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마케터의 커리어 로드맵


1편 : 나 그냥 초딩으로 돌아갈래

사회인이 되고 나서 가장 힘든 건 그 누구도 내 인생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됐던 수동의 시절을 그리워하게 될 줄이야. 학생 때 그토록 갈망했던 자유가 이젠 오히려 족쇄가 되어 버렸다. 마음을 억누르고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이 족쇄는 취준 때 더욱 무거워진다. 그냥 나한테 무슨 자격증을 몇 개 따고, 대외활동과 인턴은 이걸 하고, 자소서는 이렇게 쓰고, 면접은 이렇게 답변하면 된다고 알려주면 안 되는 거야? 매일을 씩씩거리다가 난 안 될 거야, 하면서 엉엉 울고 그러다 아니 난 할 수 있어, 근거 없는 자신감이 솟다가 또 와르르 무너지고. 이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다 정신 차려보면 몇 년이 훌쩍 지나가 있다. 혼자 삽질하고 있을 때 들려오는 친구들의 합격 소식이란.

그렇다고 취업에 성공하면 이 족쇄로부터 벗어나느냐? 절대로 아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반복될 이 지긋지긋한 9 to 6 생활과 더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계속 성과를 내야 한다는 현실이 이 무겁고도 무거운 족쇄에 무게를 더한다. 취업 성공의 설렘은 일주일이 채 못 가고, ‘나 그냥 돌아갈래!’를 외치던 설경구처럼 나를 덮치는 이 인생에 냅다 드러눕고 싶어 진다. 제발 내일 세상이 멸망하게 해 주세요. 매일 밤 믿지도 않는 신에게 구걸하며 잠들기를 1년, 아마 신은 없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엎어져 울 수만은 없었다. 나에겐 집도, 돈도, 주식도, 고양이도 그 무엇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이정표가 되어야만 한다. 언제까지 이 쥐꼬리만 한 연봉으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바닥난 야망을 긁어모아 불을 지피기 위해선 현 상황을 확인하고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이 필요하다. 내가 구성한 커리어 로드맵은 아래와 같은데,


1. 현재 커리어 점검

– 현재 나의 경력을 되짚어 보자. 여기서 중요한 건 과장 없이 내가 한 업무를 정리하는 것이다. 나는 콘텐츠 에디터에서 콘텐츠 마케터로 커리어를 전환했는데, 이 경험을 이런 식으로 정리해 봤다.

(1) 1년 차(ESG 스타트업)

– 온드미디어 채널 운영

– 협력사 홍보 원고 작성 및 콘텐츠 제작

– 서포터즈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 협력사 홍보 관련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콘텐츠 에디터로 근무하면서 진행한 업무는 주로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원고 작성이었다. 콘텐츠 제작에만 중점을 두고 콘텐츠 성과 분석 및 개선 등의 업무는 하지 않았다. 나는 이 점이 아쉬워 마케터로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


(2) 2년 차(교육 플랫폼)

–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캠페인 기획 및 운영

– 온드미디어 채널 운영

– 콘텐츠 기획 및 제작

– 데이터 분석 및 결과 보고 작성

현재 나는 교육 플랫폼의 마케터로, 회원가입 증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또 홍보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며, GA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 보고를 작성하여 개선점을 도출하고 있다. 이렇게 나의 경력을 점검하면 내가 무슨 경험이 있고, 어떤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2. 커리어 목표

– 현재 커리어를 점검했으니 앞으로의 커리어를 설정할 차례다. 막연하게 ‘대기업에 가겠다!’가 아닌 구체적인 커리어, 즉 보유하고 있어야 할 경험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내가 가고 싶은 기업의 JD에서 힌트를 얻었다. JD에 기재된 주요 업무와 자격 요건에서 해당 연차에 보유하고 있어야 할 커리어를 확인하고 설정했다.

(1) 인프런 마케터(1년 차)

** 주요 업무

– [미디어 기획] 인프런 Owned/Paid Media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합니다.

– [미디어 운영] 매체별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 [캠페인 기획/운영] 인프런 콘텐츠를 소개하고 유저들과 소통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기획 및 운영합니다.

– [캠페인 기획/운영] 여러 광고 매체와 외부 제휴 매체별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1년 차 마케터는 온드, 페이드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며, 매체별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회원 관리를 위해 다양한 온, 오프라인 캠페인을 기획 및 운영하며, 최적화된 광고 매체를 찾아야 한다.


