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잘 쓴’ 기획서, 왜 서류 광탈일까? AI 시대를 대비하는 게임 기획자의 필수 덕목


당신의 ‘잘 쓴’ 기획서, 왜 서류 광탈인지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수십 개의 채용 공고에 이력서를 넣고, 밤새워 만든 포트폴리오를 제출했다. 내가 봐도 완벽한 시스템 기획서였다. 전투 시스템의 모든 변수를 꼼꼼하게 정의했고, 성장 곡선은 아름다운 수식으로 그려냈으며, 재화의 흐름은 한눈에 들어오는 다이어그램으로 정리했다. 이 정도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계속되는 ‘서류 전형 탈락’ 메일뿐. 대체 뭐가 문제일까? 내 기획서의 논리가 부족했나? 아이디어가 진부했나?

냉정하게 말하자면, 당신의 기획서가 ‘틀려서’가 아니다. 이제는 그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서’다. 당신이 밤새워 쓴 그 ‘완벽한’ 기획서, 이제 AI는 단 5분 만에, 그것도 훨씬 그럴듯하게 만들어낸다.

당신이 취업 시장에서 계속 미끄러지고 있다면, 이유는 단 하나다. 당신은 아직도 **’증명’이 없는 ‘주장’**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AI는 이미 당신보다 빠른 ‘시스템 기획자’다

시스템 기획자의 핵심은 ‘논리’와 ‘규칙’을 설계하는 것이다. 우리는 엑셀과 씨름하며 수백 개의 변수를 조정하고, 복잡한 시스템의 상호작용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며 최적의 값을 찾아내려 애썼다.

이제 그 역할의 상당 부분을 AI가 대체하고 있다.

“플레이어 레벨에 따른 몬스터 스탯 자동 생성 로직을 짜줘”, “치명타 확률과 공격 속도의 상관관계를 고려한 DPS 계산식을 만들어줘”와 같은 요구에, AI는 지치지도 않고 수십 개의 대안을 제시한다. 당신이 며칠 동안 엑셀을 붙잡고 고민할 그 시간에, AI는 이미 수만 번의 가상 전투를 끝내고 최적의 밸런스 값을 제안한다.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설계했습니다”라고 ‘주장’하는 당신과, “100만 번의 시뮬레이션 결과, 이 밸런스가 가장 안정적이었습니다”라고 ‘증명’하는 AI 중, 누구의 말을 더 신뢰하겠는가?


그래서, 시스템 기획자는 이제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시스템 기획자는 이제 끝난 직업인가? 아니, 나는 단언컨대 시스템 기획자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말한다. 단, 역할이 완전히 바뀌었을 뿐이다.

AI는 훌륭한 ‘계산기’이자 ‘시뮬레이터’가 되어주지만, 결코 ‘설계자’가 될 수는 없다. AI 시대의 시스템 기획자는 이제 ‘규칙’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규칙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다음 두 가지를 반드시 증명해야만 한다.


1. ‘시스템’의 본질을 꿰뚫는 설계 능력

‘재미있는 전투 시스템’을 생각해 보자. AI에게 “재미있는 전투 시스템을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기존 게임들의 시스템을 조합한 그럴듯한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게임의 ‘핵심 컨셉’과 맞는지는 판단하지 못한다.

‘좋은 시스템’이란, 게임의 ‘핵심 경험’을 극대화하는 규칙의 집합이다.

‘다크 소울’의 스태미나 시스템은 단순히 공격 횟수를 제한하는 규칙이 아니다. 그것은 ‘신중한 판단’과 ‘자원 관리’라는 게임의 핵심 경험을 강제하는, 처절한 생존의 ‘설계’다.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이런 스킬 시스템을 기획했습니다”가 아니라, “우리 게임의 핵심 경험인 ‘전략적 위치 선정’을 강화하기 위해, 지형 고저차에 따라 대미지가 변동하는 스킬 시스템을 설계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AI가 흉내 낼 수 없는, 기획자 고유의 설계 능력이자 통찰력이다.


2. ‘설계’의 타당성을 증명하는 데이터라는 언어

당신이 위와 같은 통찰력 있는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치자. 그래서 “이 시스템이 더 재미있을 겁니다!”라고 주장하면, 팀장이나 프로그래머는 뭐라고 할까? “그래서, 그걸 어떻게 증명할 건데요?”라고 되물을 것이다.

‘설계’를 ‘사실’로 바꾸는 유일한 무기는 데이터다.

