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데이터로 보는 맞춤형 인재 선발(3) – 같은 기준으로 뽑았는데 부서별 성과는 달랐다


앞선 글에서 우리는 L사의 신입사원 919명을 한 덩어리로 묶어 분석해보았다.

“이 회사는 어떤 사람을 주로 뽑아왔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L사는 전반적으로 조직이해·팀워크·정서적 안정성과 기본 직무역량(전문성·언어·수리)이 고르게 높은 사람들을 선발해 왔다는 걸 확인했다. 대신 성실성과 외향성에서는 사람 간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번에는 질문을 바꿔보자

“그렇게 뽑은 사람들을 배치했을 때 성과 차이가 발생할까?”

만약 선발 기준이 모든 사업부의 실제 필요 역량을 잘 반영했다면, 사업부별 고성과·저성과 비율도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정말 그런지 확인해 보자.


1. 사업부별 성과 구조 : 경영지원의 성과는 왜 유난히 낮을까?


먼저 사업부별로 저성과자와 고성과자 비율을 나눠보자. 대략적인 구조는 이렇다.

ST(기술엔지니어)·SL(영업)·FI(파이낸스)는 고성과자 비율이 60%를 넘고 인원도 적지 않다. 입사 1년 차 성과 기준으로는 이들 사업부에서 고성과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ETC(기타) 팀은 고성과 비율이 70%가 넘는다. 다만 ‘기타’라는 이름 아래 어떤 직무들이 섞여 있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참고용 지표 정도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

AD(경영지원) 부서는 유일하게 저성과자 비율이 고성과자보다 높다. 타 사업부의 고성과자 비율이 60%대인 데 반해, 경영지원은 40%대에 머문다.

결과만 보면 경영지원은 다른 사업부보다 직원 성과가 낮은 조직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를 곧바로 ‘역량 부족’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선발 기준과 실제 업무·역할·평가 구조가 잘 맞물려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꾸는 편이 더 현실적이다.

“우리는 경영지원에 맞는 사람을 뽑은 걸까? 아니면 우리의 선발 방식이 경영지원에는 맞지 않는 걸까?”

아직은 가설에 가깝기에 다른 관점에서도 계속 분석을 진행해 보겠다.


2. 성별과 성과 : 성별에 따른 성과 차이는 있을까?

“그래도 ○○ 일은 남자가 좀 낫지 않나?”, “이런 업무는 여자가 더 꼼꼼하게 잘하더라.” 채용이나 실무 이야기를 할 때 현장에서 빠지지 않는 말들이다. 과연 L사의 데이터도 이런 통념을 뒷받침하고 있을까?

먼저 전체 조직을 기준으로, 성별과 성과(저성과/고성과)를 교차해서 살펴봤다.



결과는 의외로 단순하다. 남성과 여성 모두 고성과:저성과 비율이 대략 6:4로 비슷하게 나타난다. 눈에 띄게 어느 한쪽 성별의 성과가 더 좋다고 말할 수 있는 패턴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회사에서는 성별에 따라 성과 차이가 전혀 없다”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이 주장을 하려면 적어도 두 가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첫째, 지금 보고 있는 차이가 우연에 의한 결과가 아닌지를 통계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둘째, 전체를 한 덩어리로 본 결과뿐 아니라 사업부별로 나누어 보았을 때도 같은 양상이 유지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통해서만 “성별에 따른 성과 차이가 없다”는 말을 조금 더 근거 있게 할 수 있다.


2-1. 성별에 따른 성과 차이는 없다

데이터만 보면 남녀의 고성과:저성과 비율은 대략 6:4로 비슷하다. 숫자만 놓고 보면 “남녀 차이가 거의 없다”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게 ‘진짜로 차이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그렇게 나온 것’인지를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전 예로 한 번 생각해 보자. 동전을 10번 던졌는데 앞면이 7번 나왔다. 이때 “이 동전의 앞면이 나올 확률은 70%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정말로 앞면이 많이 나오도록 설계된 동전일 수도 있고, 그냥 일반 동전인데 우연히 앞면이 많이 나온 것일 수도 있다.

