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이 쌓이던 시간
어느 날 팀장님께서 외근 중에 연락을 주셨다.
“어 ~ OO대리~ 지금 밖이지? 내일 오전에 오래간만에 차 한잔이나 하자~.”
매일 얼굴을 보는데 갑자기 왜 따로 보자고 하실까 싶었지만,
별다른 생각 없이 “알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무렵의 나는 비교적 안정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업무는 큰 흔들림 없이 돌아가고 있었고, 사내강사 활동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었다.
‘이제 좀 익숙해졌다’는 감각이 들던 시기였다.
눈에 띄는 성과보다는,
하루하루 쌓이는 리듬과 신뢰가 중요해 보이던 시간이었다.
뜻밖의 오퍼
다음 날, 근처 커피숍에서 팀장님과 둘이 마주 앉았다. 조금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팀장님이 먼저 말을 꺼내셨다.
“혹시 교육팀에 관심 있어?”
“네? 갑자기요…?”
실은 교육팀에서 팀장님께 먼저 연락이 왔고, 나를 팀으로 데리고 오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했다.
그래서 내 의사를 한번 물어보고 싶어 겸사겸사 차 한 잔을 제안하셨다는 말씀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교육팀에 가야겠다’는 강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영업 일을 하면서 업무 외적으로 내가 겪은 이야기들을 신규 입사자나 주변 구성원들과 나누는 일이 좋았고,
회사의 장점과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을 이야기하는 게 즐거웠다.
그래서 누군가 “교육 쪽에 어울리는 것 같다”라고 말해주면,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 정도의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직접 이야기를 듣고 나니, 잠시 마음이 흔들리긴 했다.
‘다른 일도 해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아직은 이곳에…
그때 팀장님이 말을 이으셨다.
“난 OO대리가 정말 하고 싶다면 보내주고 싶어. 근데 지금 여기서도 잘하고 있고,
배워야 할 것도 아직 많아 보여. 거기 가면 또 처음부터 배워야 하고 시간이 꽤 걸릴 수도 있잖아.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고는 웃으면서 덧붙이셨다.
“아니, 그냥 더 있어~조금만 더 배우고 가.”
이상하게도 그 말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래! 지금은 내가 주도적으로 맡고 있는 일도 있고, 여기서 더 배워야 할 것도 많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나중에 정말 제가 해보고 싶어지면 그때 다시 이야기해도 될까요?”
팀장님은 웃으며 말했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
그 말은 격려이기도 했고,
조금은 미래를 열어둔 약속 같기도 했다.
나는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 파이팅 넘치게,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시간, 그리고 찾아온 변화의 시작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어떤 자리에서든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면
그건 결코 나 혼자만의 힘은 아니었다.
그중에서도 입사 초기에 만났던 팀장님은 내가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 분이었다.
항상 먼저 웃으며 인사해 주셨고, 누구보다 먼저 움직이셨으며, 구성원 개개인의 고민을 들으려 애쓰셨다.
담당자들의 판단을 쉽게 의심하지 않았고, 본인이 더 많이 안다는 이유로 지시부터 하는 분도 아니었다.
대신, 왜 이 일이 필요한지 설명했고 결정의 무게를 담당자에게 맡기되 뒤에서는 늘 지지해 주셨다.
기회가 되면 구성원들과 자주 소통하려 했고, 그 태도가 형식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신뢰에 보답하고 싶어서 더 열심히 일했다.
팀을 위해서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나 스스로를 위해서였다.
문득 이런 말이 떠올랐다.
조직은 결국 리더의 그림자라는 말.
그 팀에서의 경험을 통해 나는 ‘일을 잘해야 한다’는 기준보다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아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2018년 그동안 팀을 이끌어 오셨던 팀장님께서는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시게 되었다.
익숙했던 팀의 시간이 그렇게 마무리되었고 나 역시 본부에서 근무한 지 6년 만에
또 다른 환경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 변화는 내가 미리 계획했던 선택은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반드시 거쳐야 했던 과정이었다.
그때 가지 못했던 자리는 실패도, 거절도 아니었다.
