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조직의 50가지 법칙 – 채용에서 시작되는 문화 건축


2019년 실리콘밸리의 한 스타트업에서 벌어진 일이다. 화려한 이력서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개발자가 최종 면접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탈락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점심시간에 함께 식사를 하는 동안 그가 직원 식당 청소 아주머니에게 무례하게 대했기 때문이었다.

면접관은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기술만 뛰어난 사람을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 문화에 맞는 사람을 원합니다.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것은 우리의 핵심 가치입니다. 기술은 가르칠 수 있지만 인성은 바꾸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같은 회사에서는 경력이 부족한 신입 개발자를 채용했다. 기술적으로는 부족했지만, 면접 과정에서 동료들과의 협업 능력, 배우려는 열정, 회사 가치와의 부합도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1년 후 그는 팀의 핵심 인재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문화 기반 채용(Culture-based Hiring)”의 힘이다. 채용은 단순히 일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채용이 문화를 만드는 이유

많은 조직이 채용을 “당장 필요한 기능을 채우는 일”로 생각한다. 급하게 사람이 필요하니 빨리 뽑고, 기술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장기적으로 조직 문화에 큰 문제를 일으킨다.

왜냐하면 새로 들어온 사람은 단순히 조직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조직 규모가 작을수록 한 사람의 영향력은 더욱 크다. 잘못된 사람 한 명이 팀 전체의 분위기를 망칠 수 있고, 반대로 문화에 맞는 사람 한 명이 조직 전체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채용이 문화에 미치는 영향들

기존 직원들의 동기 변화

새로운 동료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기존 직원들의 사기와 동기가 크게 달라진다. 열정적이고 실력 있는 사람이 오면 모두가 자극받고, 반대의 경우 사기가 떨어진다.

조직 내 기준의 변화

새로운 사람이 보여주는 업무 방식, 소통 스타일, 가치관이 조직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 특히 시니어급 채용의 경우 그 영향력은 더욱 크다.

문화의 희석 또는 강화

조직 문화에 맞지 않는 사람이 계속 들어오면 기존 문화가 희석된다. 반대로 문화에 딱 맞는 사람들이 들어오면 문화가 더욱 강화된다.

미래 채용의 방향 설정

현재 채용한 사람들이 미래 채용의 기준점이 된다. 좋은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을 추천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구글의 “구글러다운” 채용 철학

구글은 채용을 가장 중요한 투자로 여긴다. “Wrong hire은 right fire보다 100배 비싸다”는 원칙 하에 극도로 까다로운 채용 과정을 운영한다.


구글의 채용 기준 “GAMMA”

G – General Mental Ability (일반적 사고 능력)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본다. 정답이 없는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논리적으로 사고하는지 평가한다.

A – Applied Skills (실무 적용 능력)

해당 직무에서 실제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한다. 하지만 현재 기술보다는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더 중시한다.

M – Motivation (동기와 열정)

구글의 미션과 가치에 진정으로 공감하는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확인한다.

M – Meta-Skills (메타 스킬)

의사소통, 협업, 리더십 등 어떤 직무에서든 필요한 기본 소양을 평가한다.

A – Alignment (문화 적합성)

구글의 “Don’t be evil” 정신과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문화에 맞는 사람인지 확인한다.


구글의 독특한 면접 과정

다면 평가 시스템

최소 4명 이상의 면접관이 서로 다른 관점에서 평가한다. 한 사람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지 않는다.

하이어링 위원회

실제 채용 결정은 해당 팀이 아닌 별도의 “하이어링 위원회”에서 내린다. 이를 통해 일관된 기준을 유지한다.

CEO 승인 시니어급 채용은 CEO까지 승인을 받는다. 문화에 미칠 영향을 최고 경영진이 직접 검토한다.

이런 까다로운 과정 덕분에 구글은 “구글러다운” 사람들로 조직을 채울 수 있었고, 혁신적이고 개방적인 문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자가진단: 우리 조직의 채용 문화 점검

당신의 조직은 문화 기반 채용을 하고 있는가? 다음을 통해 점검해보자.


