밤, 거울 속의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 지금 잘하고 있나?”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면, 그게 바로 내일부터 당신이 채워나가야 할 기분 좋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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