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되어가는 Software Engineer.
난 Software Engineer이다. 개발자 (Developer)라고 불려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바쁜 Project 일정 속에서 빠른 개발 속도를 요구(강요) 받을 때에는 개발자로 불려도 딱히 할 말은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은 없고 점저 더 개발자화 되어가는 자신을 느낄 때마다, 고개를 들고 “이러면 안 되지…” 하면서 이런저런 글들과 책들을 읽으면서 헛헛한 마음을 채우기도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AlphaGo, 놀랍기는 한데…
2016년 3월 9일. AlphaGo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였다. 90년대 중반 대학원 과정에서 인공 신경망을 접했던 나에게 그들의 성취는 놀라운 것이었고, 여러 기사들과 기술서들을 접하면서 H/W 성능의 발달과 대용량 Data와 인공신경망이 만나면서 보여준 가능성에 나 역시 흥분했었다.
AI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Dystopia를 염려하는 글에는 코웃음을 쳤다. “거기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다” 생각하며 막연하게나마 내 생이 끝난 이후에나 그런 문제점들을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 여겼던 것 같다. 기술의 발전은 너무나 빠르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인간의 수준에 오른 다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과거의 경험들이 나에게 있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AlphaGo의 흥분은 가라앉았고 바둑을 잘 두는 인공지능은 Software Engineer의 일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3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대학 이수 과목들, 근데 그게 뭐…
2020년 딸아이는 대학에 진학했고, Engineering 학부로 입학한 딸아이는 1년이 지난 시점에 Computer Science를 전공으로 택하였다. 대학생들에게 Software Engineer는 매우 매력있는 직업군이었고, 딸아이도 그 영향을 받은 듯 보였다.
그가 공부하는 내용은 30년 전 내가 대학에서 공부하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부 사항들이야 당연히 바뀌었겠지만, OS를 알아야 했고, Language 구조에 대해서도 공부했으며, Network과 Database에 대해서도 배웠다. “어떤 과목은 꼭 들어야 한다”, “그 과목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중요하니 꼭 챙겨보거라”, “팀으로 하는 Project를 할 때는 이런 점을 조심해라” 하는 등의 조언을 해주기도 하였다.
이수과목이 동일한 것이 당연했었다. 기술은 발달했지만 Software Engineer가 회사에 들어가서 – 혹은 창업을 하더라도, 서비스 개발에서 담당해야 하는 역할은 달라지지 않았고, 책임과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지식 또한 바뀌질 않았으니까.
ChatGPT, 넌 또 뭐냐?
2022년 11월 30일. AI가 다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ChatGPT의 출현. 사람들은 다시 흥분했고 AlphaGo와는 다르게 자신이 직접 써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그 흥분을 배가 시켰고, 그 흥분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초창기 ChatGPT는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장난감이었고, Software Egnineer 입장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Coding을 할 줄은 알았지만, 그 품질은 수준 이하였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손봐야만 했다. 단순한 참고용일 뿐 개발에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했다. 그 시기에 나는 회사일로 정말 바빴고, ChatGPT에 대한 나의 판단은 그렇게 결정났다.
ChatGPT는 어떤 사안에 대한 Overview를 빠르게 얻을 수 있도록 해주었고,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방향성 – 하지만 최신은 아닌, Tool이나 Service에 대한 빠른 비교 등에 활용되었고, GitHub Copilot 정도만이 개발에 사용되었다. Software Engineer가 해야 하는 일은 여전히 바뀌질 않았다.
판이 뒤집힌 건가?
2025년 1월 20일, DeepSeek가 세상을 다시 흔들면서 AI는 다시 나의 관심을 끌었다. 시장에 많은 AI Model들이 등장하였고, DeepSeek와 Qwen 2.5는 Coding에 특화된 전용 Model도 내놓았다. 성능 테스트 평가서들을 보면 ChatGPT-4o를 뛰어 넘거나 근접한 성능이었다.
2024년 하반기에 Project를 진행하면서 ChatGPT-4o에게 Coding을 시켰을 때, 아주 잘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하지만 Cloud의 특성상 보안을 요구하는 기업에서 활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Open Source로 풀려버린 AI Model이라니… 너무 안일했다.
