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PT 기획 파트 회고(2) – 솝커톤



SOPT 엔 기획,디자인,안드,IOS,웹,서버 파트가 모여 무박 이틀동안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고 발표하는 ‘솝커톤’이란 행사가 있다. 세미나의 절반이 끝난 후에 진행되는거라 그동안 세미나에서 배운 것을 직접 응용하고, 다른 파트와 첫 협업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바로 참가 신청을 했다.



‘중독’에 대한 어플을 무박 이틀동안 만드세요

나는 2조(안드로이드 어플) 팀에 기획자로 배정이 됐다. 기획 OB인 오빠가 나와 같은 기획자 + 조장이었다. 난 플젝 경험이 많지만 실제 개발자/디자이너들과 소통하는건 처음이라 실수할까봐 굉장히 긴장됐다. 거기에 조장 오빠+ 다른 2명빼고 다 모르는 사람이라 더 그랬다.

무슨 주제로 서비스를 만들지는 당일에 공개되는거라 예상을 할 수 없었다.



주제는 중독… 너무 어려운 주제라 아직도 기억이 난다. 말이 무박 이틀이지 토요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일요일 오전 9시까지 모든게 이루어져야한다. 그래서 다같이 기획 회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약 16시간 안에 기획 + 디자인 + 개발 + PPT 발표가 다 이루어져야한다. 그래서 기획파트가 할 일은

‘창의적인, 좋은 기획 아이디어 내기’ (도 좋지만)

‘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 내고 팀원들의 의견 정리하고, 진행하기’ (이게 더 중요함)

이랬다. 16시간 안에 어떻게 세상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드는가? 절대 불가능하다. 카카오톡 이런 것도 몇달에 거쳐서 겨우 만들 수 있다.

디자인, 개발 파트가 빨리 만들 수 있게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내야했다.

실제로 지금껏 한 솝커톤에서 만든 서비스들도 ‘비교적’ 간단한거다.

그리고 다같이 기획회의를 할 수 밖에 없어서 이들의 의견도 다 수렴하면서 정리를 하고, 합의점을 찾아야했다.

우리팀 9명 모두 아이디어를 내는데 굉장히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기획 회의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었다. 나는 여기서 회의를 원할하게 진행하고, 의견을 정리하고, 결론을 내는 것,

최대한 빨리 기획을 끝내고 디자인/개발 파트가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것, 이것이 기획파트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이거 정말 중요한데… 16시간만 진행되는 솝커톤에선 특히나 그렇다)

(기획이 끝나야 디자인을 할 수 있고, 디자인이 끝나야 개발을 할 수 있기 때문)

(아무리 좋은 기획이어도 구현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나는 이모지로 그날 흡연을 하면 한 번 터치해서 이모지 하나가 생기고, 금연하면 지우고 날짜별로 합산해서 중독지수 알려주는걸 기획했다. 다들 좀 비슷했던 거 같다.



칭찬에 중독되는건 어때?

정말 많은 얘기를 했었다. 중독의 정의가 뭔지, 중독을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볼 지, 중독을 강화 혹은 약화시킬 것인지…

중독 컬렉터 vs 중독 체킹 투표를 하다가 갑자기 개발 파트분이 ‘칭찬 중독은 어때?’란 말을 꺼내서 이쪽으로 몰두하기 시작했다.

“우리 칭찬 중독은 어때? 칭찬 미션을 수행하면 ‘참 잘했어요’ 이런식으로 보상을 줘서 칭찬에 중독되게 하는거야!”

“헐 그거 좋은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한다는 속담도 있잖아. 고래 이미지도 쓰면 좋을거 같아!”

“칭찬 미션을 수행못하면 ‘자꾸 이럴거면 나 화날고래’ ‘자꾸 이럴고래?’ 이런식으로 재밌게 팝업창 띄우면 재밌겠는데?”

“칭찬 미션을 성공하면 ‘참 잘했고래!’ 이런식으로 동기부여를 해주는거야. 그럼 칭찬에 중독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럼 하는김에 칭찬 랭킹도 추가하자! 내가 누구한테, 얼마나 칭찬을 했는지 순위를 보여주는거야. 그럼 칭찬에 중독될 수 있게 만들수있을거 같아!”