다만,
그 시점의 내가 서 있어야 할 자리가 거기가 아니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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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없이 쌓이던 시간
어느 날 팀장님께서 외근 중에 연락을 주셨다.
“어 ~ OO대리~ 지금 밖이지? 내일 오전에 오래간만에 차 한잔이나 하자~.”
매일 얼굴을 보는데 갑자기 왜 따로 보자고 하실까 싶었지만,
별다른 생각 없이 “알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무렵의 나는 비교적 안정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업무는 큰 흔들림 없이 돌아가고 있었고, 사내강사 활동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었다.
‘이제 좀 익숙해졌다’는 감각이 들던 시기였다.
눈에 띄는 성과보다는,
하루하루 쌓이는 리듬과 신뢰가 중요해 보이던 시간이었다.
뜻밖의 오퍼
다음 날, 근처 커피숍에서 팀장님과 둘이 마주 앉았다. 조금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팀장님이 먼저 말을 꺼내셨다.
“혹시 교육팀에 관심 있어?”
“네? 갑자기요…?”
실은 교육팀에서 팀장님께 먼저 연락이 왔고, 나를 팀으로 데리고 오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했다.
그래서 내 의사를 한번 물어보고 싶어 겸사겸사 차 한 잔을 제안하셨다는 말씀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교육팀에 가야겠다’는 강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영업 일을 하면서 업무 외적으로 내가 겪은 이야기들을 신규 입사자나 주변 구성원들과 나누는 일이 좋았고,
회사의 장점과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을 이야기하는 게 즐거웠다.
그래서 누군가 “교육 쪽에 어울리는 것 같다”라고 말해주면,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 정도의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직접 이야기를 듣고 나니, 잠시 마음이 흔들리긴 했다.
‘다른 일도 해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아직은 이곳에…
그때 팀장님이 말을 이으셨다.
“난 OO대리가 정말 하고 싶다면 보내주고 싶어. 근데 지금 여기서도 잘하고 있고,
배워야 할 것도 아직 많아 보여. 거기 가면 또 처음부터 배워야 하고 시간이 꽤 걸릴 수도 있잖아.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고는 웃으면서 덧붙이셨다.
“아니, 그냥 더 있어~조금만 더 배우고 가.”
이상하게도 그 말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래! 지금은 내가 주도적으로 맡고 있는 일도 있고, 여기서 더 배워야 할 것도 많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나중에 정말 제가 해보고 싶어지면 그때 다시 이야기해도 될까요?”
팀장님은 웃으며 말했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
그 말은 격려이기도 했고,
조금은 미래를 열어둔 약속 같기도 했다.
나는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 파이팅 넘치게,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시간, 그리고 찾아온 변화의 시작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어떤 자리에서든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면
그건 결코 나 혼자만의 힘은 아니었다.
그중에서도 입사 초기에 만났던 팀장님은 내가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 분이었다.
항상 먼저 웃으며 인사해 주셨고, 누구보다 먼저 움직이셨으며, 구성원 개개인의 고민을 들으려 애쓰셨다.
담당자들의 판단을 쉽게 의심하지 않았고, 본인이 더 많이 안다는 이유로 지시부터 하는 분도 아니었다.
대신, 왜 이 일이 필요한지 설명했고 결정의 무게를 담당자에게 맡기되 뒤에서는 늘 지지해 주셨다.
기회가 되면 구성원들과 자주 소통하려 했고, 그 태도가 형식이 아니라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신뢰에 보답하고 싶어서 더 열심히 일했다.
팀을 위해서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나 스스로를 위해서였다.
문득 이런 말이 떠올랐다.
조직은 결국 리더의 그림자라는 말.
그 팀에서의 경험을 통해 나는 ‘일을 잘해야 한다’는 기준보다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아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2018년 그동안 팀을 이끌어 오셨던 팀장님께서는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시게 되었다.
익숙했던 팀의 시간이 그렇게 마무리되었고 나 역시 본부에서 근무한 지 6년 만에
또 다른 환경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 변화는 내가 미리 계획했던 선택은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반드시 거쳐야 했던 과정이었다.
그때 가지 못했던 자리는 실패도, 거절도 아니었다.
다만,
그 시점의 내가 서 있어야 할 자리가 거기가 아니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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