(2) 텐바이텐 CRM 마케터(3년 차)

** 주요 업무

– CRM 솔루션 검토 및 설정, 대쉬보드 관리
– 고객 활동성 지표에 의거한 퍼널 관리 및 유저 세그먼트 별 CRM캠페인 기획, 실행
– 회원전략 수립 및 멤버십 프로그램 기획/운영

3년 차 CRM 마케터는 CRM 솔루션을 설정하고 검토할 줄 알아야 하며, 대쉬보드를 생성,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고객 여정 퍼널을 설정하고, 유저 세그먼트를 찢어 유저 맞춤 캠페인을 기획, 실행까지 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근거로 회원 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리텐션을 높이기 위한 멤버십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까지 진행해야 할 것이다.


(3) 원티드 브랜드 마케터 (5년 차)

** 주요 업무

– 원티드 회원 대상 포인트(멤버십) 제도 설계 및 운영

– 원티드의 제휴 마케팅 전략 수립 및 실행

– 원티드의 브랜드 인지도 및 선호도 증대 위한 마케팅 캠페인 기획 및 운영

– 원티드 내/외부 접점에서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담당(UX writing 포함)

5년 차의 브랜드 마케터는 브랜드 인지도 및 선호도 증대를 위한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 운영해야 하며, UX 라이팅을 포함, 상세 페이지, 배너, 브랜딩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회원 관리를 위한 멤버십 제도를 설계, 운영해야 하며, 제휴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알려야 한다.

가고 싶은 기업의 JD를 분석한다면 연차별로 어떤 커리어와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지 가이드를 잡을 수 있다. 가고 싶은 기업이 다양할 경우, 중복되는 커리어를 우선으로 경험하는 것을 추천하다. 나는 아래처럼 연차별 쌓고 싶은 역량을 정리했다.


커리어 목표는 지금 하는 업무가 물경력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만약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커리어 목표와 거리가 멀다면 이직을 고려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버티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항상 생각하고 있자.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과 실행방안은 다음 콘텐츠에서 풀어볼 예정이다. 이번 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마치겠다.


2편 : 시작이 반이고 실천이 다임

저번 콘텐츠에서 우리는 현재 커리어를 점검하고, 가고 싶은 기업의 JD를 통해 연차 별 보유 역량을 정리했다. 이 정도만 해도 대략 어떤 역량을 보유해야 하는지 감 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걸 나도 알고 여러분도 안다. 시간 들여 열심히 정리한 커리어 로드맵을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선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실행방안이 필요하다. 오늘은 그 실행방안을 설계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3. 커리어 설계

(1) 어떤 마케터가 되고 싶은가?

– 면접을 경험해 본 마케터라면 면접 마지막쯤 이런 질문을 받아 봤을 것이다. 사실 나는 마케터라는 직업에 대해 한 번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선택한 거지. 그래서 이런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은 굉장히 모호할 수밖에 없었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마케터요.’ 지금 생각해도 두 눈이 질끈 감긴다. 목표가 없는 답변에 ‘재미있는 콘텐츠가 뭔데요?’, ‘저희는 콘텐츠 제작만 하지 않는데요.’ 같은 꼬리 질문이 이어졌다. 수습하려 할수록 면접관의 표정은 점점 애매해졌고 결과는 당연히 안 봐도 뻔했다. ‘아쉽게도 회사의 핏과 맞지 않아…’

뭐 투철한 직업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 싶지만, 그래도 이 직업으로 밥 벌어먹기를 선택한 이상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정도는 생각해 둬야 편할 것이다. 미리 준비한 사람과 급하게 벼락치기한 사람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므로.

커리어 최종 목표를 세우는 건 의외로 간단하다.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오래 살아남을 것인지 생각해 보면 된다. 최근 기업들은 기존 회원을 관리하는 CRM 마케팅과 가설을 빠르게 세우고 테스트하여 개선하는 그로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기존 마케팅을 더 세분화하여 최소 투자 대비 최대 이익을 얻고자 하기 때문이다. 즉, 적은 예산으로 기존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은 기업의 구애를 받고도 남는다는 말이다.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 되겠다는 나의 거창한 포부는 대략 아래와 같이 정리된다.