“제가 제안하는 B안이 기존 A안보다 더 좋습니다”라고 주장하고 싶다면, 파이썬으로 직접 가상 유저 시뮬레이터를 만들어라. 그리고 “제 개선안(B)을 적용했을 때, 고지대를 점령한 유저의 평균 승률이 20% 상승하고, 전투의 평균 교전 시간이 30초 증가하여 더 전략적인 양상이 나타나는 것을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했습니다”라고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SQL과 파이썬은 더 이상 개발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AI에게 명확한 지시를 내리고, AI의 결과물이 옳은지 검증하며, 나의 설계를 객관적인 사실로 만드는 **AI 시대 시스템 기획자의 ‘공용어’**다.


포트폴리오, ‘설계도’가 아닌 ‘실험 보고서’를 담아라

이제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다시 쓰여야 한다.

시스템 설계 프로젝트: 멋진 다이어그램과 수식으로 가득 찬 ‘설계도’만 제출하지 마라. [문제 정의 → 개선 가설 → 가상 데이터 설계 → 핵심 로직 모델링(Python 코드 일부) → 시뮬레이션 결과 및 분석]의 과정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제출하라. 당신이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을 넘어, 그 설계를 ‘증명’할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역기획 프로젝트: 단순히 다른 게임의 시스템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데 그치지 마라. “이 게임의 성장 시스템이 실패한 이유는, 노력과 보상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기획자였다면, 랜덤 드랍의 비중을 줄이고 ‘설계도 기반 제작’ 시스템을 도입하여, 플레이어에게 명확한 파밍 동기를 부여했을 것입니다.”와 같이,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대안을 설계하는 당신의 ‘안목’을 증명하라.


마치며

“꼼꼼하게 설계했습니다”, “논리적으로 완벽합니다”라는 말은, 이제 “저는 아직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했습니다”라는 말과 동의어가 되었다. 기업은 더 이상 당신의 ‘주장’에 귀 기울일 시간이 없다.

AI는 위협이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진짜 시스템 기획자인지를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가장 혹독하고 공정한 면접관이다.

AI가 흉내 낼 수 없는 당신만의 ‘설계 철학’을 벼리고, AI를 지휘할 수 있는 ‘데이터’라는 언어를 장착하라. 그리고 당신의 모든 ‘설계’를 냉정한 ‘증거’로 만들어 포트폴리오에 담아라.

그때 비로소 당신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기획자’로서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당당하게 증명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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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잘 쓴’ 기획서, 왜 서류 광탈인지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수십 개의 채용 공고에 이력서를 넣고, 밤새워 만든 포트폴리오를 제출했다. 내가 봐도 완벽한 시스템 기획서였다. 전투 시스템의 모든 변수를 꼼꼼하게 정의했고, 성장 곡선은 아름다운 수식으로 그려냈으며, 재화의 흐름은 한눈에 들어오는 다이어그램으로 정리했다. 이 정도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계속되는 ‘서류 전형 탈락’ 메일뿐. 대체 뭐가 문제일까? 내 기획서의 논리가 부족했나? 아이디어가 진부했나?

냉정하게 말하자면, 당신의 기획서가 ‘틀려서’가 아니다. 이제는 그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서’다. 당신이 밤새워 쓴 그 ‘완벽한’ 기획서, 이제 AI는 단 5분 만에, 그것도 훨씬 그럴듯하게 만들어낸다.

당신이 취업 시장에서 계속 미끄러지고 있다면, 이유는 단 하나다. 당신은 아직도 **’증명’이 없는 ‘주장’**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AI는 이미 당신보다 빠른 ‘시스템 기획자’다

시스템 기획자의 핵심은 ‘논리’와 ‘규칙’을 설계하는 것이다. 우리는 엑셀과 씨름하며 수백 개의 변수를 조정하고, 복잡한 시스템의 상호작용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며 최적의 값을 찾아내려 애썼다.

이제 그 역할의 상당 부분을 AI가 대체하고 있다.

“플레이어 레벨에 따른 몬스터 스탯 자동 생성 로직을 짜줘”, “치명타 확률과 공격 속도의 상관관계를 고려한 DPS 계산식을 만들어줘”와 같은 요구에, AI는 지치지도 않고 수십 개의 대안을 제시한다. 당신이 며칠 동안 엑셀을 붙잡고 고민할 그 시간에, AI는 이미 수만 번의 가상 전투를 끝내고 최적의 밸런스 값을 제안한다.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설계했습니다”라고 ‘주장’하는 당신과, “100만 번의 시뮬레이션 결과, 이 밸런스가 가장 안정적이었습니다”라고 ‘증명’하는 AI 중, 누구의 말을 더 신뢰하겠는가?


