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법인의 마케터로 일한다는 것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신분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한데, 어느 시기에 왔는지에 따라서 선택지가 또 달라진다. 캐나다 워홀의 나이 조건은 만18세부터 만35세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더 다양해지는 것 같다. 이제 생각해보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바로 올 수도 있는게 워킹홀리데이다. 아직 구체적인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면, 갭이어 차원에서 이렇게 다녀오는 것도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되겠다. 워홀을 준비하면서 보니까 대학생 때 워홀을 가거나, 대학교 졸업 직후 바로 가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정작 내가 대학교를 다니고 있었을 때는 주변에서 워홀을 다녀온 사람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그리하여 나는 작년 만27세가 되어서 캐나다 워홀을 왔는데, 커리어 성장기에 머릿속이 꽉차있을 때여서 워홀 역시 커리어를 점프할 수 있는 차원에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국내에서의 마케터 경력은 해외에서도 마케터로 구직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이 기간동안 커리어 단절 없이 글로벌 마케팅 쪽으로 디벨롭이 가능했다. 어떤 글에서는 워홀은 늦게 오면 답이 없다. 일찍 올수록 좋다. 이렇게들 말하지만 늦고 이른 게 어느 쪽이 좋다기 보다는 내가 그 상황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고, 어떤 태도로 임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 같다. 

서두가 길었지만, 오늘은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의 마케터로 일하는 게 뭐가 좋았는지, 어떤 점이 조금 아쉬웠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해외 커리어의 첫발을 내딛는 분들이라면 한국 기업의 현지 채용을 추천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1. 언어 장벽 없는 든든한 지원군

해외에서 마케팅 경력을 살려 커리어를 이어나간다는 게, 국가만 달라지는 게 아니라 회사도 새로 적응하는 거고, 게다가 산업도 광고 대행이 아닌 인하우스 브랜드(친숙하지 않은 Automotive 산업)이라 처음에는 커리어가 이어지는 게 맞자 싶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한국 기업이어서 든든했던 건 바로 동료분들이었는데, 다들 이민, 유학 등의 이유로 캐나다에 정착한지 짧게는 4년에서 20년 가까이 계신 분들이었다. 영어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들도 한국어로 한번 더 이해력을 강화시킬 수 있었고 업무적인 것 외에도 초기에 해외에서 살아갈 때 이민자로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 지 너무 잘 알고 계셨고, 그 분들로부터 많은 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2. 글로벌 마케팅 & 해외 커리어 경험의 발판

해외 법인의 경우, 한국 프로덕트를 해외 현지 시장에 맞추어 마케팅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정말 다양한 관점에서 사고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마케팅 커리어를 글로벌로 확장하고 싶다는 패스를 그릴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글로벌로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디지털 전략을 현지 법인들과 어떻게 가져가면 좋을지. 현지 마켓을 공략하기 위해 적합한 본사와의 업무 프로세스는 뭐가 적당한 지 등에 대해서 생각을 했는데, 국내에서 마케터로 계속 일했다면 생각할 기회가 없었을 것 같다. 

또 이건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계약직으로 일을 했어서 다음 직장을 구해야되는 상황이 있었는데 이 경우에도 현지에서의 업무 경력이 있다보니 레퍼런스 체크가 용이했다. 이건 일을 구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이었는데, 북미에서는 채용 마지막 단계에서 이전 직장의 리더들을 통해 레퍼런스 체크를 한다. 흔히 말하는 평판 조회인데, 당연히 영어로 기술하는 것은 물론이고 문항도 20개가 넘을 정도로 까다롭다. 만약 바로 이전 직장이 한국이었다면, 이 문화부터 다시 설명해야 했을 텐데,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플 것 같다. 다행히 캐나다 현지에서의 경력이 있어서 함께 일했던 리더분들에게 부탁드렸는데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어서 덕분에 잘 합격할 수 있었다. 