Q. 어떤 마케터가 되고 싶은가?

A1. 근거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마케터, 즉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 역량을 지닌 마케터
A2. 데이터를 기반으로 근거를 설정하고, 확실한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설정, 실험을 통해 가설을 입증하고 결과를 개선, 이 과정을 빠르게 운영하여 목표를 달성,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마케터
A3. CRM을 통해 충성 고객 및 리텐션을 유도하여 시장에서 서비스를 끝까지 살아남게 하는 마케터

면접에서는 이렇게 구구절절 말할 시간도 없고, 또 외운다고 외워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답변하자. 왜 그렇게 설정했냐고 이유를 물으면 그때 구체적으로 말하면 된다. 사실 아직 안 해 봤는데 이렇게 답변해 본 사람이 있다면 댓글로 후기 한 번 남겨 주세요. 저도 해보겠습니다.


(2) 해당 마케터가 되기 위해 성장시켜야 하는 역량

– 목표를 세웠으니 이젠 어떻게 실천하면 좋을지 계획을 짜야한다. 저번 콘텐츠에서 열심히 정리한 앞으로 내가 갖춰야 할 역량을 떠올려 보자. 이러한 역량이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경험을 정리하면 된다.


(3) 현재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역량 & 더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역량

– (2)의 역량을 정리했다면 현재 상황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 그래야 앞으로 내가 어떤 경험을 쌓아야 하는지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더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정리하면 된다. 부족한 점을 찾고, 해당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것은 효율적인 성장 방법이다.


데이터 분석 역량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역량


캠페인 기획/운영 및 분석 역량


✅가설 설정 및 운영 역량


(4) 부족한 역량을 성장시키기 위한 방안

– 이 길고도 길었던 커리어 로드맵의 종점을 찍을 실행방안이다. 부족한 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정리하면 된다. 어떤 강의를 들을 것인지, 또 업무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지 등을 고민해 보자. 세밀하게 쪼개면 쪼갤수록 실천하기는 쉬워진다. 초장부터 거창하게 설정하지 말고 실천할 수 있는 방안부터 세우는 것을 추천한다.


데이터 분석 역량

데이터 분석툴을 공부하여 필요한 데이터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임. 강의를 통해 데이터 해석 방법을 습득하고, 우리 서비스에 어떻게 접목하면 좋을지 고민할 것임. 또한 CRM 마케팅 강의를 통해 고객 세그먼트를 설정하고,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된 마케팅 전략을 설정할 것임.

필요 공부

GA, Amplitude, Braze 강의

데이터 지표 해석 방법

CRM, Growth hacking 이론 및 실무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역량

시장분석부터 타겟 분석, 경쟁사 분석 등 세부적으로 분석하여 깊은 인사이트를 도출할 것. 단순히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 같은 느낌이 아닌 확실한 근거를 찾아낼 것임. 또한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성공한 콘텐츠를 분석하면서 우리 서비스에 어떻게 접목하면 좋을지 고안할 것임.

필요 공부

최신 트렌드 파악(캐릿, 트렌드 뉴스레터 등)

관련 아티클 정독(브런치, 미디엄, 퍼블리 등)


캠페인 기획/운영 및 분석 역량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타사의 캠페인을 기획의도부터 운영방안, 결과 등 세부적으로 분석하여 실용적인 인사이트를 얻을 것임. 또한 마케팅 이론을 공부하여 마케팅 이론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다시 쌓을 예정. 캠페인 성공의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도록 연관된 데이터를 찾아 분석할 것임.

필요 공부

케이스 스터디

PMF을 위한 LTV, Retention 산정

마케팅 전략 및 운영 이론

미디어믹스 및 예산 산정


✅가설 설정 및 운영 역량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타사 그로스 해킹을 공부할 예정. 우리 서비스와 비슷한 상황에서 어떤 가설을 세웠고, 그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고안했는지 면밀하게 살펴볼 예정. 또한 유저의 데이터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어떤 퍼널에서 고객이 유출됐는지를 파악할 것임.

필요 공부

케이스 스터디

GA, Amplitude, Braze 강의

단계별 퍼널 설정 방법



이렇게 내가 어떻게 커리어 로드맵을 설계했는지에 대해 정리해 봤다. 물론 이 방법이 맞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다. 나 역시 굉장히 짜치고 없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로드맵을 설정한 이유는 의미 없는 경력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다. 또 이 지루하다 못해 따분한 회사 생활을 그나마 재밌고 유익하게 보내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어디로 흘러가면 좋을지 방향만이라도 정하자. 지구는 둥그니까 흐르고 흐르면 언젠간 신대륙을 발견할 테니.