성별과 성과도 마찬가지다. 표에서 남성과 여성의 고성과 비율이 동일하게 보이더라도, 그 차이가 우연히 생긴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다른 집단이라고 봐야 할 만큼의 차이인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 “만약 남녀의 성과가 원래는 똑같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처럼 약간 차이가 나는 모습이 흔히 나올 수 있는 결과인지, 아니면 웬만해서는 나오기 어려운 결과인지?”

이럴 때 쓰는 도구가 통계적 검정이다.

이번 분석에서는 성별(남/여)과 성과(고성과/저성과)처럼 범주형(0/1) 데이터에 잘 맞는 방법인

카이제곱 검정을 사용했다. 성별과 성과 사이의 단순한 상관 정도는 point-biserial 상관계수로도 함께 확인했다.

먼저 가설을 세워보자

H0(귀무가설): 성별과 성과는 관련이 없다(독립이다). → 성별에 따른 고성과/저성과 비율은 같다.

H1(대립가설): 성별과 성과는 관련이 있다(독립이 아니다). → 성별에 따라 고성과/저성과 비율이 다르다.



이에 대한 분석 결과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의 핵심 내용만 해석해 보자

1) Point-biserial 상관 : r = -0.006 / p = 0.8523

→ 성별과 성과 사이에 눈에 띄는 선형 관계는 없다고 볼 수 있다.

2) 카이제곱검정 : Chi-square = 0.013 / p = 0.9097 (유의하지 않음)

p가 0.9로 성별과 성과는 관련이 없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할 수 없다. 즉 성별과 성과는 관련이 없다.

정리하면, 적어도 L사의 신입 채용·입사 1년 차 성과 데이터만 놓고 보면 성별은 성과를 설명하는 핵심 요인이 아니다. 성별을 기준으로 채용을 조정하면 안 되는 이유가 정책·윤리 차원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상으로도 실익이 없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성별과 사업부, 성과를 한꺼번에 놓고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그림이 보이기 시작한다.


2-2 경영지원에서만 나타나는 ‘역전’ 패턴



성별·사업부·성과를 함께 놓고 보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배치 구조다.

남성과 여성 모두 가장 많이 배치되는 곳은 ST(기술엔지니어)이고, 그다음으로 많이 배치되는 곳이 AD(경영지원)이다.



그런데 경영지원 부서 안에서 남녀 각각의 고성과·저성과 비율을 따로 보면, 앞에서 전체 조직 단위로 봤던 패턴과는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전체로 봤을 때는 남녀 간 성과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AD 안에서는 여성의 고성과 비율이 더 높게 나온다. 실제로 고성과자 기준으로 보면 여성은 약 55%, 남성은 약 35% 수준(조직 전체는 남녀 모두 60% 수준)이다.

그럼 이 차이는 과연 우연일까, 아니면 실제로 성별과 성과가 연결되어 있다고 봐야 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앞에서와 동일하게 카이제곱 검정을 경영지원 부서에 한정해 다시 적용했다.

귀무가설(H0): AD 사업부에서는 성별과 성과가 무관하다 (남녀의 고성과/저성과 비율이 같다)

대립가설(H1): AD 사업부에서는 성별과 성과가 관련이 있다 (남녀의 고성과/저성과 비율이 다르다)



검정 결과, p-value가 0.01(유의함)로 나왔다. 통상 사용하는 기준인 0.05보다 작기 때문에,

‘성별과 성과는 무관하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하고, ‘성별과 성과는 관련이 있다’는 대립가설을 지지할 수 있다.

