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거 이왕 경험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기는 했는데,
막상 경험을 할 계기는 없었다.
국비지원 코딩교육을 듣게 된 계기는 조금 엉뚱하기는 하지만,
어찌되었던 쪼끔은 관심이 있던 데이터 분석 수업을 듣게 되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부트캠프는 나이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조금 더 먹으면 혜택을 못 받는다.
그러니 지금이 딱 적당한 시기이다.
(1) 통계학
무엇보다도 데이터를 다루는데에는 통계학이 기초이다보니
부트캠프에서도 통계학을 가장 앞단에 배운다.
원래 통계학은 재미가 없다고 느꼈는데,
수식으로 analytical 하게 풀리지 않고, 실험/시뮬레이션도 쉽지 않은 사회과학에서
통계학은 없어서는 안될 도구라는 점을 알게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특히 <가족과 통치>라는 책을 읽으며 통계학이 가진 매력이자 현대 사회에서의 위력 알게 되었다
“19세기 서구에서 통계가 산재하는 수(數)의 집합에서 현상의 일반적인 패턴을 발견하는 테크놀로지로 발전해갔듯이,
통계 지식의 생산은 국가관료들에게 새로운 방법으로 인구의 특징을 기술하도록 만들어주었다.
통계는 사회에 관한 법칙의 형태, 사회적 사실의 속성을 발견하고 파악하는 과학이 되었고,
그 결과 사회적 법칙은 통계적 형태를 띠게 되었으며, 통계적 사실들이 사회의 패턴을 발견하면서
‘사회적 사실’은 그 속성상 ‘통계적 사실’이 되었다.”
사실 대학원 전공이 ‘통계’물리학이어서 ‘통계적 접근’을 사용한다고 소개는 했어도,
통계학에서 사용하는 회귀분석이나 가설검정같은 기법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기에,
어떤 일반적인 관념과는 다른 의미로의 ‘통계’이기는 했다.
하지만 어느 분야던지 기본적으로 실험을 하거나 시뮬레이션을 할 때에 통계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 없다.
실험을 한 번만 해서 결론을 내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고,
여러 번 실험해서 평균/표준편차 등 기술통계를 활용한다.
그러니 이름에 ‘통계’가 붙지 않더라도 과학을 한다면 어찌되었던 기본적인 통계의 개념은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통계적인 기법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통계의 어떤 기본 가설이나 배경은 모두 통계통계한 배경에서 유래되었으니,
나는 통계는 싫어하면서 통계물리학을 전공했고,
한편으로는 통계를 쓰면서도 내가 통계를 안쓴다고 생각한 어리석은 존재였다.
대학원에서 ‘통계’물리학을 하면서이든지
아니면 실험과 시뮬레이션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던지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통계학 공부를 했을 때던지
이렇게 저렇게 귓동냥하며 대충 알고 있던 통계적인 기법이든 접근법이든지
부트캠프에서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수업에서는 수식보다는 개념적인 이해를 중점으로 다루었지만,
강사님이 통계학을 전공하셨기에 내가 공부하며 의문이 갔던 지점들도
수식을 곁들여가며 편하게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2) 시각화
데이터 분석 직무는 데이터를 분석하기도 하지만
분석 결과로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소통하기도 해야해서
분석 결과를 보기 좋게 시각화 하는 일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시각화를 좋아한다.
한 눈에 보기 좋게 정리하는 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어떤 색깔을 사용할지 고르는 일도 재미있게 느껴진다.
화장을 가뭄에 콩 나듯 하던 시절에도
하늘 아래 같은 색조는 없다는 신념으로
여러 아이섀도우 팔레트를 모으곤 했을 정도로
다양한 색깔을 좋아라했다.
그러니 시각화 하는 작업도 재미있게 느껴질 수 밖에.
대학원에서 논문 쓸 때에도 시각화는 중요하다.
내 연구 결과를 잘 전달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야 했고,
또 공간 제약이 있는 상태에서 많은 정보를 최대한 깔끔하게 담아내려고
머리를 싸맸던 기억이 있다.
그 때에는 구현하고 싶은 기능이 있으면, 폭풍 검색을 해서 찾아냈고
또 막상 구현하고 나면 마음에 안들어서 미세 조정하느라 시간이 많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ChatGPT에게 물어보면 휘리릭 코드를 짜주니,
시각화에 들이는 시간과 노고가 줄었다.