3. 한국에서의 새로운 기회

해외 법인에서의 마케팅 경력이 그리 길진 않았음에도 업무를 하면서 해외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는데, 이는 한국에서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계약이 막 종료되었을 당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지 하고 고민했을 시기가 있었다. 이 때 한국에 글로벌 마케터 직군으로 몇 군데 서류 지원을 했었는데, 서류 합격률이 꽤 높았고 3곳은 최종 면접까지 갔었다. 한국에 있는 외국계 기업 혹은 한국 기업이지만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회사들이었다. 면접을 계속 보면서 계속 캐나다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더이상 지원은 하지 않지만, 이후에 돌아가더라도 이 워홀 경험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포지셔닝의 마케터가 된 것임은 확인할 수 있었다. 


4. 영원한 ‘영어’라는 숙제

해외에서 한국 기업의 직원으로 일한다는 것은 언어적으로 안심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어떤 관점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해외 법인의 규모가 따라서도 다를 수 있겠지만, 한국인 직원수 비율이 높았어서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한국어로 많이 했다.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해서, 마음만 먹으면 어떤 날은 하루종일 한국어로 업무하다가 끝나는 경우도 있는데 덕분에 초기 적응은 빨랐지만 시간이 갈수록 영어에 대한 갈망은 높아졌다. 그래서 일부러 외부 거래처들이랑 소통할 때 메일로 보내고 전화로 확인하면서 최대한 영어를 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영어’를 안 쓰는 환경은 절대 아니며, 내부 직원 중에는 영어가 네이티브인 분들도 있으므로 그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이다. 그리고 초기에는 캐나다에 적응할 때, 모국어가 어느정도 있었던 게 큰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다만, 워홀 목표가 ‘커리어’와 ‘영어 실력’ 이 두가지 였기 때문에 내 기준에서는 오래 재직하는게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후에는 조금 더 영어에 몰립할 수 있는 직장 환경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오늘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캐나다 워홀이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는 것을 느꼈다. 유튜브에는 캐나다 워홀 절대 오지 말라는 영상들이 많았고 오기 전까지는 두려움이 많았지만, 막상 와보니 좋은 점이 더 많았고, 이면에는 잘 적응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브팍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eve-cabinet

해외취업 이력서 첨삭 & 면접 코칭 문의 jm.eve.park@gmail.com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신분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한데, 어느 시기에 왔는지에 따라서 선택지가 또 달라진다. 캐나다 워홀의 나이 조건은 만18세부터 만35세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더 다양해지는 것 같다. 이제 생각해보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바로 올 수도 있는게 워킹홀리데이다. 아직 구체적인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면, 갭이어 차원에서 이렇게 다녀오는 것도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되겠다. 워홀을 준비하면서 보니까 대학생 때 워홀을 가거나, 대학교 졸업 직후 바로 가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정작 내가 대학교를 다니고 있었을 때는 주변에서 워홀을 다녀온 사람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그리하여 나는 작년 만27세가 되어서 캐나다 워홀을 왔는데, 커리어 성장기에 머릿속이 꽉차있을 때여서 워홀 역시 커리어를 점프할 수 있는 차원에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국내에서의 마케터 경력은 해외에서도 마케터로 구직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이 기간동안 커리어 단절 없이 글로벌 마케팅 쪽으로 디벨롭이 가능했다. 어떤 글에서는 워홀은 늦게 오면 답이 없다. 일찍 올수록 좋다. 이렇게들 말하지만 늦고 이른 게 어느 쪽이 좋다기 보다는 내가 그 상황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고, 어떤 태도로 임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 같다. 

서두가 길었지만, 오늘은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의 마케터로 일하는 게 뭐가 좋았는지, 어떤 점이 조금 아쉬웠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해외 커리어의 첫발을 내딛는 분들이라면 한국 기업의 현지 채용을 추천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1. 언어 장벽 없는 든든한 지원군

해외에서 마케팅 경력을 살려 커리어를 이어나간다는 게, 국가만 달라지는 게 아니라 회사도 새로 적응하는 거고, 게다가 산업도 광고 대행이 아닌 인하우스 브랜드(친숙하지 않은 Automotive 산업)이라 처음에는 커리어가 이어지는 게 맞자 싶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한국 기업이어서 든든했던 건 바로 동료분들이었는데, 다들 이민, 유학 등의 이유로 캐나다에 정착한지 짧게는 4년에서 20년 가까이 계신 분들이었다. 영어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들도 한국어로 한번 더 이해력을 강화시킬 수 있었고 업무적인 것 외에도 초기에 해외에서 살아갈 때 이민자로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 지 너무 잘 알고 계셨고, 그 분들로부터 많은 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2. 글로벌 마케팅 & 해외 커리어 경험의 발판