채용 프로세스 문화 적합성 체크리스트

채용 기준 설정

□ 기술이나 경험만큼 문화 적합성을 중시하는가?

□ 우리 조직의 핵심 가치를 체현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가?

□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기여 가능성을 고려하는가?

□ 현재 필요한 기능뿐만 아니라 조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 본다?


면접 과정 설계

□ 문화 적합성을 평가하는 별도 단계가 있는가?

□ 다양한 관점에서 후보자를 평가하는가?

□ 실제 업무 환경에서의 행동을 관찰할 기회가 있는가?

□ 후보자도 우리 문화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가?


의사결정 과정

□ 채용 결정에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가?

□ 문화 적합성 평가가 최종 결정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가?

□ 단기적 필요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결정하는가?

□ 채용 기준이 일관되게 적용되는가?


온보딩과 초기 적응

□ 새로운 직원의 문화 적응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가?

□ 조직 문화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 초기 적응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피드백하는가?

□ 문화 적합성 측면에서 채용 성공도를 평가하는가?


체크 결과:

15개 이상: 훌륭한 문화 기반 채용 시스템

10-14개: 보통 수준, 개선 여지 있음

5-9개: 문화 기반 채용 시스템 구축 필요

4개 이하: 채용 프로세스 전면 재검토 필요


넷플릭스의 “드림팀” 채용 전략

넷플릭스는 “우리는 가족이 아니라 드림팀”이라는 명확한 철학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들로만 팀을 구성한다.


넷플릭스 채용의 핵심 원칙들

고성과자만 채용

평균적인 성과를 내는 사람은 뽑지 않는다. 해당 분야에서 톱 10% 안에 드는 사람만 채용한다.

문화 기여자 우선

단순히 문화에 적응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화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다양성을 통한 혁신

서로 다른 배경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본다.

지속적인 성과 관리

채용 후에도 지속적으로 성과를 평가하고, 기준에 미달하면 과감하게 정리한다.


넷플릭스의 독특한 면접 방식

키퍼 테스트(Keeper Test)

“만약 이 사람이 다른 회사로 간다고 하면, 붙잡기 위해 얼마나 노력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후보자를 평가한다.

360도 레퍼런스 체크

이전 직장의 상사, 동료, 부하직원 모두에게 추천서를 받는다. 다양한 관점에서 후보자를 검증한다.

실제 업무 시뮬레이션

가상의 프로젝트를 주고 실제로 수행하게 한다. 이론이 아닌 실전 능력을 확인한다.

이런 방식으로 채용된 넷플릭스 직원들은 높은 자율성과 책임감을 갖고 일하며, 혁신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포스의 “문화 인터뷰” 시스템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는 “문화가 모든 것”이라는 철학 하에 독특한 이중 면접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중 면접 시스템

1차: 기술 면접 해당 직무에 필요한 기술이나 경험을 평가한다. 일반적인 면접과 유사하다.

2차: 문화 면접 자포스의 10가지 핵심 가치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만 평가한다. 기술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자포스의 10가지 핵심 가치

서비스를 통해 WOW 전달하기

변화를 수용하고 추진하기

재미있고 약간은 특이하게 하기

모험적이고 창의적이며 개방적이기

성장과 학습을 추구하기

소통을 통해 열린 정직한 관계 구축하기

긍정적인 팀과 가족 정신 만들기

적은 것으로 많은 것을 하기

열정적이고 의지가 확고하기

겸손하기


문화 면접의 특징

거부권(Veto Power)

HR팀은 기술 면접을 통과한 후보자라도 문화 적합성이 떨어지면 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 반대로 채용 담당자가 문화 면접을 통과한 후보자를 기술 부족을 이유로 거부할 수도 있다.

양쪽 모두 통과해야 채용

기술과 문화 둘 다 기준을 통과해야만 최종 채용된다.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아무리 다른 부분이 뛰어나도 채용하지 않는다.

실제 상황 시뮬레이션

“까다로운 고객이 있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팀원과 의견이 다를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반응을 본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자포스는 기술은 조금 부족해도 회사 문화에 완벽하게 맞는 사람들로 조직을 채울 수 있었다. 그 결과 직원 만족도와 고객 만족도가 모두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타트업 버퍼(Buffer)의 “투명한 채용” 과정

소셜미디어 관리 도구 버퍼는 채용 과정 자체를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는 회사의 핵심 가치인 “투명성”을 채용에서부터 실천하는 것이다.