그래서, 시스템 기획자는 이제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시스템 기획자는 이제 끝난 직업인가? 아니, 나는 단언컨대 시스템 기획자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말한다. 단, 역할이 완전히 바뀌었을 뿐이다.

AI는 훌륭한 ‘계산기’이자 ‘시뮬레이터’가 되어주지만, 결코 ‘설계자’가 될 수는 없다. AI 시대의 시스템 기획자는 이제 ‘규칙’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규칙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다음 두 가지를 반드시 증명해야만 한다.


1. ‘시스템’의 본질을 꿰뚫는 설계 능력

‘재미있는 전투 시스템’을 생각해 보자. AI에게 “재미있는 전투 시스템을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기존 게임들의 시스템을 조합한 그럴듯한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게임의 ‘핵심 컨셉’과 맞는지는 판단하지 못한다.

‘좋은 시스템’이란, 게임의 ‘핵심 경험’을 극대화하는 규칙의 집합이다.

‘다크 소울’의 스태미나 시스템은 단순히 공격 횟수를 제한하는 규칙이 아니다. 그것은 ‘신중한 판단’과 ‘자원 관리’라는 게임의 핵심 경험을 강제하는, 처절한 생존의 ‘설계’다.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이런 스킬 시스템을 기획했습니다”가 아니라, “우리 게임의 핵심 경험인 ‘전략적 위치 선정’을 강화하기 위해, 지형 고저차에 따라 대미지가 변동하는 스킬 시스템을 설계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AI가 흉내 낼 수 없는, 기획자 고유의 설계 능력이자 통찰력이다.


2. ‘설계’의 타당성을 증명하는 데이터라는 언어

당신이 위와 같은 통찰력 있는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치자. 그래서 “이 시스템이 더 재미있을 겁니다!”라고 주장하면, 팀장이나 프로그래머는 뭐라고 할까? “그래서, 그걸 어떻게 증명할 건데요?”라고 되물을 것이다.

‘설계’를 ‘사실’로 바꾸는 유일한 무기는 데이터다.

“제가 제안하는 B안이 기존 A안보다 더 좋습니다”라고 주장하고 싶다면, 파이썬으로 직접 가상 유저 시뮬레이터를 만들어라. 그리고 “제 개선안(B)을 적용했을 때, 고지대를 점령한 유저의 평균 승률이 20% 상승하고, 전투의 평균 교전 시간이 30초 증가하여 더 전략적인 양상이 나타나는 것을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했습니다”라고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SQL과 파이썬은 더 이상 개발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AI에게 명확한 지시를 내리고, AI의 결과물이 옳은지 검증하며, 나의 설계를 객관적인 사실로 만드는 **AI 시대 시스템 기획자의 ‘공용어’**다.


포트폴리오, ‘설계도’가 아닌 ‘실험 보고서’를 담아라

이제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다시 쓰여야 한다.

시스템 설계 프로젝트: 멋진 다이어그램과 수식으로 가득 찬 ‘설계도’만 제출하지 마라. [문제 정의 → 개선 가설 → 가상 데이터 설계 → 핵심 로직 모델링(Python 코드 일부) → 시뮬레이션 결과 및 분석]의 과정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제출하라. 당신이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을 넘어, 그 설계를 ‘증명’할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역기획 프로젝트: 단순히 다른 게임의 시스템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데 그치지 마라. “이 게임의 성장 시스템이 실패한 이유는, 노력과 보상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기획자였다면, 랜덤 드랍의 비중을 줄이고 ‘설계도 기반 제작’ 시스템을 도입하여, 플레이어에게 명확한 파밍 동기를 부여했을 것입니다.”와 같이,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대안을 설계하는 당신의 ‘안목’을 증명하라.


마치며

“꼼꼼하게 설계했습니다”, “논리적으로 완벽합니다”라는 말은, 이제 “저는 아직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했습니다”라는 말과 동의어가 되었다. 기업은 더 이상 당신의 ‘주장’에 귀 기울일 시간이 없다.

AI는 위협이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진짜 시스템 기획자인지를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가장 혹독하고 공정한 면접관이다.

AI가 흉내 낼 수 없는 당신만의 ‘설계 철학’을 벼리고, AI를 지휘할 수 있는 ‘데이터’라는 언어를 장착하라. 그리고 당신의 모든 ‘설계’를 냉정한 ‘증거’로 만들어 포트폴리오에 담아라.

그때 비로소 당신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기획자’로서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당당하게 증명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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