해외 법인의 경우, 한국 프로덕트를 해외 현지 시장에 맞추어 마케팅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정말 다양한 관점에서 사고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마케팅 커리어를 글로벌로 확장하고 싶다는 패스를 그릴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글로벌로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디지털 전략을 현지 법인들과 어떻게 가져가면 좋을지. 현지 마켓을 공략하기 위해 적합한 본사와의 업무 프로세스는 뭐가 적당한 지 등에 대해서 생각을 했는데, 국내에서 마케터로 계속 일했다면 생각할 기회가 없었을 것 같다. 

또 이건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계약직으로 일을 했어서 다음 직장을 구해야되는 상황이 있었는데 이 경우에도 현지에서의 업무 경력이 있다보니 레퍼런스 체크가 용이했다. 이건 일을 구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이었는데, 북미에서는 채용 마지막 단계에서 이전 직장의 리더들을 통해 레퍼런스 체크를 한다. 흔히 말하는 평판 조회인데, 당연히 영어로 기술하는 것은 물론이고 문항도 20개가 넘을 정도로 까다롭다. 만약 바로 이전 직장이 한국이었다면, 이 문화부터 다시 설명해야 했을 텐데,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플 것 같다. 다행히 캐나다 현지에서의 경력이 있어서 함께 일했던 리더분들에게 부탁드렸는데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어서 덕분에 잘 합격할 수 있었다. 


3. 한국에서의 새로운 기회

해외 법인에서의 마케팅 경력이 그리 길진 않았음에도 업무를 하면서 해외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는데, 이는 한국에서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계약이 막 종료되었을 당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지 하고 고민했을 시기가 있었다. 이 때 한국에 글로벌 마케터 직군으로 몇 군데 서류 지원을 했었는데, 서류 합격률이 꽤 높았고 3곳은 최종 면접까지 갔었다. 한국에 있는 외국계 기업 혹은 한국 기업이지만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회사들이었다. 면접을 계속 보면서 계속 캐나다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더이상 지원은 하지 않지만, 이후에 돌아가더라도 이 워홀 경험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포지셔닝의 마케터가 된 것임은 확인할 수 있었다. 


4. 영원한 ‘영어’라는 숙제

해외에서 한국 기업의 직원으로 일한다는 것은 언어적으로 안심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어떤 관점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해외 법인의 규모가 따라서도 다를 수 있겠지만, 한국인 직원수 비율이 높았어서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한국어로 많이 했다.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해서, 마음만 먹으면 어떤 날은 하루종일 한국어로 업무하다가 끝나는 경우도 있는데 덕분에 초기 적응은 빨랐지만 시간이 갈수록 영어에 대한 갈망은 높아졌다. 그래서 일부러 외부 거래처들이랑 소통할 때 메일로 보내고 전화로 확인하면서 최대한 영어를 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영어’를 안 쓰는 환경은 절대 아니며, 내부 직원 중에는 영어가 네이티브인 분들도 있으므로 그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이다. 그리고 초기에는 캐나다에 적응할 때, 모국어가 어느정도 있었던 게 큰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다만, 워홀 목표가 ‘커리어’와 ‘영어 실력’ 이 두가지 였기 때문에 내 기준에서는 오래 재직하는게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후에는 조금 더 영어에 몰립할 수 있는 직장 환경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오늘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캐나다 워홀이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는 것을 느꼈다. 유튜브에는 캐나다 워홀 절대 오지 말라는 영상들이 많았고 오기 전까지는 두려움이 많았지만, 막상 와보니 좋은 점이 더 많았고, 이면에는 잘 적응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브팍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eve-cabinet

해외취업 이력서 첨삭 & 면접 코칭 문의 jm.eve.park@gmail.com

Unpublish ON
previous arrow
next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