(실제 대화 내용임)

(지금 생각해보면 16시간 안에 어쩜 이리 좋은 아이디어를 냈는지 의문임)

(대단한 사람들)

갑자기 칭찬과 고래에 꽂힌 우리는 매일 매일 칭찬미션을 주고, 칭찬을 수행해서 칭찬에 중독되는 어플을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10명이서 들어갈 기능들을 세부적으로 짜기 시작했다.

사실 이때 엄청 위축됐었다. 다른 파트원들이 아이디어를 잘 내는데 비해, 나는 기획 파트원으로서 아이디어를 잘 못낸거 같아서… 다른 파트원이 나보다 아이디어를 잘 내는거 같아서 현타도 많이 왔었는데 극복을 한 건 나중의 일이다.

“00기능 가능해? 이유는 이래” -기획

“00기능 넣고 싶은데, 이유는 이렇거든. 가능해?” -기획

“응응 가능해 ” – 개발

“아 그거 다른 형식으로는 가능할 거같은데” – 개발

“일단 해볼게!!” – 개발

“그 기능은 00다이얼로그로 표현하면 될거 같아, 한번 만들어볼게” -디자인

“그거 클라가 아니라 서버가 하는거야. 우리가 할게. 잠시만” – 서버

기능을 짜는데 이 말의 연속이었다. (앱잼 땐 더 많이함…) 아무래도 16시간 내에 구현이 가능한지가 젤 중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거 같다

그리고 전에 안드로이드를 조금 공부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그런지 클라들한테 ’00기능 가능해요?’라고 묻는게 좀 수월했던거 같다. 아무래도 개발 경험이 있어야 기획에도 도움이 된다는걸 여기서 체감한 거 같다.


남은 10시간 이내에 뷰를 그리고, 개발을 하시오

여차저차해서 드디어 어떤 어플을 만들지 기획이 끝났다. 시간은 오후 9시쯤. 발표까지 남은 시간은 약 10시간이었다. 10시간 이내에 뷰 제작과 개발, ppt제작이 다 끝내야했다.

이때 기획파트가 할 일은



이런 과제 수행은 기본이고


1. 더미데이터 만들기

– 매일 하루에 한번씩 유저가 수행할 칭찬 미션을을 준다.

– 성공한 미션 횟수에 따라 레벨업이 된다.

-칭찬을 성공 및 실패했을 때 팝업창이 다 다르다.

칭찬 미션 문구, 칭찬 미션 설명 문구, 레벨명, 미션 성공/실패 문구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어플의 컨셉도 달라진다.

이렇게 어플에 필요한 데이터를 ‘더미데이터’라고 한다. 기획단은 필수적으로 할 일이다. 이걸 빨리 정해서 서버한테 넘겨줘야 개발에 차질이 없다. 원활한 데이터 공유를 위해선 우린 따로 팀 구글 드라이브를 만들어서 스프레드시트와 워드로 자료를 공유했다.

실제론 sopt는 협업툴을 굉장히 많이쓴다. 구글 드라이브는 기본 중의 기본임!



2. 진행 상황 공유하기

디자인, 안드로이드, 서버 파트원들과 다같이 제시간 내에 협업을 해야한다. 기획 파트는 보통 ‘앱 서비스 기획’ + ‘조직 운영’을 같이한다. 팀의 리더인 PM이 서비스 기획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비스 기획뿐만 아니라 팀이 잘 돌아가도록 관리를 해야한다.

기획파트가 하는 일 = 서비스 기획 + 팀 기획

이라 보면된다. (앱잼 후기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그래서 중간 중간에 조장과 함께 다들 과제는 냈는지, 구현이 어려운 기능이 있는지, 진행 상황은 어떤지, 아침 9시까지 다 가능한지를 파악해야했다. 어려운 기능이 있다면 쉽게 수정하거나 삭제하면 되니까. 어떻게든 아침 9시까지 모든걸 끝마쳐야했다

“지금 상황 어때요? 공유해봐요” 이 말을 한시간에 한번씩 한거 같다. 발표 시간이 다 와갔을 때 안드 파트원들한테 “시연연상 나왔어요?”라고 계속 물었어서 굉장히 미안했다 ㅜㅜ



3. 이슈 처리하기

“기획단!! 이거 이렇게 되는거 맞아요 ??”