대학원에서 고생하며 익혀서 그런지 나는 python으로 시각화 하는데 여러모로 편한데,
요즘 데이터 분석에서는 태블로(Tableau)라는 시각화 툴도 많이 쓰인다.
구인공고를 보다보면 Python과 R은 오히려 후순위이고
Tableau로 시각화할 줄 아는 사람을 찾는 느낌이다.
Tableau는 클릭과 드래그로 마우스를 쓰면서 시각화 할 수 있는 툴이다.
하지만 나는 도대체 무슨 기능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기능 구현이 좀 명확하지 않을 때도 있어서 python을 선호한다.
그렇지만 구인 공고에서 Tableau를 더 선호하는 듯 하니,
귀찮더라도 익혀놓기는 해야겠다.
(3) 대학원
국비지원 부트캠프에 참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어서’였다.
채용 합격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고 나니
새로운 공고를 봐도 별로 감흥이 생기지 않았고, 동기부여가 안되었다.
또 여러모로 자존감도 낮아지고 쭈굴쭈굴해졌다.
그러던 차에 나의 짝꿍이 이직을 하면서 국비지원 부트캠프를 듣는다고 했다.
그래서 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나도 부트캠프에 참여하기로 했다.
대학원을 거치고 통계학을 알게 되면서 데이터를 다루는 데에 관심이 있기도 했었고,
내가 익숙한 일을 하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었다.
원래 나의 짝꿍도 데이터 분석에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이래저래 알아보니 데이터 분석가는 대학원을 나오지 않으면 잘 안뽑는다기에
다른 직무 부트캠프에 참여한다고 했다.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부트캠프 파트 1을 마무리 하고 나니 어렴풋이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데이터 분석에서는
문제를 formulate/구조화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미켈란젤로는 조각을 이렇게 말했다.
“모든 대리석은 그것의 내부에 조각상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의 참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조각가의 일이다.
Every block of stone has a status inside it and it is the task of the sculptor to discover it”
데이터는 그냥 흩어져있을 뿐 그 자체로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그 안에 내포된 의미를 발굴하고 찾아내서, 설득력을 갖추도록 모양새를 만드는게 데이터 분석가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사고가 뒷받침 되어야 하고,
또 내가 한 일을 전혀 모르는 제 3자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분석 의도와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 변수의 정의를 명확하게 밝히는 일은
분석을 진행한 나에게는 너무 명확하겠지만,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손이 많이 가고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다른 사람에게 내 분석을 소개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위해서는
이런 과정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문제를 구조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데이터가 있다고 해서 아무 결과나 뽑아낸다고 의미가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서, 무엇을 볼 것인지 잘 생각해야한다.
대학원은 연구자로서 아직 다른 사람들이 풀지 않은 문제를 풀고
그 결과를 다른 연구자들과 공유하도록 훈련하는 곳이다.
그런데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를 풀 때에는
‘풀 수 있는’ 문제를 정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문제를 푸는게 다른 사람들이 연구한 것과 어떻게 연관되어서
그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도 밝혀야 하고,
또 문제의 결과가 학문적인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도 밝혀야 한다.
연구는 좀 더 기존 연구의 맥락을 고려해야한다는 점이 있지만,
연구의 많은 부분들이 데이터 분석과 유사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을 선호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
데이터 분석 직무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학원하니 떠올라서 좀 더 적어보려고 한다.
부트캠프에서 팀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지도교수가 나를 볼 때 이런 마음이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우리 팀에는 이공계 전공이 아닌 팀원도 있었고,
이공계 전공이더라도 학부를 졸업한지 얼마 안되었다.
그러다보니 처음에 프로젝트 방향을 잡을 때에 무엇 봐야할지 모르겠다는 팀원이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방향을 제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팀원의 입장에서는 시키는거 했는데, 내 말이 바뀐 상황이 되었다.
팀 프로젝트를 할 때에는 초반에 방향 설정을 잘 해서
팀원들과 적절한 합의를 이끌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팀원은 주장에 힘도 없고 근거도 빈약했다.
자신의 주장이라기 보다는 ‘멘토님이 그렇게 하라고 했으니’
또는 ‘다해님이 그렇게 말했으니’라는 식으로 말했다.
똑같은 주장도 다른 팀원은 자신이 데이터를 살펴보면서 느낀 점을 근거로 들었기 떄문에 설득력이 있었는데,
단순히 멘토가 말했다는 이유로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방향을 뒤엎자고 하니 설득력이 없었다.