이렇게 되면 모든 기업에서 AI를 개발에 활용할 것이며,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몇천만 원의 H/W를 투자해서 AI coder를 설치하면, 놀라운 속도로 개발을 해낼 수 있는 놈이 나타난 것이다. 제품에 사용된 source code가 외부로 유출될 염려도 없으니, Code를 통째로 긁어서 AI로 올리면서 마음껏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hatGPT-4o를 가지고 이런저런 테스트를 해 보았다. 얼마나 Coding을 잘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잘한다. 상업용 제품에 쓸 수 있는 수준이었다. Developer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속도로 Code를 만들어 내고 있는 녀석과 어떻게 경쟁할 수 있다는 말인가. 비교불가 ROI라면 선택은 불 보듯 뻔한 것 아니겠는가.
쇼는 계속될까?
2024년 졸업한 딸아이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AI 분야에 많은 Engineer가 필요했지만 그건 경력과 성과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 한정이었다. 이제 대학은 갓 졸업한 새내기 Engineer에게 시장은 너무나도 추운 겨울이었다. 학부 때 대학원생들의 연구를 도우며 AI를 공부하고 접하긴 했지만 취업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그녀는 계속 연구하면서 1년이 채 안된 시점에 3편의 논문에 참여하고 있지만 – 제1 저자 논문도 포함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나 스스로이게도 질문해 본다. AI 시대에 Computer Science에서는 무엇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까? 학생들은 4년 후에나 – 대학원 박사는 5년 후, 졸업을 할 텐데, 배운 것들이 졸업을 하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유용할까? 그것조차 AI로 대체되는 것은 아닐까? 첫 번째 질문에는 어찌저찌 답을 할 수 있겠으나, 지난 시간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해 본 나도차도 두 번째 질문에는 전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딸아 미안하다. 아빠가 급변하는 시대에 미래를 예측하기엔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구나.
현직 Software Engineer로서, 다시 고민해 본다. 앞에서 이야기한 너무나도 명확한 사실에서 출발해 보자. 개발자(Developer)의 미래는 없다. 그것은 AI의 일아다. Software Engineer는 AI를 다루어야 한다. 그것에게 일을 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내가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능력은 무엇인가? AI는 지금 무엇을 못하고 있는가?
AI와 어떻게 협업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Developer에게 AI는 분명 위협이다. 이렇게 하면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섣불리 말하지도 못하겠다.
머리속에 있는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ChatGPT에게 Developer가 하지 못할 수 있는 Software Engineer의 역할을 물어보았다.
1. 시스템 설계 (System Design)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구조화하고, 모듈 간의 관계, 데이터 흐름, 의존성을 설계합니다.
2. 아키텍처 결정
REST API vs GraphQL, Monolith vs Microservices 등 기술 스택이나 구조를 결정합니다.
3. 확장성 / 안정성 고려
트래픽 증가에 따른 확장 전략, 장애 복구 설계 등을 책임집니다.
4. 기술 부채 관리
단기 구현보다 장기 유지보수 가능성을 고려해 기술 선택을 합니다.
5. 협업 및 문서화
시스템을 다른 개발자와 공유 가능한 상태로 정리하고, 코드 리뷰와 문서화에 적극적으로 관여합니다.
6. DevOps / 배포 파이프라인 설계
CI/CD, 테스트 자동화, 모니터링 도구 통합 등까지 포함합니다.
7. 성능 분석과 튜닝
단순한 코드 수정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 관점에서 병목을 찾아내고 개선합니다
AI로 대체되기 어려운 Software Engineer의 핵심 역할도 물어보았다.
1. 시스템적 사고와 트레이드오프 판단
성능 vs 확장성 vs 보안 vs 비용 같은 트레이드오프를 상황에 맞춰 결정
예: “이 기능은 서버리스로 구현하는 게 맞을까, 독립 서비스로 분리해야 할까?”