이건 정말 기획파트로서 귀에 피가 날정도로 정말 많이 듣는 말이다. 개발은 모든 변수를 다 고려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기능이 세부적으로 정해져 있어야한다.

ex) 기획자 : ~~한 기능이 있는 버튼을 넣자!

개발자 : 그 버튼을 누르지 않았을 때, 혹은 00상황에서 버튼을 누르면 어떻게 되는거야? 정확히 말해줘

기획자들이 꼼꼼하게 기능을 다 설정해도 꼭 저런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솝커톤 때도 마찬가지다. 개발 파트원들이 질문을 하면 기능을 더 세부적으로 짠 다음에 이슈를 처리해야했다. 기획자는 기능을 굉장히 세부적으로 설정해야 개발할 때 덜 혼란스럽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


4. PPT 제작 및 발표 준비하기

팀원들과 힘들게 만든 어플을 모두 앞에서 발표해야한다. 그래서 기획 의도/서비스 소개/뷰 및 기능소개/어플의 효과 등을 준비해야했다. 아무리 단기간에 기획한거라 할지라도 기획에 정당성/근거를 부여하는게 우리의 일이었다.



16시간 안에 어플을 만든다는거 자체가 그냥 미친 짓이었다

나는 내가 협업 역량이 크다고 생각했다. 팀장도 몇 번 해봤고, 성공적인 플젝도 해봤으니까… 하지만 개발자/디자이너와 기획자로서 같이 일하는건 처음이었기에 정말 부족한 것이 많았다.

기획회의 중간에 설명을 잘 못하고, 아이디어도 잘 못내서 현타도 오고… 너무 피곤해서 말귀도 가끔 못알아먹고 ㅜㅜㅜ ppt도 제대로 잘 못만들어서 조장이 수정하게 만들고…

엄청 자괴감 들고 굉장히 스스로 위축되었다.

노션으로 서비스 소개 및 팀원소개 및 준비과정 만들기를 한다던가(다른 팀원들은 다 바빠서 못함) 발표 대본 작성, ppt만들기, pm이 화장실 갔을 때 회의 진행하기 등등.. 이런 자잘한거를 다른 파트원이 해서 어플 제작을 못하는 것보단 내가 하는게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기여도가 크진 않았지만 어떻게든 할 일을 찾아서 했던거 같다

처음이라 실수했단 자괴감 + 정신없음 + 졸림 +잠 한숨도 못잠

혼란의 연속이었던 거 같다. 하지만 1-4번을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발표시간이 다가왔다.


아무튼 탄생한 ‘칭찬할고래’



일상에 자연스러운 칭찬 습관 더하기, ‘칭찬할고래’

10명 모두 잠을 한 숨도 못잤다. 16시간 사투 끝에 드디어 ‘칭찬할고래’가 나왔고, 발표 시간이 왔다. 내가 발표 대본을 작성했지만 조장은 발표를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시연연상도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발표 차례가 와서 그냥 하기로했다.

그런데 발표 직전에 갑자기 ppt가 에러가 났다. ppt 에러가 나지 않은 노트북을 찾느라 시간은 지연되고, 이와중에 계속 에러가 났다. 임원진은 시간 계속 가고있다고 안내하고…

이런 혼란스러운 와중에 시연 영상이 완성됐고, 동시에 pm의 노트북에서도 ppt 에러가 나지 않았다. 타이밍의 신이 있다면 이날 우리를 도운게 아닐까 싶다.