투명한 채용의 구체적 방법들

채용 기준 공개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지, 각 기준의 비중은 어떻게 되는지 모두 공개한다. 후보자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명확히 안다.

면접 과정 실시간 공유

면접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후보자에게 알려준다. “현재 몇 번째 단계이고, 다음 단계는 언제인지” 투명하게 소통한다.

피드백 의무화

탈락한 후보자에게도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솔직하게 알려준다.

급여 수준 사전 공개

해당 포지션의 급여 범위를 채용 공고에 명시한다. 서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한다.


투명한 채용의 효과들

적합한 후보자 지원 증가

버퍼의 문화와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지원한다. 단순히 일자리만 찾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걸러진다.

면접 과정의 효율성 향상

서로 무엇을 기대하는지 명확하기 때문에 면접이 효율적으로 진행된다.

브랜딩 효과

투명한 채용 과정 자체가 회사의 문화를 보여주는 강력한 브랜딩이 된다.

직원 만족도 향상

투명하게 뽑힌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문화적 만족도도 크다.


페이팔 마피아의 “네트워크 채용” 전략

페이팔 초기 직원들은 나중에 테슬라, 링크드인, 유튜브, 팰런티어 등 수많은 성공 기업을 만들어내며 “페이팔 마피아”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들의 성공 비결 중 하나가 “네트워크 채용” 전략이었다.


네트워크 채용의 핵심 원리들

추천 중심 채용

기존 직원들의 추천을 가장 중시한다. 뛰어난 사람은 뛰어난 사람을 안다는 믿음에 기반한다.

다양성 속의 일관성

서로 다른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핵심 가치와 일하는 방식은 일관되게 맞춘다.

장기적 관점의 채용

당장 필요한 기능만 보지 않고, 5-10년 후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본다.

상호 신뢰 기반

채용된 사람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든다.


페이팔 채용의 독특한 특징들

“페이팔 스타일” 면접

기술적 능력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인가?”를 중요하게 본다.

창업자 정신 중시

안정적인 직장인보다는 창업자 마인드를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

글로벌 마인드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을 채용한다.

이런 채용 전략 덕분에 페이팔에는 훗날 실리콘밸리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모였고, 이들이 만든 네트워크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문화 기반 채용을 위한 실천 가이드

조직에서 문화 기반 채용을 실행하고 싶다면 다음 단계를 따라해보자.


1단계: 문화 정의와 기준 설정

핵심 가치 명확화

우리 조직의 핵심 가치 3-5개를 명확히 정의

각 가치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설명

가치별 중요도와 우선순위 설정

채용 기준 재정립

기술/경험과 문화 적합성의 비중 설정

문화 적합성 평가 항목과 방법 개발

직급별, 직무별 차별화된 기준 마련


2단계: 면접 프로세스 개선

문화 면접 단계 추가

기존 면접과 별도의 문화 면접 단계 신설

문화 면접 전담 면접관 양성

표준화된 문화 면접 가이드 개발

다면 평가 시스템 도입

최소 3명 이상의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

각 면접관의 역할과 평가 영역 명확화

평가 결과 종합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 정립


3단계: 평가 도구와 방법 개발

행동 기반 질문 개발

가치별로 구체적인 상황 질문 준비

“만약 ~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형태의 질문

과거 경험을 통해 가치관을 확인하는 질문

실제 업무 시뮬레이션

해당 직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 재현

팀워크, 의사소통, 문제해결 능력 관찰

조직 문화에서의 적응 가능성 평가


4단계: 온보딩 프로그램 강화

문화 몰입 프로그램

조직 역사와 가치에 대한 체계적 교육

기존 직원들과의 멘토링 시스템

문화 체험 워크숍이나 활동

초기 적응 모니터링

신입 직원의 문화 적응도 정기 점검

피드백 수집 및 개선점 파악

필요시 추가 지원 프로그램 제공


5단계: 지속적 개선과 평가

채용 성공도 측정

신입 직원의 성과와 만족도 추적

이직률과 적응 기간 분석

채용 기준과 방법의 효과성 평가

프로세스 개선

정기적인 채용 프로세스 리뷰

면접관 교육과 역량 강화

새로운 평가 도구와 방법 도입


리모트 워크 시대의 문화 기반 채용

코로나19 이후 리모트 워크가 확산되면서 채용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화상 면접이 일반화되고, 전 세계에서 인재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도 문화 기반 채용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리모트 환경에서의 문화 채용 특징들