슈슈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suusuu


1편 : 나 그냥 초딩으로 돌아갈래

사회인이 되고 나서 가장 힘든 건 그 누구도 내 인생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됐던 수동의 시절을 그리워하게 될 줄이야. 학생 때 그토록 갈망했던 자유가 이젠 오히려 족쇄가 되어 버렸다. 마음을 억누르고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이 족쇄는 취준 때 더욱 무거워진다. 그냥 나한테 무슨 자격증을 몇 개 따고, 대외활동과 인턴은 이걸 하고, 자소서는 이렇게 쓰고, 면접은 이렇게 답변하면 된다고 알려주면 안 되는 거야? 매일을 씩씩거리다가 난 안 될 거야, 하면서 엉엉 울고 그러다 아니 난 할 수 있어, 근거 없는 자신감이 솟다가 또 와르르 무너지고. 이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다 정신 차려보면 몇 년이 훌쩍 지나가 있다. 혼자 삽질하고 있을 때 들려오는 친구들의 합격 소식이란.

그렇다고 취업에 성공하면 이 족쇄로부터 벗어나느냐? 절대로 아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반복될 이 지긋지긋한 9 to 6 생활과 더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계속 성과를 내야 한다는 현실이 이 무겁고도 무거운 족쇄에 무게를 더한다. 취업 성공의 설렘은 일주일이 채 못 가고, ‘나 그냥 돌아갈래!’를 외치던 설경구처럼 나를 덮치는 이 인생에 냅다 드러눕고 싶어 진다. 제발 내일 세상이 멸망하게 해 주세요. 매일 밤 믿지도 않는 신에게 구걸하며 잠들기를 1년, 아마 신은 없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엎어져 울 수만은 없었다. 나에겐 집도, 돈도, 주식도, 고양이도 그 무엇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이정표가 되어야만 한다. 언제까지 이 쥐꼬리만 한 연봉으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바닥난 야망을 긁어모아 불을 지피기 위해선 현 상황을 확인하고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이 필요하다. 내가 구성한 커리어 로드맵은 아래와 같은데,


1. 현재 커리어 점검

– 현재 나의 경력을 되짚어 보자. 여기서 중요한 건 과장 없이 내가 한 업무를 정리하는 것이다. 나는 콘텐츠 에디터에서 콘텐츠 마케터로 커리어를 전환했는데, 이 경험을 이런 식으로 정리해 봤다.

(1) 1년 차(ESG 스타트업)

– 온드미디어 채널 운영

– 협력사 홍보 원고 작성 및 콘텐츠 제작

– 서포터즈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 협력사 홍보 관련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콘텐츠 에디터로 근무하면서 진행한 업무는 주로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원고 작성이었다. 콘텐츠 제작에만 중점을 두고 콘텐츠 성과 분석 및 개선 등의 업무는 하지 않았다. 나는 이 점이 아쉬워 마케터로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


(2) 2년 차(교육 플랫폼)

–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캠페인 기획 및 운영

– 온드미디어 채널 운영

– 콘텐츠 기획 및 제작

– 데이터 분석 및 결과 보고 작성

현재 나는 교육 플랫폼의 마케터로, 회원가입 증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또 홍보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며, GA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 보고를 작성하여 개선점을 도출하고 있다. 이렇게 나의 경력을 점검하면 내가 무슨 경험이 있고, 어떤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2. 커리어 목표

– 현재 커리어를 점검했으니 앞으로의 커리어를 설정할 차례다. 막연하게 ‘대기업에 가겠다!’가 아닌 구체적인 커리어, 즉 보유하고 있어야 할 경험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내가 가고 싶은 기업의 JD에서 힌트를 얻었다. JD에 기재된 주요 업무와 자격 요건에서 해당 연차에 보유하고 있어야 할 커리어를 확인하고 설정했다.

(1) 인프런 마케터(1년 차)

** 주요 업무

– [미디어 기획] 인프런 Owned/Paid Media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합니다.

– [미디어 운영] 매체별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 [캠페인 기획/운영] 인프런 콘텐츠를 소개하고 유저들과 소통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기획 및 운영합니다.

– [캠페인 기획/운영] 여러 광고 매체와 외부 제휴 매체별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1년 차 마케터는 온드, 페이드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며, 매체별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회원 관리를 위해 다양한 온, 오프라인 캠페인을 기획 및 운영하며, 최적화된 광고 매체를 찾아야 한다.