(그렇게 정한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고, 그 논의에 본인도 참여했으면서)
그 밖에도 프로젝트 완성도를 떨어트리는 주장을 하면서
근거가 빈약해서 몹시 화가 났다.
대학원에서 학생은 지도교수의 지도를 받아 ‘자신의’ 연구를 완성시켜나간다.
그런데 학생이 방향을 못 잡으면 지도교수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시켜보고
그렇게 시키는 일을 하면서 학생이 자신의 생각의 근거를 마련하기를 원할텐데
시키는 것만 하고, 주장의 근거도 빈약하면 답답하겠다 싶었다.
무엇보다도 학생 자신의 연구이고, 그 연구를 잘 해야 졸업을 하는데 말이다.
대학원 시절의 내 부족함을 이제서라도 깨달았으니 되었고,
또 그렇게 부족한 나를 내쫓지 않으셨음에 감사드리며…
++
우리 교수님은 내가 들고간 논문 초고를 보고는
연구논문보다는 보고서 같다는 평을 남기셨다.
보고서를 써보니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알겠다.
연구는 상당히 커뮤니티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식은 마치 중립적이고 무색무취인 느낌이었지만,
결국 지식은 사람이 만들고,
또 그 지식은 관련 분야 연구자들끼리 공유된다.
새로운 연구는 기존의 연구를 기반으로 쌓아올려진다.
그렇게 연구자들의 공로가 서로 연결되면서
학계를 이루고 학문이 만들어진다.
그런 면에서 ‘연구’논문이라 함은
어째서 그런 연구를 했는지 기존의 연구 맥락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또한 연구의 결과가 기존 연구에 비추어 보아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설명하며
기존의 지식 커뮤니티에 새로운 점을 찍고
그 점을 기존 논문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일인 것이다.
교수님이 나에게 보고서 같다고 한 부분은
바로 그런 ‘연결’이 없었기 떄문이라는 생각을 이제서야 한다.
이런 뒤늦은 깨달음을 하나씩 할 때 마다
대학원에 다시 가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우선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잘 하자 ㅎㅎ
노다해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dahaeroh
국비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거 이왕 경험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기는 했는데,
막상 경험을 할 계기는 없었다.
국비지원 코딩교육을 듣게 된 계기는 조금 엉뚱하기는 하지만,
어찌되었던 쪼끔은 관심이 있던 데이터 분석 수업을 듣게 되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부트캠프는 나이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조금 더 먹으면 혜택을 못 받는다.
그러니 지금이 딱 적당한 시기이다.
(1) 통계학
무엇보다도 데이터를 다루는데에는 통계학이 기초이다보니
부트캠프에서도 통계학을 가장 앞단에 배운다.
원래 통계학은 재미가 없다고 느꼈는데,
수식으로 analytical 하게 풀리지 않고, 실험/시뮬레이션도 쉽지 않은 사회과학에서
통계학은 없어서는 안될 도구라는 점을 알게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특히 <가족과 통치>라는 책을 읽으며 통계학이 가진 매력이자 현대 사회에서의 위력 알게 되었다
“19세기 서구에서 통계가 산재하는 수(數)의 집합에서 현상의 일반적인 패턴을 발견하는 테크놀로지로 발전해갔듯이,
통계 지식의 생산은 국가관료들에게 새로운 방법으로 인구의 특징을 기술하도록 만들어주었다.
통계는 사회에 관한 법칙의 형태, 사회적 사실의 속성을 발견하고 파악하는 과학이 되었고,
그 결과 사회적 법칙은 통계적 형태를 띠게 되었으며, 통계적 사실들이 사회의 패턴을 발견하면서
‘사회적 사실’은 그 속성상 ‘통계적 사실’이 되었다.”
사실 대학원 전공이 ‘통계’물리학이어서 ‘통계적 접근’을 사용한다고 소개는 했어도,
통계학에서 사용하는 회귀분석이나 가설검정같은 기법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기에,
어떤 일반적인 관념과는 다른 의미로의 ‘통계’이기는 했다.
하지만 어느 분야던지 기본적으로 실험을 하거나 시뮬레이션을 할 때에 통계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 없다.
실험을 한 번만 해서 결론을 내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고,
여러 번 실험해서 평균/표준편차 등 기술통계를 활용한다.