자기주도성의 중요성

리모트 워크에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는 기술적 능력보다 개인의 가치관과 더 관련이 있다.

소통 능력의 부각

직접 만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명확하고 효과적인 소통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를 평가하는 것은 기존보다 더 어려워졌다.

신뢰 기반 문화의 필요성

서로를 직접 볼 수 없는 환경에서는 신뢰가 더욱 중요하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채용 단계에서 확인해야 한다.

글로벌 다양성과 문화 통합

전 세계에서 인재를 뽑을 수 있지만,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의 조직 문화로 통합하는 것은 더 큰 도전이다.


문화는 채용으로 시작되고 채용으로 완성된다

조직 문화를 바꾸고 싶다면 가장 먼저 채용부터 바꿔야 한다. 아무리 좋은 문화 개선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문화에 맞지 않는 사람들이 계속 들어온다면 소용없다.

반대로 문화에 딱 맞는 사람들을 꾸준히 채용한다면, 별다른 노력 없이도 자연스럽게 원하는 문화가 만들어진다. 좋은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을 부르고, 좋은 문화가 좋은 문화를 강화하는 선순환이 시작된다.

당신의 조직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뽑고 있는가? 당장 필요한 기능만 보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문화 기반 채용을 시작해보자.

채용에서 시작된 문화는 가장 자연스럽고 지속가능한 문화가 된다. 그리고 그런 문화를 가진 조직은 어떤 변화와 도전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정체성을 갖게 될 것이다.


유키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eattoking


2019년 실리콘밸리의 한 스타트업에서 벌어진 일이다. 화려한 이력서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개발자가 최종 면접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탈락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점심시간에 함께 식사를 하는 동안 그가 직원 식당 청소 아주머니에게 무례하게 대했기 때문이었다.

면접관은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기술만 뛰어난 사람을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 문화에 맞는 사람을 원합니다.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것은 우리의 핵심 가치입니다. 기술은 가르칠 수 있지만 인성은 바꾸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같은 회사에서는 경력이 부족한 신입 개발자를 채용했다. 기술적으로는 부족했지만, 면접 과정에서 동료들과의 협업 능력, 배우려는 열정, 회사 가치와의 부합도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1년 후 그는 팀의 핵심 인재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문화 기반 채용(Culture-based Hiring)”의 힘이다. 채용은 단순히 일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채용이 문화를 만드는 이유

많은 조직이 채용을 “당장 필요한 기능을 채우는 일”로 생각한다. 급하게 사람이 필요하니 빨리 뽑고, 기술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장기적으로 조직 문화에 큰 문제를 일으킨다.

왜냐하면 새로 들어온 사람은 단순히 조직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조직 규모가 작을수록 한 사람의 영향력은 더욱 크다. 잘못된 사람 한 명이 팀 전체의 분위기를 망칠 수 있고, 반대로 문화에 맞는 사람 한 명이 조직 전체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채용이 문화에 미치는 영향들

기존 직원들의 동기 변화

새로운 동료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기존 직원들의 사기와 동기가 크게 달라진다. 열정적이고 실력 있는 사람이 오면 모두가 자극받고, 반대의 경우 사기가 떨어진다.

조직 내 기준의 변화

새로운 사람이 보여주는 업무 방식, 소통 스타일, 가치관이 조직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 특히 시니어급 채용의 경우 그 영향력은 더욱 크다.

문화의 희석 또는 강화

조직 문화에 맞지 않는 사람이 계속 들어오면 기존 문화가 희석된다. 반대로 문화에 딱 맞는 사람들이 들어오면 문화가 더욱 강화된다.