즉, 경영지원 부서 안에서 나타나는 남녀 간 성과 차이는 단순한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검정 결과표에 함께 나오는 ‘기대도수’는 “만약 성별과 성과가 정말로 무관하다면, 각 칸에 어느 정도 인원이 들어가야 하는가?”를 나타내는 값이다. 지금 실제 데이터에서 관찰된 값과 이 기댓값의 차이가 충분히 커서, “우연한 변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바로 단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경영지원 안에서도 성별에 따라 직무/업무 난이도/리더/평가자/입사 시기/경력차이/성향 등 숨은 변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걸 더 명확히 이해하려면,

성별과 다른 변수(예: 성실성, 전문성, 문제해결 등) 간 교호작용을 포함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돌려보거나,

직무 난이도, 리더 유형, 평가 방식 같은 추가 변수를 새로 수집해 모델에 넣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금의 결과는, “경영지원이라는 직무의 역할과 현재 인력의 특성이 최적으로 매칭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데이터가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가까울 것이다.


3. 분석 인사이트

첫째, 공통 기준으로 뽑아도 부서별 성과는 다르다. 기술엔지니어링팀·영업팀·재무팀 같은 부서는 고성과자 비율이 60%를 넘는 반면, 경영지원은 저성과자 비율이 더 높다. 똑같은 채용 프로세스를 거친 신입들인데, 이건 단순히 “사람을 잘못 뽑았다”의 문제가 아니라, 채용–배치–온보딩–평가가 부서 특성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묻는 신호에 가깝다.

둘째, 성별 자체는 조직 전체의 성과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조직 전체로 보면 남성과 여성의 고성과:저성과 비율은 대략 6:4로 비슷하게 나타난다. 통계적으로 봐도 성별과 성과는 “관련이 없다”는 쪽에 가깝다. 성별을 기준으로 채용이나 배치를 조정하면 안 되는 이유가, 정책·윤리뿐 아니라 데이터 차원에서도 설득력이 약하다는 뜻이다.

셋째,그렇다고 해서 어디에도 차이가 없는 건 아니다. AD 내부에서는 여성 고성과자 비율이 남성보다 뚜렷하게 높게 나타나는 역전 패턴이 있다. 통계적으로도 우연이라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결국 이 분석이 말하는 메시지는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공통 인재상과 공통 선발 기준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일하는 부서·직무의 특성을 반영한 ‘팀별 기준’이 필요하다.


4. HR 실무자가 현장에서 체크해 볼 것

현업에서 분석을 하다 특정 팀에서만 새로운 패턴이 나온다고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이보다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 회사는 각 직무가 무슨 일을 하는지, 핵심 과업은 무엇인지 직무기술서로 정리되어 있는가?”

위 사례를 예로 들면 경영지원 직무라면, 실제 하는 일을 과업 단위로 쪼개 정리하고, 고성과자에게 공통적으로 보이는 역량·성향 프로파일을 직무기술서(JD, Job Description)에 담아두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이 정리가 되어 있어야 ‘팀별 맞춤형 선발 기준’도 설계가 가능해진다.

이 부분이 흐릿한 상태에서는 데이터에서 어떤 패턴이 보이더라도 “왜 그런지”까지 해석하기는 어렵다.

결국 이는 경영지원뿐만 아니라 모든 직무의 JD가 최신화되어 있고, 과업 단위까지 구체적으로 관리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팀별 맞춤형 채용 전략을 고민하기 전에, 각 직무가 어떤 일을, 어떤 기준으로 어떤 사람에게 맡기고 싶은지가 정의되어 있어야 한다. 이 정돈된 JD가 팀별 선발 전략의 가장 기본이자 첫 번째 전제다.


5. 다음 글에서 분석할 이야기

이번 글에서는 “같은 기준으로 뽑아도, 사업부별 성과 구조는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에 집중했다.

특히 경영지원처럼 저성과 비율이 높은 부서에서, 선발 기준과 실제 업무 사이의 미스매치를 의심해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 글에서는 한 발 더 들어가서, “그렇다면 이 인성·역량·적성 항목들 중에서, 어떤 조합이 고성과자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가?”를 데이터 분석 관점에서 다뤄보려고 한다.

성과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변수들을 탐색하고 로지스틱 회귀나 간단한 머신러닝 모델로 ‘고성과를 가장 잘 설명하는 조합’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보겠다.