정말 다행히 발표는 무사히 끝냈고, 시연도 할 수 있었다


수고했고래


빌린 공간의 대여 시간이 끝나서 나가면서 노트북을 들고 핫스팟을 연결한채 시상식을 봤었다. 그런데 3등이어가지고 다들 소리지르고 난리쳤던거 같닼ㅋㅋㅋㅋㅋ 공간 주인이 와서 무슨 일이냐고 묻자 ‘저희 3등했어요!!!’하니까 축하해주시곸ㅋㅋ

엘리베이터 앞에서 조장이 노트북에 가까이가서 수상소감 말하곸ㅋㅋ다들 노트북 붙잡고 난리치곸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엘베앞에서 뭐하는 건가 싶었지만 굉장히 재밌고 기뻤다



기획자로서의 첫 걸음, 솝커톤

이틀 후 우리는 다같이 모여 회포를 풀고 회고를 했다. 다들 정말 착했던게..

다들 ‘내가 너무 부족해서 미안했다’ ‘팀원들이 이래줘서 고마웠다’ ‘내가 팀원한테 이래서 미안했다’ 등등 이 말 밖에 안했다. 나도 ‘기획자로서 많이 부족하고, 기여를 많이 못한거 같아서 미안했다’고 하니까 아니라고, 정말 잘했다고 말해준 우리 팀원들 ㅜㅜㅜ 확실히 빡센 1,2차를 거치고 합격한 사람들이라 그런가… 협업에 굉장히 능숙하면서 착한 사람들임을 알았다.

후에 우리 칭찬할고래팀은 앱잼이 끝난 후 ‘출시’를 하기 위해 다시 모이게 된다.

방금 전까지 출시를 위해 pm님과 통화한건 굉장한 tmi….

솝커톤은 기획자로서의 첫 걸음이었다. 세미나를 통해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을 배웠다면, 솝커톤에서 기획한 것을 ‘어떻게 함께 만들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굉장히 허둥댔고, 실수도 많았지만 많이 배웠고, 사람을 얻었고 성장할 수 있었다. 파트 상관없이 yb들은 반드시 솝커톤에 참여하길!!!

SOPT 27기 기획파트 세번째, 기획 경선 후기로 넘어갑시다


김두식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songhyun88



SOPT 엔 기획,디자인,안드,IOS,웹,서버 파트가 모여 무박 이틀동안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고 발표하는 ‘솝커톤’이란 행사가 있다. 세미나의 절반이 끝난 후에 진행되는거라 그동안 세미나에서 배운 것을 직접 응용하고, 다른 파트와 첫 협업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바로 참가 신청을 했다.



‘중독’에 대한 어플을 무박 이틀동안 만드세요

나는 2조(안드로이드 어플) 팀에 기획자로 배정이 됐다. 기획 OB인 오빠가 나와 같은 기획자 + 조장이었다. 난 플젝 경험이 많지만 실제 개발자/디자이너들과 소통하는건 처음이라 실수할까봐 굉장히 긴장됐다. 거기에 조장 오빠+ 다른 2명빼고 다 모르는 사람이라 더 그랬다.

무슨 주제로 서비스를 만들지는 당일에 공개되는거라 예상을 할 수 없었다.



주제는 중독… 너무 어려운 주제라 아직도 기억이 난다. 말이 무박 이틀이지 토요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일요일 오전 9시까지 모든게 이루어져야한다. 그래서 다같이 기획 회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약 16시간 안에 기획 + 디자인 + 개발 + PPT 발표가 다 이루어져야한다. 그래서 기획파트가 할 일은

‘창의적인, 좋은 기획 아이디어 내기’ (도 좋지만)

‘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 내고 팀원들의 의견 정리하고, 진행하기’ (이게 더 중요함)

이랬다. 16시간 안에 어떻게 세상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드는가? 절대 불가능하다. 카카오톡 이런 것도 몇달에 거쳐서 겨우 만들 수 있다.

디자인, 개발 파트가 빨리 만들 수 있게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내야했다.

실제로 지금껏 한 솝커톤에서 만든 서비스들도 ‘비교적’ 간단한거다.

그리고 다같이 기획회의를 할 수 밖에 없어서 이들의 의견도 다 수렴하면서 정리를 하고, 합의점을 찾아야했다.