그러니 이름에 ‘통계’가 붙지 않더라도 과학을 한다면 어찌되었던 기본적인 통계의 개념은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통계적인 기법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통계의 어떤 기본 가설이나 배경은 모두 통계통계한 배경에서 유래되었으니,
나는 통계는 싫어하면서 통계물리학을 전공했고,
한편으로는 통계를 쓰면서도 내가 통계를 안쓴다고 생각한 어리석은 존재였다.
대학원에서 ‘통계’물리학을 하면서이든지
아니면 실험과 시뮬레이션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던지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통계학 공부를 했을 때던지
이렇게 저렇게 귓동냥하며 대충 알고 있던 통계적인 기법이든 접근법이든지
부트캠프에서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수업에서는 수식보다는 개념적인 이해를 중점으로 다루었지만,
강사님이 통계학을 전공하셨기에 내가 공부하며 의문이 갔던 지점들도
수식을 곁들여가며 편하게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2) 시각화
데이터 분석 직무는 데이터를 분석하기도 하지만
분석 결과로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소통하기도 해야해서
분석 결과를 보기 좋게 시각화 하는 일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시각화를 좋아한다.
한 눈에 보기 좋게 정리하는 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어떤 색깔을 사용할지 고르는 일도 재미있게 느껴진다.
화장을 가뭄에 콩 나듯 하던 시절에도
하늘 아래 같은 색조는 없다는 신념으로
여러 아이섀도우 팔레트를 모으곤 했을 정도로
다양한 색깔을 좋아라했다.
그러니 시각화 하는 작업도 재미있게 느껴질 수 밖에.
대학원에서 논문 쓸 때에도 시각화는 중요하다.
내 연구 결과를 잘 전달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야 했고,
또 공간 제약이 있는 상태에서 많은 정보를 최대한 깔끔하게 담아내려고
머리를 싸맸던 기억이 있다.
그 때에는 구현하고 싶은 기능이 있으면, 폭풍 검색을 해서 찾아냈고
또 막상 구현하고 나면 마음에 안들어서 미세 조정하느라 시간이 많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ChatGPT에게 물어보면 휘리릭 코드를 짜주니,
시각화에 들이는 시간과 노고가 줄었다.
대학원에서 고생하며 익혀서 그런지 나는 python으로 시각화 하는데 여러모로 편한데,
요즘 데이터 분석에서는 태블로(Tableau)라는 시각화 툴도 많이 쓰인다.
구인공고를 보다보면 Python과 R은 오히려 후순위이고
Tableau로 시각화할 줄 아는 사람을 찾는 느낌이다.
Tableau는 클릭과 드래그로 마우스를 쓰면서 시각화 할 수 있는 툴이다.
하지만 나는 도대체 무슨 기능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기능 구현이 좀 명확하지 않을 때도 있어서 python을 선호한다.
그렇지만 구인 공고에서 Tableau를 더 선호하는 듯 하니,
귀찮더라도 익혀놓기는 해야겠다.
(3) 대학원
국비지원 부트캠프에 참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어서’였다.
채용 합격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고 나니
새로운 공고를 봐도 별로 감흥이 생기지 않았고, 동기부여가 안되었다.
또 여러모로 자존감도 낮아지고 쭈굴쭈굴해졌다.
그러던 차에 나의 짝꿍이 이직을 하면서 국비지원 부트캠프를 듣는다고 했다.
그래서 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나도 부트캠프에 참여하기로 했다.
대학원을 거치고 통계학을 알게 되면서 데이터를 다루는 데에 관심이 있기도 했었고,
내가 익숙한 일을 하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었다.
원래 나의 짝꿍도 데이터 분석에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이래저래 알아보니 데이터 분석가는 대학원을 나오지 않으면 잘 안뽑는다기에
다른 직무 부트캠프에 참여한다고 했다.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부트캠프 파트 1을 마무리 하고 나니 어렴풋이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데이터 분석에서는
문제를 formulate/구조화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미켈란젤로는 조각을 이렇게 말했다.
“모든 대리석은 그것의 내부에 조각상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의 참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조각가의 일이다.