허경필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5dfce605c7664e8


앞선 글에서 우리는 L사의 신입사원 919명을 한 덩어리로 묶어 분석해보았다.

“이 회사는 어떤 사람을 주로 뽑아왔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L사는 전반적으로 조직이해·팀워크·정서적 안정성과 기본 직무역량(전문성·언어·수리)이 고르게 높은 사람들을 선발해 왔다는 걸 확인했다. 대신 성실성과 외향성에서는 사람 간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번에는 질문을 바꿔보자

“그렇게 뽑은 사람들을 배치했을 때 성과 차이가 발생할까?”

만약 선발 기준이 모든 사업부의 실제 필요 역량을 잘 반영했다면, 사업부별 고성과·저성과 비율도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정말 그런지 확인해 보자.


1. 사업부별 성과 구조 : 경영지원의 성과는 왜 유난히 낮을까?


먼저 사업부별로 저성과자와 고성과자 비율을 나눠보자. 대략적인 구조는 이렇다.

ST(기술엔지니어)·SL(영업)·FI(파이낸스)는 고성과자 비율이 60%를 넘고 인원도 적지 않다. 입사 1년 차 성과 기준으로는 이들 사업부에서 고성과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ETC(기타) 팀은 고성과 비율이 70%가 넘는다. 다만 ‘기타’라는 이름 아래 어떤 직무들이 섞여 있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참고용 지표 정도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

AD(경영지원) 부서는 유일하게 저성과자 비율이 고성과자보다 높다. 타 사업부의 고성과자 비율이 60%대인 데 반해, 경영지원은 40%대에 머문다.

결과만 보면 경영지원은 다른 사업부보다 직원 성과가 낮은 조직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를 곧바로 ‘역량 부족’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선발 기준과 실제 업무·역할·평가 구조가 잘 맞물려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꾸는 편이 더 현실적이다.

“우리는 경영지원에 맞는 사람을 뽑은 걸까? 아니면 우리의 선발 방식이 경영지원에는 맞지 않는 걸까?”

아직은 가설에 가깝기에 다른 관점에서도 계속 분석을 진행해 보겠다.


2. 성별과 성과 : 성별에 따른 성과 차이는 있을까?

“그래도 ○○ 일은 남자가 좀 낫지 않나?”, “이런 업무는 여자가 더 꼼꼼하게 잘하더라.” 채용이나 실무 이야기를 할 때 현장에서 빠지지 않는 말들이다. 과연 L사의 데이터도 이런 통념을 뒷받침하고 있을까?

먼저 전체 조직을 기준으로, 성별과 성과(저성과/고성과)를 교차해서 살펴봤다.



결과는 의외로 단순하다. 남성과 여성 모두 고성과:저성과 비율이 대략 6:4로 비슷하게 나타난다. 눈에 띄게 어느 한쪽 성별의 성과가 더 좋다고 말할 수 있는 패턴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회사에서는 성별에 따라 성과 차이가 전혀 없다”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이 주장을 하려면 적어도 두 가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첫째, 지금 보고 있는 차이가 우연에 의한 결과가 아닌지를 통계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둘째, 전체를 한 덩어리로 본 결과뿐 아니라 사업부별로 나누어 보았을 때도 같은 양상이 유지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통해서만 “성별에 따른 성과 차이가 없다”는 말을 조금 더 근거 있게 할 수 있다.


2-1. 성별에 따른 성과 차이는 없다

데이터만 보면 남녀의 고성과:저성과 비율은 대략 6:4로 비슷하다. 숫자만 놓고 보면 “남녀 차이가 거의 없다”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게 ‘진짜로 차이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그렇게 나온 것’인지를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전 예로 한 번 생각해 보자. 동전을 10번 던졌는데 앞면이 7번 나왔다. 이때 “이 동전의 앞면이 나올 확률은 70%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정말로 앞면이 많이 나오도록 설계된 동전일 수도 있고, 그냥 일반 동전인데 우연히 앞면이 많이 나온 것일 수도 있다.