AI는 비즈니스 이해, 조직 구조, 팀 역량, 장기 전략 등 ‘비정형적 맥락’을 해석하기 어려움
2. 문제 정의와 모호한 요구사항 해석
기획자가 “이거 느려요”라고 말했을 때, 실제 병목이 네트워크인지, DB인지, UX 설계인지 파악하는 능력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무엇을 구현해야 할지부터 스스로 정의해야 하는 능력
3. 기술 리더십과 팀 의사결정
어떤 기술을 도입할 것인지, 코드 컨벤션은 어떻게 정할지, 팀원 교육과 멘토링 등 비기술적인 리더십 요소도 매우 중요
4. 비즈니스 도메인에 대한 깊은 이해
예: 금융 서비스의 결제 시스템, 병원의 EMR 시스템, 물류 자동화 등 특정 산업에 대한 이해가 중요할 때
이건 단순히 “잘 짜여진 코드” 이상을 요구함
지금 당장 새로운 직업을 찾아 떠날 것이 아니라면, 가까운 미래에도 위 역할이 AI로 대체되기 어려운 일일까에 대한 판단은 유보해두자. 적어도 지금 현재 AI는 위에 나열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못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회사 내에서 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스스로에게 던져보길 바란다. 장미빛 희망만을 이야기 하기에 현실은 너무나 차갑고 냉혹한 지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면 정말 희망이 없는 걸까?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AI를 통해 능력을 키워나간다면 미래를 이야기 할 수있지 않을까? 나 또한 그렇게 믿고 있다. 어쩌면 실패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 AI가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해야 하며,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더욱 AI를 지랫대로 삼아야 한다. 적어도 AI를 부릴 수 있어야 하고 나의 개발 능력에 AI의 능력을 더할 수 있어야 한다.
몇년도에 출간되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예전에 PC가 보급되던 초창기 “컴퓨터는 깡통이다” 라는 제목의 책이 인기를 끌었었다. 서문을 읽어 보았는데, “컴퓨터가 알아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해주지 않는다. 컴퓨터는 단지 우리가 시키는 일을 잘 해줄 뿐이다. 그래서 깡통인 컴퓨터를 ‘우리가’ 잘 다루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AI로 Coding을 하면서 그 책 제목이 다시금 생각이 났다. AI는 컴퓨터와는 다르게 알아서 뭔가를 해준다.일을 하면서 우리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역으로 질문 하지도 않고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일저지르기 딱 좋은 신입사원 스타일이다. 대신 몇 십초, 길어야 몇 분안에 결과물을 내놓는다. 내놓은 결과물을 보면서 Feedback을 주면된다. 종종 몇 단계를 거치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어쩌겠는가, 말귀는 좀 못 알아 먹는다고 내칠 수도 없는걸. 화를 내 봤자 달라지는 것도 없다.
AI와 친해질 준비가 되었는가?
박정일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4dfb0e5e8617435
개발자가 되어가는 Software Engineer.
난 Software Engineer이다. 개발자 (Developer)라고 불려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바쁜 Project 일정 속에서 빠른 개발 속도를 요구(강요) 받을 때에는 개발자로 불려도 딱히 할 말은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은 없고 점저 더 개발자화 되어가는 자신을 느낄 때마다, 고개를 들고 “이러면 안 되지…” 하면서 이런저런 글들과 책들을 읽으면서 헛헛한 마음을 채우기도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AlphaGo, 놀랍기는 한데…
2016년 3월 9일. AlphaGo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였다. 90년대 중반 대학원 과정에서 인공 신경망을 접했던 나에게 그들의 성취는 놀라운 것이었고, 여러 기사들과 기술서들을 접하면서 H/W 성능의 발달과 대용량 Data와 인공신경망이 만나면서 보여준 가능성에 나 역시 흥분했었다.
AI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Dystopia를 염려하는 글에는 코웃음을 쳤다. “거기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다” 생각하며 막연하게나마 내 생이 끝난 이후에나 그런 문제점들을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 여겼던 것 같다. 기술의 발전은 너무나 빠르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인간의 수준에 오른 다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과거의 경험들이 나에게 있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AlphaGo의 흥분은 가라앉았고 바둑을 잘 두는 인공지능은 Software Engineer의 일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3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대학 이수 과목들, 근데 그게 뭐…
2020년 딸아이는 대학에 진학했고, Engineering 학부로 입학한 딸아이는 1년이 지난 시점에 Computer Science를 전공으로 택하였다. 대학생들에게 Software Engineer는 매우 매력있는 직업군이었고, 딸아이도 그 영향을 받은 듯 보였다.
그가 공부하는 내용은 30년 전 내가 대학에서 공부하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부 사항들이야 당연히 바뀌었겠지만, OS를 알아야 했고, Language 구조에 대해서도 공부했으며, Network과 Database에 대해서도 배웠다. “어떤 과목은 꼭 들어야 한다”, “그 과목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중요하니 꼭 챙겨보거라”, “팀으로 하는 Project를 할 때는 이런 점을 조심해라” 하는 등의 조언을 해주기도 하였다.
