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어려워 마세요, 후보자와 면접관의 ‘대화’니까


지난주 금요일, 개인사정으로 인해 나와 불과 일주일 차이로 입사했던 과장님이 회사에 노트북을 반납하러 마지막으로 회사에 방문했다. 입사했을 당시의 직급도 똑같았고, 비록 내가 1년 만에 팀장으로 승진하고 과장님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하였다가 복귀하였고, 복귀 후에는 초보 팀장인 나를 도와 본인께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역량을 다해 나를 뒷받쳐 주셨다.

그러나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집안 사정으로 인해 과장님은 업무와 가정,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운명의 기로에 놓이셨고, 오랜 면담 끝에 나와 과장님은 서로의 미래를 위해 여기까지만 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이대로 같은 시간을 이어가기엔, 양 쪽 모두에게 결국엔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팀의 남은 사람이 어떻게 되든, 힘들든, 이겨내지 못하든, 떠나는 사람이 그를 고민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
과장님의 마음을 외면하는 건 아니지만, 둘 중 하나는 내려놓아야 편해지는 것이고 이별 같은 건 원래 아름답지 않잖아요.
언젠가, 지금이 지나가고 미래에 우리가 다시 괜찮은 상황이 되면, 그때도 인연의 끝자락이 서로 맞으면 그때 다시 와요.


과장님은 납득하면서도 심적으로 감당하지 못하셨지만 저 말은 마지막에 내가 해 드렸던 말이다. 우리는 서로 감정선이 낮아진 상태였고, 하루의 온종일 자신을 돌보는 것에 신경 쓰지 않으면서도 남을 위해서 스스로를 끌어올리려고 애쓰는 사람들이었기에.

나로서는 과장님이 나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고 조금이라도 편해지기를 바랐다. 사람이, 자기의 이름 하나로 온전히 불리며 하루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는 하루란 얼마나 아름다운 하루일까. 세상에 나와 받은 이름 석 자가 세월이 지날수록 갖가지 명칭으로 변해 자기가 자기를 잃어버리게 되는 시간들 투성이인 지금에서라면.

처음 팀장이 된 지 어느덧 3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그간 타 팀에서 잦은 퇴사를 바라보며 이 팀은 조직문화가 아주 잘 형성되어 있다는 칭찬도 으레 듣던 지금, 이제 나는 직원의 첫 퇴사를 앞두고 이별을 마음 깊이 받아들일 준비도 하지 못한 채로 새로운 사람을 찾아야 할 시간을 맞게 되었다.

육아휴직 대체로 계약직 직원을 몇 번 뽑아봤던 적은 있었지만, 실상 재무팀에서 단기계약직이란 일정 이상의 경력자를 단기간만 쓰기에 어려운 일인지라 대부분 간단한 회계처리를 해본 경험이 있는, 신입이거나 아니면 AR/AP, 계산서 관리 등 결산의 일부를 담당했던 사람들을 뽑게 마련인지라 정규 경력직을 뽑는 경험은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다.

채용 관련 절차를 밟는 도중, 인사팀으로부터 사전 미팅을 진행했었다. 채용 담당자는 나에게 굉장히 꼼꼼하게, 이 포지션이 요구하는 주요 기술, 경력 등에 대해 상세히 물어보았고 특히 1차 전화면접 담당자로서 면접에서 내가 주로 물어보는 질문이 있는지를 물어봤다.

처음에는 굳이 내가 면접을 보며 물어볼 텐데 왜 이게 필요할까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팀장 면접을 진행하기 전에 내가 원하는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필터링하기 위해 내가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고 하면 자기가 먼저 선별해 보겠다는 의도였다.

팀장으로서 면접을 많이 진행해 본 것은 아니지만, 육아휴직 대체자, 신입 면접 등을 거치면서 30 여차의 면접에서 내가 물어본 질문은 대강 이런 것들이었다.


1. 업무든 일상생활이든, 본인이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적절한 방법이 있나요?