미래 채용의 방향 설정

현재 채용한 사람들이 미래 채용의 기준점이 된다. 좋은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을 추천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구글의 “구글러다운” 채용 철학

구글은 채용을 가장 중요한 투자로 여긴다. “Wrong hire은 right fire보다 100배 비싸다”는 원칙 하에 극도로 까다로운 채용 과정을 운영한다.


구글의 채용 기준 “GAMMA”

G – General Mental Ability (일반적 사고 능력)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본다. 정답이 없는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논리적으로 사고하는지 평가한다.

A – Applied Skills (실무 적용 능력)

해당 직무에서 실제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한다. 하지만 현재 기술보다는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더 중시한다.

M – Motivation (동기와 열정)

구글의 미션과 가치에 진정으로 공감하는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확인한다.

M – Meta-Skills (메타 스킬)

의사소통, 협업, 리더십 등 어떤 직무에서든 필요한 기본 소양을 평가한다.

A – Alignment (문화 적합성)

구글의 “Don’t be evil” 정신과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문화에 맞는 사람인지 확인한다.


구글의 독특한 면접 과정

다면 평가 시스템

최소 4명 이상의 면접관이 서로 다른 관점에서 평가한다. 한 사람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지 않는다.

하이어링 위원회

실제 채용 결정은 해당 팀이 아닌 별도의 “하이어링 위원회”에서 내린다. 이를 통해 일관된 기준을 유지한다.

CEO 승인 시니어급 채용은 CEO까지 승인을 받는다. 문화에 미칠 영향을 최고 경영진이 직접 검토한다.

이런 까다로운 과정 덕분에 구글은 “구글러다운” 사람들로 조직을 채울 수 있었고, 혁신적이고 개방적인 문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자가진단: 우리 조직의 채용 문화 점검

당신의 조직은 문화 기반 채용을 하고 있는가? 다음을 통해 점검해보자.


채용 프로세스 문화 적합성 체크리스트

채용 기준 설정

□ 기술이나 경험만큼 문화 적합성을 중시하는가?

□ 우리 조직의 핵심 가치를 체현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가?

□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기여 가능성을 고려하는가?

□ 현재 필요한 기능뿐만 아니라 조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 본다?


면접 과정 설계

□ 문화 적합성을 평가하는 별도 단계가 있는가?

□ 다양한 관점에서 후보자를 평가하는가?

□ 실제 업무 환경에서의 행동을 관찰할 기회가 있는가?

□ 후보자도 우리 문화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가?


의사결정 과정

□ 채용 결정에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가?

□ 문화 적합성 평가가 최종 결정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가?

□ 단기적 필요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결정하는가?

□ 채용 기준이 일관되게 적용되는가?


온보딩과 초기 적응

□ 새로운 직원의 문화 적응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가?

□ 조직 문화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 초기 적응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피드백하는가?

□ 문화 적합성 측면에서 채용 성공도를 평가하는가?


체크 결과:

15개 이상: 훌륭한 문화 기반 채용 시스템

10-14개: 보통 수준, 개선 여지 있음

5-9개: 문화 기반 채용 시스템 구축 필요

4개 이하: 채용 프로세스 전면 재검토 필요


넷플릭스의 “드림팀” 채용 전략

넷플릭스는 “우리는 가족이 아니라 드림팀”이라는 명확한 철학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들로만 팀을 구성한다.


넷플릭스 채용의 핵심 원칙들

고성과자만 채용

평균적인 성과를 내는 사람은 뽑지 않는다. 해당 분야에서 톱 10% 안에 드는 사람만 채용한다.

문화 기여자 우선

단순히 문화에 적응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화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다양성을 통한 혁신

서로 다른 배경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본다.

지속적인 성과 관리

채용 후에도 지속적으로 성과를 평가하고, 기준에 미달하면 과감하게 정리한다.


넷플릭스의 독특한 면접 방식

키퍼 테스트(Keeper Test)

“만약 이 사람이 다른 회사로 간다고 하면, 붙잡기 위해 얼마나 노력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후보자를 평가한다.