이수과목이 동일한 것이 당연했었다. 기술은 발달했지만 Software Engineer가 회사에 들어가서 – 혹은 창업을 하더라도, 서비스 개발에서 담당해야 하는 역할은 달라지지 않았고, 책임과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지식 또한 바뀌질 않았으니까.
ChatGPT, 넌 또 뭐냐?
2022년 11월 30일. AI가 다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ChatGPT의 출현. 사람들은 다시 흥분했고 AlphaGo와는 다르게 자신이 직접 써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그 흥분을 배가 시켰고, 그 흥분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초창기 ChatGPT는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장난감이었고, Software Egnineer 입장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Coding을 할 줄은 알았지만, 그 품질은 수준 이하였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손봐야만 했다. 단순한 참고용일 뿐 개발에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했다. 그 시기에 나는 회사일로 정말 바빴고, ChatGPT에 대한 나의 판단은 그렇게 결정났다.
ChatGPT는 어떤 사안에 대한 Overview를 빠르게 얻을 수 있도록 해주었고,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방향성 – 하지만 최신은 아닌, Tool이나 Service에 대한 빠른 비교 등에 활용되었고, GitHub Copilot 정도만이 개발에 사용되었다. Software Engineer가 해야 하는 일은 여전히 바뀌질 않았다.
판이 뒤집힌 건가?
2025년 1월 20일, DeepSeek가 세상을 다시 흔들면서 AI는 다시 나의 관심을 끌었다. 시장에 많은 AI Model들이 등장하였고, DeepSeek와 Qwen 2.5는 Coding에 특화된 전용 Model도 내놓았다. 성능 테스트 평가서들을 보면 ChatGPT-4o를 뛰어 넘거나 근접한 성능이었다.
2024년 하반기에 Project를 진행하면서 ChatGPT-4o에게 Coding을 시켰을 때, 아주 잘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하지만 Cloud의 특성상 보안을 요구하는 기업에서 활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Open Source로 풀려버린 AI Model이라니… 너무 안일했다.
이렇게 되면 모든 기업에서 AI를 개발에 활용할 것이며,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몇천만 원의 H/W를 투자해서 AI coder를 설치하면, 놀라운 속도로 개발을 해낼 수 있는 놈이 나타난 것이다. 제품에 사용된 source code가 외부로 유출될 염려도 없으니, Code를 통째로 긁어서 AI로 올리면서 마음껏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hatGPT-4o를 가지고 이런저런 테스트를 해 보았다. 얼마나 Coding을 잘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잘한다. 상업용 제품에 쓸 수 있는 수준이었다. Developer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속도로 Code를 만들어 내고 있는 녀석과 어떻게 경쟁할 수 있다는 말인가. 비교불가 ROI라면 선택은 불 보듯 뻔한 것 아니겠는가.
쇼는 계속될까?
2024년 졸업한 딸아이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AI 분야에 많은 Engineer가 필요했지만 그건 경력과 성과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 한정이었다. 이제 대학은 갓 졸업한 새내기 Engineer에게 시장은 너무나도 추운 겨울이었다. 학부 때 대학원생들의 연구를 도우며 AI를 공부하고 접하긴 했지만 취업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그녀는 계속 연구하면서 1년이 채 안된 시점에 3편의 논문에 참여하고 있지만 – 제1 저자 논문도 포함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나 스스로이게도 질문해 본다. AI 시대에 Computer Science에서는 무엇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까? 학생들은 4년 후에나 – 대학원 박사는 5년 후, 졸업을 할 텐데, 배운 것들이 졸업을 하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유용할까? 그것조차 AI로 대체되는 것은 아닐까? 첫 번째 질문에는 어찌저찌 답을 할 수 있겠으나, 지난 시간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해 본 나도차도 두 번째 질문에는 전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딸아 미안하다. 아빠가 급변하는 시대에 미래를 예측하기엔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구나.
현직 Software Engineer로서, 다시 고민해 본다. 앞에서 이야기한 너무나도 명확한 사실에서 출발해 보자. 개발자(Developer)의 미래는 없다. 그것은 AI의 일아다. Software Engineer는 AI를 다루어야 한다. 그것에게 일을 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내가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능력은 무엇인가? AI는 지금 무엇을 못하고 있는가?
AI와 어떻게 협업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Developer에게 AI는 분명 위협이다. 이렇게 하면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섣불리 말하지도 못하겠다.