Every block of stone has a status inside it and it is the task of the sculptor to discover it”
데이터는 그냥 흩어져있을 뿐 그 자체로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그 안에 내포된 의미를 발굴하고 찾아내서, 설득력을 갖추도록 모양새를 만드는게 데이터 분석가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사고가 뒷받침 되어야 하고,
또 내가 한 일을 전혀 모르는 제 3자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분석 의도와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 변수의 정의를 명확하게 밝히는 일은
분석을 진행한 나에게는 너무 명확하겠지만,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손이 많이 가고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다른 사람에게 내 분석을 소개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위해서는
이런 과정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문제를 구조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데이터가 있다고 해서 아무 결과나 뽑아낸다고 의미가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서, 무엇을 볼 것인지 잘 생각해야한다.
대학원은 연구자로서 아직 다른 사람들이 풀지 않은 문제를 풀고
그 결과를 다른 연구자들과 공유하도록 훈련하는 곳이다.
그런데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를 풀 때에는
‘풀 수 있는’ 문제를 정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문제를 푸는게 다른 사람들이 연구한 것과 어떻게 연관되어서
그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도 밝혀야 하고,
또 문제의 결과가 학문적인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도 밝혀야 한다.
연구는 좀 더 기존 연구의 맥락을 고려해야한다는 점이 있지만,
연구의 많은 부분들이 데이터 분석과 유사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을 선호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
데이터 분석 직무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학원하니 떠올라서 좀 더 적어보려고 한다.
부트캠프에서 팀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지도교수가 나를 볼 때 이런 마음이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우리 팀에는 이공계 전공이 아닌 팀원도 있었고,
이공계 전공이더라도 학부를 졸업한지 얼마 안되었다.
그러다보니 처음에 프로젝트 방향을 잡을 때에 무엇 봐야할지 모르겠다는 팀원이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방향을 제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팀원의 입장에서는 시키는거 했는데, 내 말이 바뀐 상황이 되었다.
팀 프로젝트를 할 때에는 초반에 방향 설정을 잘 해서
팀원들과 적절한 합의를 이끌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팀원은 주장에 힘도 없고 근거도 빈약했다.
자신의 주장이라기 보다는 ‘멘토님이 그렇게 하라고 했으니’
또는 ‘다해님이 그렇게 말했으니’라는 식으로 말했다.
똑같은 주장도 다른 팀원은 자신이 데이터를 살펴보면서 느낀 점을 근거로 들었기 떄문에 설득력이 있었는데,
단순히 멘토가 말했다는 이유로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방향을 뒤엎자고 하니 설득력이 없었다.
(그렇게 정한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고, 그 논의에 본인도 참여했으면서)
그 밖에도 프로젝트 완성도를 떨어트리는 주장을 하면서
근거가 빈약해서 몹시 화가 났다.
대학원에서 학생은 지도교수의 지도를 받아 ‘자신의’ 연구를 완성시켜나간다.
그런데 학생이 방향을 못 잡으면 지도교수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시켜보고
그렇게 시키는 일을 하면서 학생이 자신의 생각의 근거를 마련하기를 원할텐데
시키는 것만 하고, 주장의 근거도 빈약하면 답답하겠다 싶었다.
무엇보다도 학생 자신의 연구이고, 그 연구를 잘 해야 졸업을 하는데 말이다.
대학원 시절의 내 부족함을 이제서라도 깨달았으니 되었고,
또 그렇게 부족한 나를 내쫓지 않으셨음에 감사드리며…
++
우리 교수님은 내가 들고간 논문 초고를 보고는
연구논문보다는 보고서 같다는 평을 남기셨다.
보고서를 써보니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알겠다.
연구는 상당히 커뮤니티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식은 마치 중립적이고 무색무취인 느낌이었지만,
결국 지식은 사람이 만들고,
또 그 지식은 관련 분야 연구자들끼리 공유된다.
새로운 연구는 기존의 연구를 기반으로 쌓아올려진다.
그렇게 연구자들의 공로가 서로 연결되면서
학계를 이루고 학문이 만들어진다.
그런 면에서 ‘연구’논문이라 함은
어째서 그런 연구를 했는지 기존의 연구 맥락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또한 연구의 결과가 기존 연구에 비추어 보아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설명하며
기존의 지식 커뮤니티에 새로운 점을 찍고
그 점을 기존 논문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일인 것이다.
교수님이 나에게 보고서 같다고 한 부분은
바로 그런 ‘연결’이 없었기 떄문이라는 생각을 이제서야 한다.
이런 뒤늦은 깨달음을 하나씩 할 때 마다
대학원에 다시 가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우선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잘 하자 ㅎㅎ
노다해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dahaero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