우리팀 9명 모두 아이디어를 내는데 굉장히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기획 회의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었다. 나는 여기서 회의를 원할하게 진행하고, 의견을 정리하고, 결론을 내는 것,

최대한 빨리 기획을 끝내고 디자인/개발 파트가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것, 이것이 기획파트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이거 정말 중요한데… 16시간만 진행되는 솝커톤에선 특히나 그렇다)

(기획이 끝나야 디자인을 할 수 있고, 디자인이 끝나야 개발을 할 수 있기 때문)

(아무리 좋은 기획이어도 구현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나는 이모지로 그날 흡연을 하면 한 번 터치해서 이모지 하나가 생기고, 금연하면 지우고 날짜별로 합산해서 중독지수 알려주는걸 기획했다. 다들 좀 비슷했던 거 같다.



칭찬에 중독되는건 어때?

정말 많은 얘기를 했었다. 중독의 정의가 뭔지, 중독을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볼 지, 중독을 강화 혹은 약화시킬 것인지…

중독 컬렉터 vs 중독 체킹 투표를 하다가 갑자기 개발 파트분이 ‘칭찬 중독은 어때?’란 말을 꺼내서 이쪽으로 몰두하기 시작했다.

“우리 칭찬 중독은 어때? 칭찬 미션을 수행하면 ‘참 잘했어요’ 이런식으로 보상을 줘서 칭찬에 중독되게 하는거야!”

“헐 그거 좋은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한다는 속담도 있잖아. 고래 이미지도 쓰면 좋을거 같아!”

“칭찬 미션을 수행못하면 ‘자꾸 이럴거면 나 화날고래’ ‘자꾸 이럴고래?’ 이런식으로 재밌게 팝업창 띄우면 재밌겠는데?”

“칭찬 미션을 성공하면 ‘참 잘했고래!’ 이런식으로 동기부여를 해주는거야. 그럼 칭찬에 중독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럼 하는김에 칭찬 랭킹도 추가하자! 내가 누구한테, 얼마나 칭찬을 했는지 순위를 보여주는거야. 그럼 칭찬에 중독될 수 있게 만들수있을거 같아!”

(실제 대화 내용임)

(지금 생각해보면 16시간 안에 어쩜 이리 좋은 아이디어를 냈는지 의문임)

(대단한 사람들)

갑자기 칭찬과 고래에 꽂힌 우리는 매일 매일 칭찬미션을 주고, 칭찬을 수행해서 칭찬에 중독되는 어플을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10명이서 들어갈 기능들을 세부적으로 짜기 시작했다.

사실 이때 엄청 위축됐었다. 다른 파트원들이 아이디어를 잘 내는데 비해, 나는 기획 파트원으로서 아이디어를 잘 못낸거 같아서… 다른 파트원이 나보다 아이디어를 잘 내는거 같아서 현타도 많이 왔었는데 극복을 한 건 나중의 일이다.

“00기능 가능해? 이유는 이래” -기획

“00기능 넣고 싶은데, 이유는 이렇거든. 가능해?” -기획

“응응 가능해 ” – 개발

“아 그거 다른 형식으로는 가능할 거같은데” – 개발

“일단 해볼게!!” – 개발

“그 기능은 00다이얼로그로 표현하면 될거 같아, 한번 만들어볼게” -디자인

“그거 클라가 아니라 서버가 하는거야. 우리가 할게. 잠시만” – 서버

기능을 짜는데 이 말의 연속이었다. (앱잼 땐 더 많이함…) 아무래도 16시간 내에 구현이 가능한지가 젤 중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거 같다

그리고 전에 안드로이드를 조금 공부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그런지 클라들한테 ’00기능 가능해요?’라고 묻는게 좀 수월했던거 같다. 아무래도 개발 경험이 있어야 기획에도 도움이 된다는걸 여기서 체감한 거 같다.


남은 10시간 이내에 뷰를 그리고, 개발을 하시오

여차저차해서 드디어 어떤 어플을 만들지 기획이 끝났다. 시간은 오후 9시쯤. 발표까지 남은 시간은 약 10시간이었다. 10시간 이내에 뷰 제작과 개발, ppt제작이 다 끝내야했다.