: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러나 의외로 이 질문을 했을 때 자신 있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지원자가 많지 않았다. 으레 사람들을 만난다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맛있는 걸 먹는다거나 정도의 대답을 들었으나 문제는 거기에 진심이 실리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마 통상 외향적인 성격을 갖길 선호하는 사회이기 때문일까. 오히려 어떤 후보자가 30분 동안 수족관 카페에서 물멍 때린다는 표현이 더 기억에 남았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보통 팀장으로서는 그 방법의 호불호보다는 방법에 대해 자기 주관이 뚜렷한 걸 더 선호하게 된다.


2. 자기 전공에서 가장 즐겁게 들었던 수업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떤 내용의 수업이었나요?

: 이건 나만의 생각일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성실성의 척도는 자기가 위치한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을 얼마나 성의 있게 수행하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학생의 본분과 역할은 당연히 배움을 받아들이는 공부인 것이고, 가장 가까운 학생 경험은 대학교일 것이기에 으레 대학교 전공 중 기억에 남는 강의를 묻게 된다.

4년이란 시간 동안 기억에 남는 강의가 전혀 없다고 하면, 4년 동안 전공에 전혀 흥미를 갖지 않았거나, 아니면 가르쳐주는 교수의 역량이 문제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질문이 면접의 당락을 결정하는 적은 거의 없었지만, 나로서는 항상 습관적으로 처음 묻게 되는 질문이다.

아마도 후보자가 현 위치에 관심을 얼마나 갖고 인생을 살아가는지를 알고 싶어서였기 때문에, 기억나는 게 없다고 하면 흥미가 없었느냐도 같이 물어보게 된다.


3. 이 회사에 입사하든 아니든, 후보자께서 지원하신 해당 포지션에 대한 5년 뒤의 자기 모습이 있나요?

: 항상 사람들은 대학교 간판이 아니라 과를 봐라, 회사가 아니라 직무를 봐라 등의 말을 하며 조직에 자기를 의탁하지 말고 자기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조직은 평범한 개인을 한 단계 높여줄 수 있는 적절한 프로그램과 지원 등, 평범한 조직으로서는 지원해 줄 수 없는 많은 ‘조직’으로서의 역량을 갖고 있기에 완전히 간판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나 또한 어느 정도는 동의하는 바이기 때문에 맨 마지막에 보통 이 질문을 하게 된다.

면접을 보다 보면, 보통 후보자들이 해당 포지션에 대한 질문의 대답은 잘하는데 후보자 본인 커리어에 대한 장기계획은 쉽게 얘기하지 못하는 경험이 많았다. 팀장은 업무 지시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팀원의 역량을 성장시켜주어야 할 책임도 있기 때문에, 당장의 필요에 의한 채용일지라도 자기 미래에 대한 밑그림이 확실한 직원을 선호하게 된다.

물론, 이외의 질문에도 기본적으로는 재무팀 업무에 대한 실무적 질문, 미국계 회사다 보니 영어는 얼마나 하는지 등에 대한 상투적인 질문도 병행하게 된다. 그러나 보통 그런 질문들은 이미 개개인의 역량에 대한 차이로는 쉽게 판별되지 않는 부분이었고, 결국엔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노력한 면접 준비보다는 진솔한 후보자 본인의 삶에 대한 견해를 나와 나누던 면접자들을 채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오퍼를 보내도 처우가 맞지 않거나 하여 지금의 팀에 내가 원하는 사람만 채워진 것은 아니었으나, 나 또한 면접관이 아닌 면접자로서 채용된 회사의 경험을 되짚어보면, 내 삶에 대해 일관된 진실을 유지하고, 그를 진심으로 받아들여준 회사에 내가 다니게 되었던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해 준 과장님을 떠나보냈을 때, 사실은 지금도 마음 한편은 많이 허전하지만 새롭게 그를 채워줄 또 다른 인생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에 기뻐하며 그 슬픔을 메워 보려 한다. 다시, 면접자에서 면접관으로 변해 나 또한 후보자와 나의 삶을 교류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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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개인사정으로 인해 나와 불과 일주일 차이로 입사했던 과장님이 회사에 노트북을 반납하러 마지막으로 회사에 방문했다. 입사했을 당시의 직급도 똑같았고, 비록 내가 1년 만에 팀장으로 승진하고 과장님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하였다가 복귀하였고, 복귀 후에는 초보 팀장인 나를 도와 본인께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역량을 다해 나를 뒷받쳐 주셨다.