성별과 성과도 마찬가지다. 표에서 남성과 여성의 고성과 비율이 동일하게 보이더라도, 그 차이가 우연히 생긴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다른 집단이라고 봐야 할 만큼의 차이인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 “만약 남녀의 성과가 원래는 똑같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처럼 약간 차이가 나는 모습이 흔히 나올 수 있는 결과인지, 아니면 웬만해서는 나오기 어려운 결과인지?”

이럴 때 쓰는 도구가 통계적 검정이다.

이번 분석에서는 성별(남/여)과 성과(고성과/저성과)처럼 범주형(0/1) 데이터에 잘 맞는 방법인

카이제곱 검정을 사용했다. 성별과 성과 사이의 단순한 상관 정도는 point-biserial 상관계수로도 함께 확인했다.

먼저 가설을 세워보자

H0(귀무가설): 성별과 성과는 관련이 없다(독립이다). → 성별에 따른 고성과/저성과 비율은 같다.

H1(대립가설): 성별과 성과는 관련이 있다(독립이 아니다). → 성별에 따라 고성과/저성과 비율이 다르다.



이에 대한 분석 결과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의 핵심 내용만 해석해 보자

1) Point-biserial 상관 : r = -0.006 / p = 0.8523

→ 성별과 성과 사이에 눈에 띄는 선형 관계는 없다고 볼 수 있다.

2) 카이제곱검정 : Chi-square = 0.013 / p = 0.9097 (유의하지 않음)

p가 0.9로 성별과 성과는 관련이 없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할 수 없다. 즉 성별과 성과는 관련이 없다.

정리하면, 적어도 L사의 신입 채용·입사 1년 차 성과 데이터만 놓고 보면 성별은 성과를 설명하는 핵심 요인이 아니다. 성별을 기준으로 채용을 조정하면 안 되는 이유가 정책·윤리 차원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상으로도 실익이 없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성별과 사업부, 성과를 한꺼번에 놓고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그림이 보이기 시작한다.


2-2 경영지원에서만 나타나는 ‘역전’ 패턴



성별·사업부·성과를 함께 놓고 보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배치 구조다.

남성과 여성 모두 가장 많이 배치되는 곳은 ST(기술엔지니어)이고, 그다음으로 많이 배치되는 곳이 AD(경영지원)이다.



그런데 경영지원 부서 안에서 남녀 각각의 고성과·저성과 비율을 따로 보면, 앞에서 전체 조직 단위로 봤던 패턴과는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전체로 봤을 때는 남녀 간 성과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AD 안에서는 여성의 고성과 비율이 더 높게 나온다. 실제로 고성과자 기준으로 보면 여성은 약 55%, 남성은 약 35% 수준(조직 전체는 남녀 모두 60% 수준)이다.

그럼 이 차이는 과연 우연일까, 아니면 실제로 성별과 성과가 연결되어 있다고 봐야 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앞에서와 동일하게 카이제곱 검정을 경영지원 부서에 한정해 다시 적용했다.

귀무가설(H0): AD 사업부에서는 성별과 성과가 무관하다 (남녀의 고성과/저성과 비율이 같다)

대립가설(H1): AD 사업부에서는 성별과 성과가 관련이 있다 (남녀의 고성과/저성과 비율이 다르다)



검정 결과, p-value가 0.01(유의함)로 나왔다. 통상 사용하는 기준인 0.05보다 작기 때문에,

‘성별과 성과는 무관하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하고, ‘성별과 성과는 관련이 있다’는 대립가설을 지지할 수 있다.