360도 레퍼런스 체크

이전 직장의 상사, 동료, 부하직원 모두에게 추천서를 받는다. 다양한 관점에서 후보자를 검증한다.

실제 업무 시뮬레이션

가상의 프로젝트를 주고 실제로 수행하게 한다. 이론이 아닌 실전 능력을 확인한다.

이런 방식으로 채용된 넷플릭스 직원들은 높은 자율성과 책임감을 갖고 일하며, 혁신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포스의 “문화 인터뷰” 시스템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는 “문화가 모든 것”이라는 철학 하에 독특한 이중 면접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중 면접 시스템

1차: 기술 면접 해당 직무에 필요한 기술이나 경험을 평가한다. 일반적인 면접과 유사하다.

2차: 문화 면접 자포스의 10가지 핵심 가치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만 평가한다. 기술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자포스의 10가지 핵심 가치

서비스를 통해 WOW 전달하기

변화를 수용하고 추진하기

재미있고 약간은 특이하게 하기

모험적이고 창의적이며 개방적이기

성장과 학습을 추구하기

소통을 통해 열린 정직한 관계 구축하기

긍정적인 팀과 가족 정신 만들기

적은 것으로 많은 것을 하기

열정적이고 의지가 확고하기

겸손하기


문화 면접의 특징

거부권(Veto Power)

HR팀은 기술 면접을 통과한 후보자라도 문화 적합성이 떨어지면 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 반대로 채용 담당자가 문화 면접을 통과한 후보자를 기술 부족을 이유로 거부할 수도 있다.

양쪽 모두 통과해야 채용

기술과 문화 둘 다 기준을 통과해야만 최종 채용된다.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아무리 다른 부분이 뛰어나도 채용하지 않는다.

실제 상황 시뮬레이션

“까다로운 고객이 있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팀원과 의견이 다를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반응을 본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자포스는 기술은 조금 부족해도 회사 문화에 완벽하게 맞는 사람들로 조직을 채울 수 있었다. 그 결과 직원 만족도와 고객 만족도가 모두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타트업 버퍼(Buffer)의 “투명한 채용” 과정

소셜미디어 관리 도구 버퍼는 채용 과정 자체를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는 회사의 핵심 가치인 “투명성”을 채용에서부터 실천하는 것이다.


투명한 채용의 구체적 방법들

채용 기준 공개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지, 각 기준의 비중은 어떻게 되는지 모두 공개한다. 후보자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명확히 안다.

면접 과정 실시간 공유

면접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후보자에게 알려준다. “현재 몇 번째 단계이고, 다음 단계는 언제인지” 투명하게 소통한다.

피드백 의무화

탈락한 후보자에게도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솔직하게 알려준다.

급여 수준 사전 공개

해당 포지션의 급여 범위를 채용 공고에 명시한다. 서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한다.


투명한 채용의 효과들

적합한 후보자 지원 증가

버퍼의 문화와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지원한다. 단순히 일자리만 찾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걸러진다.

면접 과정의 효율성 향상

서로 무엇을 기대하는지 명확하기 때문에 면접이 효율적으로 진행된다.

브랜딩 효과

투명한 채용 과정 자체가 회사의 문화를 보여주는 강력한 브랜딩이 된다.

직원 만족도 향상

투명하게 뽑힌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문화적 만족도도 크다.


페이팔 마피아의 “네트워크 채용” 전략

페이팔 초기 직원들은 나중에 테슬라, 링크드인, 유튜브, 팰런티어 등 수많은 성공 기업을 만들어내며 “페이팔 마피아”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들의 성공 비결 중 하나가 “네트워크 채용” 전략이었다.


네트워크 채용의 핵심 원리들

추천 중심 채용

기존 직원들의 추천을 가장 중시한다. 뛰어난 사람은 뛰어난 사람을 안다는 믿음에 기반한다.

다양성 속의 일관성

서로 다른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핵심 가치와 일하는 방식은 일관되게 맞춘다.

장기적 관점의 채용

당장 필요한 기능만 보지 않고, 5-10년 후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본다.

상호 신뢰 기반

채용된 사람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든다.


