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장창 깨진 스타트업의 환상 – 빠르고 유연한 회사? 그런 건 소설 속에나


스타트업의 장점일 것이라 착각했던 것

유연하고 빠른 의사결정.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제품 출시를 앞두고 상세페이지 작업을 시작했을 때, 금방 끝날 거라 생각했다.



원고 콘티는 이미 대표가 컨펌한 내용이라고 했으니,

문장은 손 볼 필요 없고 이미지 수정만 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제동이 걸렸다.

브랜딩팀이 ‘수정할 부분이 많다’며 대폭 피드백을 줬고,

거기에 얹어 이번엔 우리 팀장이 추가 의견을 냈다.

‘이제 진짜 끝이겠지’ 싶었지만 아니었다.


대표 피드백이 또 이어졌다.

“설명이 장황하다.”

“포인트 순서 바꿔라.”

“섭취 가이드가 빠졌다.”


거의 전면 수정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애초에 받은 사전 컨펌은 대체 무슨 의미였을까?


스타트업이라면 효율적일 거라 기대했는데,

상세페이지 하나 만드는 데도 이 많은 과정을 거쳤다.


• 마케터가 상세페이지 원고 작성
• 대표 피드백
• 이미지 제작을 위해 디자인팀에 업무협조 요청 기안 상신
• 제작된 이미지로 상세페이지 초안 작성
• 브랜딩팀에 톤앤매너 점검 요청 기안 상신 -> 1차 수정
• 마케팅 팀장 검토 -> 2차 수정
• 대표 피드백 -> 3차 수정
• 브랜딩팀 재협의
• 마케팅 팀장 재확인
• 다시 대표 컨펌
• 최종 OK 이후 디자인팀에 이미지 수정 요청


요약했는데도 줄어들지 않는다.

작은 회사에서 왜 이렇게 많은 단계를 밟아야 하는지,

그리고 매번 결재 라인을 타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이렇게 비효율적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 줄 알았다면 더 일찍 준비했을 거다.

하지만 이직 후 첫 제품 출시이자 첫 작업이라 이 정도일 줄은 몰랐고,

당연히 이 모든 프로세스를 내게 알려준 사람도 없었다.

하필 거기에 공장 현장 지원 일정까지 겹쳐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이건 대기업의 단점(복잡한 프로세스)과

스타트업의 단점(대표 개인 의견 중심)이

최악의 형태로 결합된 업무 방식이었다.


결국, 회사는 어디든 겪어봐야 답이 나온다.

그리고 하나 배웠다. 환상은 가질수록 손해다.


감정의 오피스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fragilelog


스타트업의 장점일 것이라 착각했던 것

유연하고 빠른 의사결정.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제품 출시를 앞두고 상세페이지 작업을 시작했을 때, 금방 끝날 거라 생각했다.



원고 콘티는 이미 대표가 컨펌한 내용이라고 했으니,

문장은 손 볼 필요 없고 이미지 수정만 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제동이 걸렸다.

브랜딩팀이 ‘수정할 부분이 많다’며 대폭 피드백을 줬고,

거기에 얹어 이번엔 우리 팀장이 추가 의견을 냈다.

‘이제 진짜 끝이겠지’ 싶었지만 아니었다.


대표 피드백이 또 이어졌다.

“설명이 장황하다.”

“포인트 순서 바꿔라.”

“섭취 가이드가 빠졌다.”


거의 전면 수정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애초에 받은 사전 컨펌은 대체 무슨 의미였을까?


스타트업이라면 효율적일 거라 기대했는데,

상세페이지 하나 만드는 데도 이 많은 과정을 거쳤다.


• 마케터가 상세페이지 원고 작성
• 대표 피드백
• 이미지 제작을 위해 디자인팀에 업무협조 요청 기안 상신
• 제작된 이미지로 상세페이지 초안 작성
• 브랜딩팀에 톤앤매너 점검 요청 기안 상신 -> 1차 수정
• 마케팅 팀장 검토 -> 2차 수정
• 대표 피드백 -> 3차 수정
• 브랜딩팀 재협의
• 마케팅 팀장 재확인
• 다시 대표 컨펌
• 최종 OK 이후 디자인팀에 이미지 수정 요청


요약했는데도 줄어들지 않는다.

작은 회사에서 왜 이렇게 많은 단계를 밟아야 하는지,

그리고 매번 결재 라인을 타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이렇게 비효율적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 줄 알았다면 더 일찍 준비했을 거다.

하지만 이직 후 첫 제품 출시이자 첫 작업이라 이 정도일 줄은 몰랐고,

당연히 이 모든 프로세스를 내게 알려준 사람도 없었다.

하필 거기에 공장 현장 지원 일정까지 겹쳐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이건 대기업의 단점(복잡한 프로세스)과

스타트업의 단점(대표 개인 의견 중심)이

최악의 형태로 결합된 업무 방식이었다.


결국, 회사는 어디든 겪어봐야 답이 나온다.

그리고 하나 배웠다. 환상은 가질수록 손해다.


감정의 오피스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fragile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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