즉, 경영지원 부서 안에서 나타나는 남녀 간 성과 차이는 단순한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검정 결과표에 함께 나오는 ‘기대도수’는 “만약 성별과 성과가 정말로 무관하다면, 각 칸에 어느 정도 인원이 들어가야 하는가?”를 나타내는 값이다. 지금 실제 데이터에서 관찰된 값과 이 기댓값의 차이가 충분히 커서, “우연한 변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바로 단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경영지원 안에서도 성별에 따라 직무/업무 난이도/리더/평가자/입사 시기/경력차이/성향 등 숨은 변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걸 더 명확히 이해하려면,

성별과 다른 변수(예: 성실성, 전문성, 문제해결 등) 간 교호작용을 포함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돌려보거나,

직무 난이도, 리더 유형, 평가 방식 같은 추가 변수를 새로 수집해 모델에 넣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금의 결과는, “경영지원이라는 직무의 역할과 현재 인력의 특성이 최적으로 매칭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데이터가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가까울 것이다.


3. 분석 인사이트

첫째, 공통 기준으로 뽑아도 부서별 성과는 다르다. 기술엔지니어링팀·영업팀·재무팀 같은 부서는 고성과자 비율이 60%를 넘는 반면, 경영지원은 저성과자 비율이 더 높다. 똑같은 채용 프로세스를 거친 신입들인데, 이건 단순히 “사람을 잘못 뽑았다”의 문제가 아니라, 채용–배치–온보딩–평가가 부서 특성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묻는 신호에 가깝다.

둘째, 성별 자체는 조직 전체의 성과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조직 전체로 보면 남성과 여성의 고성과:저성과 비율은 대략 6:4로 비슷하게 나타난다. 통계적으로 봐도 성별과 성과는 “관련이 없다”는 쪽에 가깝다. 성별을 기준으로 채용이나 배치를 조정하면 안 되는 이유가, 정책·윤리뿐 아니라 데이터 차원에서도 설득력이 약하다는 뜻이다.

셋째,그렇다고 해서 어디에도 차이가 없는 건 아니다. AD 내부에서는 여성 고성과자 비율이 남성보다 뚜렷하게 높게 나타나는 역전 패턴이 있다. 통계적으로도 우연이라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결국 이 분석이 말하는 메시지는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공통 인재상과 공통 선발 기준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일하는 부서·직무의 특성을 반영한 ‘팀별 기준’이 필요하다.


4. HR 실무자가 현장에서 체크해 볼 것

현업에서 분석을 하다 특정 팀에서만 새로운 패턴이 나온다고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이보다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 회사는 각 직무가 무슨 일을 하는지, 핵심 과업은 무엇인지 직무기술서로 정리되어 있는가?”

위 사례를 예로 들면 경영지원 직무라면, 실제 하는 일을 과업 단위로 쪼개 정리하고, 고성과자에게 공통적으로 보이는 역량·성향 프로파일을 직무기술서(JD, Job Description)에 담아두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이 정리가 되어 있어야 ‘팀별 맞춤형 선발 기준’도 설계가 가능해진다.

이 부분이 흐릿한 상태에서는 데이터에서 어떤 패턴이 보이더라도 “왜 그런지”까지 해석하기는 어렵다.

결국 이는 경영지원뿐만 아니라 모든 직무의 JD가 최신화되어 있고, 과업 단위까지 구체적으로 관리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팀별 맞춤형 채용 전략을 고민하기 전에, 각 직무가 어떤 일을, 어떤 기준으로 어떤 사람에게 맡기고 싶은지가 정의되어 있어야 한다. 이 정돈된 JD가 팀별 선발 전략의 가장 기본이자 첫 번째 전제다.


5. 다음 글에서 분석할 이야기

이번 글에서는 “같은 기준으로 뽑아도, 사업부별 성과 구조는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에 집중했다.

특히 경영지원처럼 저성과 비율이 높은 부서에서, 선발 기준과 실제 업무 사이의 미스매치를 의심해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 글에서는 한 발 더 들어가서, “그렇다면 이 인성·역량·적성 항목들 중에서, 어떤 조합이 고성과자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가?”를 데이터 분석 관점에서 다뤄보려고 한다.

성과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변수들을 탐색하고 로지스틱 회귀나 간단한 머신러닝 모델로 ‘고성과를 가장 잘 설명하는 조합’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보겠다.


허경필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5dfce605c7664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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