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와의 협상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단체협약(단협)과 임금협약(임협).
간단히 말해, 임협은 ‘얼마 줄까?’의 문제고, 단협은 ‘어떻게 일할까?’의 문제다.
임협이 주로 숫자 싸움이라면, 단협은 회사 운영 전반을 다루는 ‘룰 세팅’이다.
그래서 범위도 넓고, 합의점 찾기가 훨씬 어렵다.
요구안은 이~~~만큼
단협 시즌이 시작되면, 노조에서 요구사항이 한 아름 온다. 종이로 출력하면 한 뭉텅이, 스크롤로 보면 끝이 안 보인다.
읽어보면, 아… 이건 거의 다 거절해야 한다.
거절 실력은 매년 업그레이드된다.
초반엔 “곤란합니다” 정도였는데, 이젠 이렇게 고급스럽게 거절한다.
“회사 상황상 수용이 어렵습니다”
“관련 법령 및 내부 규정상 부합하지 않습니다”
“선례를 고려할 때 신중해야 합니다”
“다른 대안으로 논의하는 건 어떨까요?”
즉, ‘안 됩니다’를 최대한 부드럽고 예의 있게,
그러면서도 단호하게 전달하는 기술이 쌓였다.
(일상생활에서도 써먹는 중…ㅎ)
양보 없는 싸움
서로 ‘이건 안 돼’ 하는 항목들을 하나씩 지워가며 좁혀가지만, 끝에는 양측이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요구들이 남는다.
그리고 그 지점이 바로 가장 뜨거운 협상의 핵심이다.
“이것만 풀리면 끝인데…” 하는 순간, 조합은 단체행동 절차에 돌입한다.
문서 잔뜩 모아 노동위원회에 제출 → 결렬 선언 → 조합은 파업권 확보.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파업권이 생기면 회사는 보고의 늪에 빠진다. 회의 자료(PPT)를 매번 업데이트하고 단어 하나, 뉘앙스 하나 수정하느라 회의 전날 하루 종일 작업한다. 정작 협상보다 이 보고 작업이 더 머리 아프다.
그러다 문득 달력을 보면, 6개월이 훌쩍 지나 있다. 양측이 한 발씩만 양보하면 될 것 같은데, 그 한 발이 끝까지 안 나온다. 그렇게 지지부진한 협상이 계속된다.
그래도 끝은 있기 마련이다.
소위 존버를 힘들어하는 어느 한쪽이 손을 내밀면,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얼른 잡아 마무리한다. 누가 누가 더 오래 버티냐다.
협약서 만들고, 서명하고, 사진 찍고, 노동청에 신고하고… 드디어 진짜 끝!
하지만, 2년 금방 돌아온다.
게다가 임협은 매년 한 번.
결국 내 인생은 협상의 연속이다.
이런 단협 과정을 매번 겪다 보면, 몇 가지 정책적 아쉬움이 생긴다.
1. 단협과 임협 병행 제한
지금처럼 단협과 임협이 시기를 겹쳐 진행되면, 회사와 노조 모두 피로도가 폭발한다.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나야 함)
법적으로 교섭 기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있다면 효율성이 올라갈 텐데.
2. 파업 전 ‘의무 중재’ 제도 강화
파업권 확보 전, 노사 모두 참여하는 실질적 중재 절차를 강화하면 불필요한 장기 협상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3. 협상 교육 프로그램 확대
노조 간부와 사측 담당자 모두를 위한 협상 및 대화 훈련 프로그램이 의무 교육으로 정착되면, 감정싸움이 줄어들 텐데.
노조와 회사 모두, 결국은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는 같다.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이 덜 지루하고, 덜 소모적으로 바뀌면 누구나 조금은 웃으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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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의 협상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단체협약(단협)과 임금협약(임협).
간단히 말해, 임협은 ‘얼마 줄까?’의 문제고, 단협은 ‘어떻게 일할까?’의 문제다.
임협이 주로 숫자 싸움이라면, 단협은 회사 운영 전반을 다루는 ‘룰 세팅’이다.
그래서 범위도 넓고, 합의점 찾기가 훨씬 어렵다.
요구안은 이~~~만큼
단협 시즌이 시작되면, 노조에서 요구사항이 한 아름 온다. 종이로 출력하면 한 뭉텅이, 스크롤로 보면 끝이 안 보인다.
읽어보면, 아… 이건 거의 다 거절해야 한다.
거절 실력은 매년 업그레이드된다.
초반엔 “곤란합니다” 정도였는데, 이젠 이렇게 고급스럽게 거절한다.
“회사 상황상 수용이 어렵습니다”
“관련 법령 및 내부 규정상 부합하지 않습니다”
“선례를 고려할 때 신중해야 합니다”
“다른 대안으로 논의하는 건 어떨까요?”
즉, ‘안 됩니다’를 최대한 부드럽고 예의 있게,
그러면서도 단호하게 전달하는 기술이 쌓였다.
(일상생활에서도 써먹는 중…ㅎ)
양보 없는 싸움
서로 ‘이건 안 돼’ 하는 항목들을 하나씩 지워가며 좁혀가지만, 끝에는 양측이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요구들이 남는다.
그리고 그 지점이 바로 가장 뜨거운 협상의 핵심이다.
“이것만 풀리면 끝인데…” 하는 순간, 조합은 단체행동 절차에 돌입한다.
문서 잔뜩 모아 노동위원회에 제출 → 결렬 선언 → 조합은 파업권 확보.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파업권이 생기면 회사는 보고의 늪에 빠진다. 회의 자료(PPT)를 매번 업데이트하고 단어 하나, 뉘앙스 하나 수정하느라 회의 전날 하루 종일 작업한다. 정작 협상보다 이 보고 작업이 더 머리 아프다.
그러다 문득 달력을 보면, 6개월이 훌쩍 지나 있다. 양측이 한 발씩만 양보하면 될 것 같은데, 그 한 발이 끝까지 안 나온다. 그렇게 지지부진한 협상이 계속된다.
그래도 끝은 있기 마련이다.
소위 존버를 힘들어하는 어느 한쪽이 손을 내밀면,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얼른 잡아 마무리한다. 누가 누가 더 오래 버티냐다.
협약서 만들고, 서명하고, 사진 찍고, 노동청에 신고하고… 드디어 진짜 끝!
하지만, 2년 금방 돌아온다.
게다가 임협은 매년 한 번.
결국 내 인생은 협상의 연속이다.
이런 단협 과정을 매번 겪다 보면, 몇 가지 정책적 아쉬움이 생긴다.
1. 단협과 임협 병행 제한
지금처럼 단협과 임협이 시기를 겹쳐 진행되면, 회사와 노조 모두 피로도가 폭발한다.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나야 함)
법적으로 교섭 기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있다면 효율성이 올라갈 텐데.
2. 파업 전 ‘의무 중재’ 제도 강화
파업권 확보 전, 노사 모두 참여하는 실질적 중재 절차를 강화하면 불필요한 장기 협상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3. 협상 교육 프로그램 확대
노조 간부와 사측 담당자 모두를 위한 협상 및 대화 훈련 프로그램이 의무 교육으로 정착되면, 감정싸움이 줄어들 텐데.
노조와 회사 모두, 결국은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는 같다.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이 덜 지루하고, 덜 소모적으로 바뀌면 누구나 조금은 웃으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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