페이팔 채용의 독특한 특징들

“페이팔 스타일” 면접

기술적 능력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인가?”를 중요하게 본다.

창업자 정신 중시

안정적인 직장인보다는 창업자 마인드를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

글로벌 마인드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을 채용한다.

이런 채용 전략 덕분에 페이팔에는 훗날 실리콘밸리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모였고, 이들이 만든 네트워크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문화 기반 채용을 위한 실천 가이드

조직에서 문화 기반 채용을 실행하고 싶다면 다음 단계를 따라해보자.


1단계: 문화 정의와 기준 설정

핵심 가치 명확화

우리 조직의 핵심 가치 3-5개를 명확히 정의

각 가치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설명

가치별 중요도와 우선순위 설정

채용 기준 재정립

기술/경험과 문화 적합성의 비중 설정

문화 적합성 평가 항목과 방법 개발

직급별, 직무별 차별화된 기준 마련


2단계: 면접 프로세스 개선

문화 면접 단계 추가

기존 면접과 별도의 문화 면접 단계 신설

문화 면접 전담 면접관 양성

표준화된 문화 면접 가이드 개발

다면 평가 시스템 도입

최소 3명 이상의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

각 면접관의 역할과 평가 영역 명확화

평가 결과 종합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 정립


3단계: 평가 도구와 방법 개발

행동 기반 질문 개발

가치별로 구체적인 상황 질문 준비

“만약 ~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형태의 질문

과거 경험을 통해 가치관을 확인하는 질문

실제 업무 시뮬레이션

해당 직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 재현

팀워크, 의사소통, 문제해결 능력 관찰

조직 문화에서의 적응 가능성 평가


4단계: 온보딩 프로그램 강화

문화 몰입 프로그램

조직 역사와 가치에 대한 체계적 교육

기존 직원들과의 멘토링 시스템

문화 체험 워크숍이나 활동

초기 적응 모니터링

신입 직원의 문화 적응도 정기 점검

피드백 수집 및 개선점 파악

필요시 추가 지원 프로그램 제공


5단계: 지속적 개선과 평가

채용 성공도 측정

신입 직원의 성과와 만족도 추적

이직률과 적응 기간 분석

채용 기준과 방법의 효과성 평가

프로세스 개선

정기적인 채용 프로세스 리뷰

면접관 교육과 역량 강화

새로운 평가 도구와 방법 도입


리모트 워크 시대의 문화 기반 채용

코로나19 이후 리모트 워크가 확산되면서 채용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화상 면접이 일반화되고, 전 세계에서 인재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도 문화 기반 채용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리모트 환경에서의 문화 채용 특징들

자기주도성의 중요성

리모트 워크에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는 기술적 능력보다 개인의 가치관과 더 관련이 있다.

소통 능력의 부각

직접 만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명확하고 효과적인 소통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를 평가하는 것은 기존보다 더 어려워졌다.

신뢰 기반 문화의 필요성

서로를 직접 볼 수 없는 환경에서는 신뢰가 더욱 중요하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채용 단계에서 확인해야 한다.

글로벌 다양성과 문화 통합

전 세계에서 인재를 뽑을 수 있지만,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의 조직 문화로 통합하는 것은 더 큰 도전이다.


문화는 채용으로 시작되고 채용으로 완성된다

조직 문화를 바꾸고 싶다면 가장 먼저 채용부터 바꿔야 한다. 아무리 좋은 문화 개선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문화에 맞지 않는 사람들이 계속 들어온다면 소용없다.

반대로 문화에 딱 맞는 사람들을 꾸준히 채용한다면, 별다른 노력 없이도 자연스럽게 원하는 문화가 만들어진다. 좋은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을 부르고, 좋은 문화가 좋은 문화를 강화하는 선순환이 시작된다.

당신의 조직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뽑고 있는가? 당장 필요한 기능만 보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문화 기반 채용을 시작해보자.

채용에서 시작된 문화는 가장 자연스럽고 지속가능한 문화가 된다. 그리고 그런 문화를 가진 조직은 어떤 변화와 도전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정체성을 갖게 될 것이다.


유키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eatto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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