그러나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집안 사정으로 인해 과장님은 업무와 가정,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운명의 기로에 놓이셨고, 오랜 면담 끝에 나와 과장님은 서로의 미래를 위해 여기까지만 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이대로 같은 시간을 이어가기엔, 양 쪽 모두에게 결국엔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팀의 남은 사람이 어떻게 되든, 힘들든, 이겨내지 못하든, 떠나는 사람이 그를 고민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
과장님의 마음을 외면하는 건 아니지만, 둘 중 하나는 내려놓아야 편해지는 것이고 이별 같은 건 원래 아름답지 않잖아요.
언젠가, 지금이 지나가고 미래에 우리가 다시 괜찮은 상황이 되면, 그때도 인연의 끝자락이 서로 맞으면 그때 다시 와요.


과장님은 납득하면서도 심적으로 감당하지 못하셨지만 저 말은 마지막에 내가 해 드렸던 말이다. 우리는 서로 감정선이 낮아진 상태였고, 하루의 온종일 자신을 돌보는 것에 신경 쓰지 않으면서도 남을 위해서 스스로를 끌어올리려고 애쓰는 사람들이었기에.

나로서는 과장님이 나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고 조금이라도 편해지기를 바랐다. 사람이, 자기의 이름 하나로 온전히 불리며 하루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는 하루란 얼마나 아름다운 하루일까. 세상에 나와 받은 이름 석 자가 세월이 지날수록 갖가지 명칭으로 변해 자기가 자기를 잃어버리게 되는 시간들 투성이인 지금에서라면.

처음 팀장이 된 지 어느덧 3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그간 타 팀에서 잦은 퇴사를 바라보며 이 팀은 조직문화가 아주 잘 형성되어 있다는 칭찬도 으레 듣던 지금, 이제 나는 직원의 첫 퇴사를 앞두고 이별을 마음 깊이 받아들일 준비도 하지 못한 채로 새로운 사람을 찾아야 할 시간을 맞게 되었다.

육아휴직 대체로 계약직 직원을 몇 번 뽑아봤던 적은 있었지만, 실상 재무팀에서 단기계약직이란 일정 이상의 경력자를 단기간만 쓰기에 어려운 일인지라 대부분 간단한 회계처리를 해본 경험이 있는, 신입이거나 아니면 AR/AP, 계산서 관리 등 결산의 일부를 담당했던 사람들을 뽑게 마련인지라 정규 경력직을 뽑는 경험은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다.

채용 관련 절차를 밟는 도중, 인사팀으로부터 사전 미팅을 진행했었다. 채용 담당자는 나에게 굉장히 꼼꼼하게, 이 포지션이 요구하는 주요 기술, 경력 등에 대해 상세히 물어보았고 특히 1차 전화면접 담당자로서 면접에서 내가 주로 물어보는 질문이 있는지를 물어봤다.

처음에는 굳이 내가 면접을 보며 물어볼 텐데 왜 이게 필요할까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팀장 면접을 진행하기 전에 내가 원하는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필터링하기 위해 내가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고 하면 자기가 먼저 선별해 보겠다는 의도였다.

팀장으로서 면접을 많이 진행해 본 것은 아니지만, 육아휴직 대체자, 신입 면접 등을 거치면서 30 여차의 면접에서 내가 물어본 질문은 대강 이런 것들이었다.


1. 업무든 일상생활이든, 본인이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적절한 방법이 있나요?