이때 기획파트가 할 일은



이런 과제 수행은 기본이고


1. 더미데이터 만들기

– 매일 하루에 한번씩 유저가 수행할 칭찬 미션을을 준다.

– 성공한 미션 횟수에 따라 레벨업이 된다.

-칭찬을 성공 및 실패했을 때 팝업창이 다 다르다.

칭찬 미션 문구, 칭찬 미션 설명 문구, 레벨명, 미션 성공/실패 문구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어플의 컨셉도 달라진다.

이렇게 어플에 필요한 데이터를 ‘더미데이터’라고 한다. 기획단은 필수적으로 할 일이다. 이걸 빨리 정해서 서버한테 넘겨줘야 개발에 차질이 없다. 원활한 데이터 공유를 위해선 우린 따로 팀 구글 드라이브를 만들어서 스프레드시트와 워드로 자료를 공유했다.

실제론 sopt는 협업툴을 굉장히 많이쓴다. 구글 드라이브는 기본 중의 기본임!



2. 진행 상황 공유하기

디자인, 안드로이드, 서버 파트원들과 다같이 제시간 내에 협업을 해야한다. 기획 파트는 보통 ‘앱 서비스 기획’ + ‘조직 운영’을 같이한다. 팀의 리더인 PM이 서비스 기획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비스 기획뿐만 아니라 팀이 잘 돌아가도록 관리를 해야한다.

기획파트가 하는 일 = 서비스 기획 + 팀 기획

이라 보면된다. (앱잼 후기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그래서 중간 중간에 조장과 함께 다들 과제는 냈는지, 구현이 어려운 기능이 있는지, 진행 상황은 어떤지, 아침 9시까지 다 가능한지를 파악해야했다. 어려운 기능이 있다면 쉽게 수정하거나 삭제하면 되니까. 어떻게든 아침 9시까지 모든걸 끝마쳐야했다

“지금 상황 어때요? 공유해봐요” 이 말을 한시간에 한번씩 한거 같다. 발표 시간이 다 와갔을 때 안드 파트원들한테 “시연연상 나왔어요?”라고 계속 물었어서 굉장히 미안했다 ㅜㅜ



3. 이슈 처리하기

“기획단!! 이거 이렇게 되는거 맞아요 ??”

이건 정말 기획파트로서 귀에 피가 날정도로 정말 많이 듣는 말이다. 개발은 모든 변수를 다 고려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기능이 세부적으로 정해져 있어야한다.

ex) 기획자 : ~~한 기능이 있는 버튼을 넣자!

개발자 : 그 버튼을 누르지 않았을 때, 혹은 00상황에서 버튼을 누르면 어떻게 되는거야? 정확히 말해줘

기획자들이 꼼꼼하게 기능을 다 설정해도 꼭 저런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솝커톤 때도 마찬가지다. 개발 파트원들이 질문을 하면 기능을 더 세부적으로 짠 다음에 이슈를 처리해야했다. 기획자는 기능을 굉장히 세부적으로 설정해야 개발할 때 덜 혼란스럽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


4. PPT 제작 및 발표 준비하기

팀원들과 힘들게 만든 어플을 모두 앞에서 발표해야한다. 그래서 기획 의도/서비스 소개/뷰 및 기능소개/어플의 효과 등을 준비해야했다. 아무리 단기간에 기획한거라 할지라도 기획에 정당성/근거를 부여하는게 우리의 일이었다.



16시간 안에 어플을 만든다는거 자체가 그냥 미친 짓이었다

나는 내가 협업 역량이 크다고 생각했다. 팀장도 몇 번 해봤고, 성공적인 플젝도 해봤으니까… 하지만 개발자/디자이너와 기획자로서 같이 일하는건 처음이었기에 정말 부족한 것이 많았다.