(2) 텐바이텐 CRM 마케터(3년 차)

** 주요 업무

– CRM 솔루션 검토 및 설정, 대쉬보드 관리
– 고객 활동성 지표에 의거한 퍼널 관리 및 유저 세그먼트 별 CRM캠페인 기획, 실행
– 회원전략 수립 및 멤버십 프로그램 기획/운영

3년 차 CRM 마케터는 CRM 솔루션을 설정하고 검토할 줄 알아야 하며, 대쉬보드를 생성,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고객 여정 퍼널을 설정하고, 유저 세그먼트를 찢어 유저 맞춤 캠페인을 기획, 실행까지 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근거로 회원 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리텐션을 높이기 위한 멤버십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까지 진행해야 할 것이다.


(3) 원티드 브랜드 마케터 (5년 차)

** 주요 업무

– 원티드 회원 대상 포인트(멤버십) 제도 설계 및 운영

– 원티드의 제휴 마케팅 전략 수립 및 실행

– 원티드의 브랜드 인지도 및 선호도 증대 위한 마케팅 캠페인 기획 및 운영

– 원티드 내/외부 접점에서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담당(UX writing 포함)

5년 차의 브랜드 마케터는 브랜드 인지도 및 선호도 증대를 위한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 운영해야 하며, UX 라이팅을 포함, 상세 페이지, 배너, 브랜딩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회원 관리를 위한 멤버십 제도를 설계, 운영해야 하며, 제휴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알려야 한다.

가고 싶은 기업의 JD를 분석한다면 연차별로 어떤 커리어와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지 가이드를 잡을 수 있다. 가고 싶은 기업이 다양할 경우, 중복되는 커리어를 우선으로 경험하는 것을 추천하다. 나는 아래처럼 연차별 쌓고 싶은 역량을 정리했다.


커리어 목표는 지금 하는 업무가 물경력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만약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커리어 목표와 거리가 멀다면 이직을 고려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버티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항상 생각하고 있자.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과 실행방안은 다음 콘텐츠에서 풀어볼 예정이다. 이번 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마치겠다.


2편 : 시작이 반이고 실천이 다임

저번 콘텐츠에서 우리는 현재 커리어를 점검하고, 가고 싶은 기업의 JD를 통해 연차 별 보유 역량을 정리했다. 이 정도만 해도 대략 어떤 역량을 보유해야 하는지 감 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걸 나도 알고 여러분도 안다. 시간 들여 열심히 정리한 커리어 로드맵을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선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실행방안이 필요하다. 오늘은 그 실행방안을 설계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3. 커리어 설계

(1) 어떤 마케터가 되고 싶은가?

– 면접을 경험해 본 마케터라면 면접 마지막쯤 이런 질문을 받아 봤을 것이다. 사실 나는 마케터라는 직업에 대해 한 번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선택한 거지. 그래서 이런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은 굉장히 모호할 수밖에 없었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마케터요.’ 지금 생각해도 두 눈이 질끈 감긴다. 목표가 없는 답변에 ‘재미있는 콘텐츠가 뭔데요?’, ‘저희는 콘텐츠 제작만 하지 않는데요.’ 같은 꼬리 질문이 이어졌다. 수습하려 할수록 면접관의 표정은 점점 애매해졌고 결과는 당연히 안 봐도 뻔했다. ‘아쉽게도 회사의 핏과 맞지 않아…’

뭐 투철한 직업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 싶지만, 그래도 이 직업으로 밥 벌어먹기를 선택한 이상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정도는 생각해 둬야 편할 것이다. 미리 준비한 사람과 급하게 벼락치기한 사람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므로.

커리어 최종 목표를 세우는 건 의외로 간단하다.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오래 살아남을 것인지 생각해 보면 된다. 최근 기업들은 기존 회원을 관리하는 CRM 마케팅과 가설을 빠르게 세우고 테스트하여 개선하는 그로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기존 마케팅을 더 세분화하여 최소 투자 대비 최대 이익을 얻고자 하기 때문이다. 즉, 적은 예산으로 기존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은 기업의 구애를 받고도 남는다는 말이다.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 되겠다는 나의 거창한 포부는 대략 아래와 같이 정리된다.