머리속에 있는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ChatGPT에게 Developer가 하지 못할 수 있는 Software Engineer의 역할을 물어보았다.
1. 시스템 설계 (System Design)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구조화하고, 모듈 간의 관계, 데이터 흐름, 의존성을 설계합니다.
2. 아키텍처 결정
REST API vs GraphQL, Monolith vs Microservices 등 기술 스택이나 구조를 결정합니다.
3. 확장성 / 안정성 고려
트래픽 증가에 따른 확장 전략, 장애 복구 설계 등을 책임집니다.
4. 기술 부채 관리
단기 구현보다 장기 유지보수 가능성을 고려해 기술 선택을 합니다.
5. 협업 및 문서화
시스템을 다른 개발자와 공유 가능한 상태로 정리하고, 코드 리뷰와 문서화에 적극적으로 관여합니다.
6. DevOps / 배포 파이프라인 설계
CI/CD, 테스트 자동화, 모니터링 도구 통합 등까지 포함합니다.
7. 성능 분석과 튜닝
단순한 코드 수정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 관점에서 병목을 찾아내고 개선합니다
AI로 대체되기 어려운 Software Engineer의 핵심 역할도 물어보았다.
1. 시스템적 사고와 트레이드오프 판단
성능 vs 확장성 vs 보안 vs 비용 같은 트레이드오프를 상황에 맞춰 결정
예: “이 기능은 서버리스로 구현하는 게 맞을까, 독립 서비스로 분리해야 할까?”
AI는 비즈니스 이해, 조직 구조, 팀 역량, 장기 전략 등 ‘비정형적 맥락’을 해석하기 어려움
2. 문제 정의와 모호한 요구사항 해석
기획자가 “이거 느려요”라고 말했을 때, 실제 병목이 네트워크인지, DB인지, UX 설계인지 파악하는 능력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무엇을 구현해야 할지부터 스스로 정의해야 하는 능력
3. 기술 리더십과 팀 의사결정
어떤 기술을 도입할 것인지, 코드 컨벤션은 어떻게 정할지, 팀원 교육과 멘토링 등 비기술적인 리더십 요소도 매우 중요
4. 비즈니스 도메인에 대한 깊은 이해
예: 금융 서비스의 결제 시스템, 병원의 EMR 시스템, 물류 자동화 등 특정 산업에 대한 이해가 중요할 때
이건 단순히 “잘 짜여진 코드” 이상을 요구함
지금 당장 새로운 직업을 찾아 떠날 것이 아니라면, 가까운 미래에도 위 역할이 AI로 대체되기 어려운 일일까에 대한 판단은 유보해두자. 적어도 지금 현재 AI는 위에 나열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못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회사 내에서 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스스로에게 던져보길 바란다. 장미빛 희망만을 이야기 하기에 현실은 너무나 차갑고 냉혹한 지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면 정말 희망이 없는 걸까?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AI를 통해 능력을 키워나간다면 미래를 이야기 할 수있지 않을까? 나 또한 그렇게 믿고 있다. 어쩌면 실패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 AI가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해야 하며,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더욱 AI를 지랫대로 삼아야 한다. 적어도 AI를 부릴 수 있어야 하고 나의 개발 능력에 AI의 능력을 더할 수 있어야 한다.
몇년도에 출간되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예전에 PC가 보급되던 초창기 “컴퓨터는 깡통이다” 라는 제목의 책이 인기를 끌었었다. 서문을 읽어 보았는데, “컴퓨터가 알아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해주지 않는다. 컴퓨터는 단지 우리가 시키는 일을 잘 해줄 뿐이다. 그래서 깡통인 컴퓨터를 ‘우리가’ 잘 다루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AI로 Coding을 하면서 그 책 제목이 다시금 생각이 났다. AI는 컴퓨터와는 다르게 알아서 뭔가를 해준다.일을 하면서 우리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역으로 질문 하지도 않고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일저지르기 딱 좋은 신입사원 스타일이다. 대신 몇 십초, 길어야 몇 분안에 결과물을 내놓는다. 내놓은 결과물을 보면서 Feedback을 주면된다. 종종 몇 단계를 거치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어쩌겠는가, 말귀는 좀 못 알아 먹는다고 내칠 수도 없는걸. 화를 내 봤자 달라지는 것도 없다.
AI와 친해질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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