: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러나 의외로 이 질문을 했을 때 자신 있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지원자가 많지 않았다. 으레 사람들을 만난다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맛있는 걸 먹는다거나 정도의 대답을 들었으나 문제는 거기에 진심이 실리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마 통상 외향적인 성격을 갖길 선호하는 사회이기 때문일까. 오히려 어떤 후보자가 30분 동안 수족관 카페에서 물멍 때린다는 표현이 더 기억에 남았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보통 팀장으로서는 그 방법의 호불호보다는 방법에 대해 자기 주관이 뚜렷한 걸 더 선호하게 된다.


2. 자기 전공에서 가장 즐겁게 들었던 수업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떤 내용의 수업이었나요?

: 이건 나만의 생각일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성실성의 척도는 자기가 위치한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을 얼마나 성의 있게 수행하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학생의 본분과 역할은 당연히 배움을 받아들이는 공부인 것이고, 가장 가까운 학생 경험은 대학교일 것이기에 으레 대학교 전공 중 기억에 남는 강의를 묻게 된다.

4년이란 시간 동안 기억에 남는 강의가 전혀 없다고 하면, 4년 동안 전공에 전혀 흥미를 갖지 않았거나, 아니면 가르쳐주는 교수의 역량이 문제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질문이 면접의 당락을 결정하는 적은 거의 없었지만, 나로서는 항상 습관적으로 처음 묻게 되는 질문이다.

아마도 후보자가 현 위치에 관심을 얼마나 갖고 인생을 살아가는지를 알고 싶어서였기 때문에, 기억나는 게 없다고 하면 흥미가 없었느냐도 같이 물어보게 된다.


3. 이 회사에 입사하든 아니든, 후보자께서 지원하신 해당 포지션에 대한 5년 뒤의 자기 모습이 있나요?

: 항상 사람들은 대학교 간판이 아니라 과를 봐라, 회사가 아니라 직무를 봐라 등의 말을 하며 조직에 자기를 의탁하지 말고 자기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조직은 평범한 개인을 한 단계 높여줄 수 있는 적절한 프로그램과 지원 등, 평범한 조직으로서는 지원해 줄 수 없는 많은 ‘조직’으로서의 역량을 갖고 있기에 완전히 간판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나 또한 어느 정도는 동의하는 바이기 때문에 맨 마지막에 보통 이 질문을 하게 된다.

면접을 보다 보면, 보통 후보자들이 해당 포지션에 대한 질문의 대답은 잘하는데 후보자 본인 커리어에 대한 장기계획은 쉽게 얘기하지 못하는 경험이 많았다. 팀장은 업무 지시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팀원의 역량을 성장시켜주어야 할 책임도 있기 때문에, 당장의 필요에 의한 채용일지라도 자기 미래에 대한 밑그림이 확실한 직원을 선호하게 된다.

물론, 이외의 질문에도 기본적으로는 재무팀 업무에 대한 실무적 질문, 미국계 회사다 보니 영어는 얼마나 하는지 등에 대한 상투적인 질문도 병행하게 된다. 그러나 보통 그런 질문들은 이미 개개인의 역량에 대한 차이로는 쉽게 판별되지 않는 부분이었고, 결국엔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노력한 면접 준비보다는 진솔한 후보자 본인의 삶에 대한 견해를 나와 나누던 면접자들을 채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오퍼를 보내도 처우가 맞지 않거나 하여 지금의 팀에 내가 원하는 사람만 채워진 것은 아니었으나, 나 또한 면접관이 아닌 면접자로서 채용된 회사의 경험을 되짚어보면, 내 삶에 대해 일관된 진실을 유지하고, 그를 진심으로 받아들여준 회사에 내가 다니게 되었던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해 준 과장님을 떠나보냈을 때, 사실은 지금도 마음 한편은 많이 허전하지만 새롭게 그를 채워줄 또 다른 인생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에 기뻐하며 그 슬픔을 메워 보려 한다. 다시, 면접자에서 면접관으로 변해 나 또한 후보자와 나의 삶을 교류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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