Q. 어떤 마케터가 되고 싶은가?

A1. 근거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마케터, 즉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 역량을 지닌 마케터
A2. 데이터를 기반으로 근거를 설정하고, 확실한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설정, 실험을 통해 가설을 입증하고 결과를 개선, 이 과정을 빠르게 운영하여 목표를 달성,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마케터
A3. CRM을 통해 충성 고객 및 리텐션을 유도하여 시장에서 서비스를 끝까지 살아남게 하는 마케터

면접에서는 이렇게 구구절절 말할 시간도 없고, 또 외운다고 외워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답변하자. 왜 그렇게 설정했냐고 이유를 물으면 그때 구체적으로 말하면 된다. 사실 아직 안 해 봤는데 이렇게 답변해 본 사람이 있다면 댓글로 후기 한 번 남겨 주세요. 저도 해보겠습니다.


(2) 해당 마케터가 되기 위해 성장시켜야 하는 역량

– 목표를 세웠으니 이젠 어떻게 실천하면 좋을지 계획을 짜야한다. 저번 콘텐츠에서 열심히 정리한 앞으로 내가 갖춰야 할 역량을 떠올려 보자. 이러한 역량이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경험을 정리하면 된다.


(3) 현재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역량 & 더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역량

– (2)의 역량을 정리했다면 현재 상황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 그래야 앞으로 내가 어떤 경험을 쌓아야 하는지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더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정리하면 된다. 부족한 점을 찾고, 해당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것은 효율적인 성장 방법이다.


데이터 분석 역량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역량


캠페인 기획/운영 및 분석 역량


✅가설 설정 및 운영 역량


(4) 부족한 역량을 성장시키기 위한 방안

– 이 길고도 길었던 커리어 로드맵의 종점을 찍을 실행방안이다. 부족한 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정리하면 된다. 어떤 강의를 들을 것인지, 또 업무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지 등을 고민해 보자. 세밀하게 쪼개면 쪼갤수록 실천하기는 쉬워진다. 초장부터 거창하게 설정하지 말고 실천할 수 있는 방안부터 세우는 것을 추천한다.


데이터 분석 역량

데이터 분석툴을 공부하여 필요한 데이터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임. 강의를 통해 데이터 해석 방법을 습득하고, 우리 서비스에 어떻게 접목하면 좋을지 고민할 것임. 또한 CRM 마케팅 강의를 통해 고객 세그먼트를 설정하고,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된 마케팅 전략을 설정할 것임.

필요 공부

GA, Amplitude, Braze 강의

데이터 지표 해석 방법

CRM, Growth hacking 이론 및 실무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역량

시장분석부터 타겟 분석, 경쟁사 분석 등 세부적으로 분석하여 깊은 인사이트를 도출할 것. 단순히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 같은 느낌이 아닌 확실한 근거를 찾아낼 것임. 또한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성공한 콘텐츠를 분석하면서 우리 서비스에 어떻게 접목하면 좋을지 고안할 것임.

필요 공부

최신 트렌드 파악(캐릿, 트렌드 뉴스레터 등)

관련 아티클 정독(브런치, 미디엄, 퍼블리 등)


캠페인 기획/운영 및 분석 역량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타사의 캠페인을 기획의도부터 운영방안, 결과 등 세부적으로 분석하여 실용적인 인사이트를 얻을 것임. 또한 마케팅 이론을 공부하여 마케팅 이론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다시 쌓을 예정. 캠페인 성공의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도록 연관된 데이터를 찾아 분석할 것임.

필요 공부

케이스 스터디

PMF을 위한 LTV, Retention 산정

마케팅 전략 및 운영 이론

미디어믹스 및 예산 산정


✅가설 설정 및 운영 역량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타사 그로스 해킹을 공부할 예정. 우리 서비스와 비슷한 상황에서 어떤 가설을 세웠고, 그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고안했는지 면밀하게 살펴볼 예정. 또한 유저의 데이터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어떤 퍼널에서 고객이 유출됐는지를 파악할 것임.

필요 공부

케이스 스터디

GA, Amplitude, Braze 강의

단계별 퍼널 설정 방법



이렇게 내가 어떻게 커리어 로드맵을 설계했는지에 대해 정리해 봤다. 물론 이 방법이 맞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다. 나 역시 굉장히 짜치고 없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로드맵을 설정한 이유는 의미 없는 경력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다. 또 이 지루하다 못해 따분한 회사 생활을 그나마 재밌고 유익하게 보내기 위해서도 필요하고.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어디로 흘러가면 좋을지 방향만이라도 정하자. 지구는 둥그니까 흐르고 흐르면 언젠간 신대륙을 발견할 테니.


슈슈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suus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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