기획회의 중간에 설명을 잘 못하고, 아이디어도 잘 못내서 현타도 오고… 너무 피곤해서 말귀도 가끔 못알아먹고 ㅜㅜㅜ ppt도 제대로 잘 못만들어서 조장이 수정하게 만들고…

엄청 자괴감 들고 굉장히 스스로 위축되었다.

노션으로 서비스 소개 및 팀원소개 및 준비과정 만들기를 한다던가(다른 팀원들은 다 바빠서 못함) 발표 대본 작성, ppt만들기, pm이 화장실 갔을 때 회의 진행하기 등등.. 이런 자잘한거를 다른 파트원이 해서 어플 제작을 못하는 것보단 내가 하는게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기여도가 크진 않았지만 어떻게든 할 일을 찾아서 했던거 같다

처음이라 실수했단 자괴감 + 정신없음 + 졸림 +잠 한숨도 못잠

혼란의 연속이었던 거 같다. 하지만 1-4번을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발표시간이 다가왔다.


아무튼 탄생한 ‘칭찬할고래’



일상에 자연스러운 칭찬 습관 더하기, ‘칭찬할고래’

10명 모두 잠을 한 숨도 못잤다. 16시간 사투 끝에 드디어 ‘칭찬할고래’가 나왔고, 발표 시간이 왔다. 내가 발표 대본을 작성했지만 조장은 발표를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시연연상도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발표 차례가 와서 그냥 하기로했다.

그런데 발표 직전에 갑자기 ppt가 에러가 났다. ppt 에러가 나지 않은 노트북을 찾느라 시간은 지연되고, 이와중에 계속 에러가 났다. 임원진은 시간 계속 가고있다고 안내하고…

이런 혼란스러운 와중에 시연 영상이 완성됐고, 동시에 pm의 노트북에서도 ppt 에러가 나지 않았다. 타이밍의 신이 있다면 이날 우리를 도운게 아닐까 싶다.

정말 다행히 발표는 무사히 끝냈고, 시연도 할 수 있었다


수고했고래


빌린 공간의 대여 시간이 끝나서 나가면서 노트북을 들고 핫스팟을 연결한채 시상식을 봤었다. 그런데 3등이어가지고 다들 소리지르고 난리쳤던거 같닼ㅋㅋㅋㅋㅋ 공간 주인이 와서 무슨 일이냐고 묻자 ‘저희 3등했어요!!!’하니까 축하해주시곸ㅋㅋ

엘리베이터 앞에서 조장이 노트북에 가까이가서 수상소감 말하곸ㅋㅋ다들 노트북 붙잡고 난리치곸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엘베앞에서 뭐하는 건가 싶었지만 굉장히 재밌고 기뻤다



기획자로서의 첫 걸음, 솝커톤

이틀 후 우리는 다같이 모여 회포를 풀고 회고를 했다. 다들 정말 착했던게..

다들 ‘내가 너무 부족해서 미안했다’ ‘팀원들이 이래줘서 고마웠다’ ‘내가 팀원한테 이래서 미안했다’ 등등 이 말 밖에 안했다. 나도 ‘기획자로서 많이 부족하고, 기여를 많이 못한거 같아서 미안했다’고 하니까 아니라고, 정말 잘했다고 말해준 우리 팀원들 ㅜㅜㅜ 확실히 빡센 1,2차를 거치고 합격한 사람들이라 그런가… 협업에 굉장히 능숙하면서 착한 사람들임을 알았다.

후에 우리 칭찬할고래팀은 앱잼이 끝난 후 ‘출시’를 하기 위해 다시 모이게 된다.

방금 전까지 출시를 위해 pm님과 통화한건 굉장한 tmi….

솝커톤은 기획자로서의 첫 걸음이었다. 세미나를 통해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을 배웠다면, 솝커톤에서 기획한 것을 ‘어떻게 함께 만들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굉장히 허둥댔고, 실수도 많았지만 많이 배웠고, 사람을 얻었고 성장할 수 있었다. 파트 상관없이 yb들은 반드시 솝커톤에 참여하길!!!

SOPT 27기 기획파트 세번째, 기획 경선 후기로 넘어갑시다


김두식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songhyun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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