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할 때 연봉이 얼마나 오를까?


이직할 때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연봉 인상폭은 강력한 동기 중 하나일 것이다. 지금 만족스럽게 지내는 재직자의 경우는 20% 이상에도 시큰둥할 것이다. 반면 아쉬운 구직자는 인상 폭이 문제가 되지 않고 소폭의 하락도 감수할 수 있다. 따라서 후보자의 현재 상황에 많이 좌우된다. 떠나려는 혹은 가려는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서도 기대치가 바뀐다. 그럼 실제론 얼마나 오르는 걸까? 그리고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

서로 합의해야 연봉이 결정된다. 중개자 역할인 헤드헌터는 후보자 보다도 절박하다. 양쪽 상황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대응 방안을 고심한다. 허브 코헨(Herb Cohen)이 ‘협상만으로도 세상을 얻을 수 있다.(You can negotiate anything)’에서 협상의 핵심 3요소를 힘, 시간, 정보라고 했다. 모든 면에서 후보자가 가장 불리하다. 특히 정보가 부족하다. 그러나 채용사, 헤드헌터의 심리와 의도를 이해하면 나름대로 방안이 있다.

물론 최근 인재 수요가 급증한 업종(반도체, 인공지능, 신약개발), 관련 일부 업종, 고위직급(대표이사, 임원, 팀장), 특수 업무 종사자(투자전문가, 인플루언서, 연예인, 프로선수)는 대부분 후보자가 강자이다. 특히 ‘너 아니면 안 돼’ 인재는 일반적인 처우 협상과는 동떨어진 사례 같다. 투자자가 간절한 설립 초기 스타트업의 필수인력, 한국의 반도체 인력을 스카우트하려는 외국기업에겐 돈은 중요치 않다. 간접적인 경우를 빼고 이런 경우는 많이 경험하지 못했다. 그런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어떻게 연봉의 결정되는가?


1) 왜 후보자가 불리한가?

기업 채용담당자는 채용 사례가 축적되며, 관련 업종의 기업별 연봉 테이블, 직급 체계 등 축적된 정보가 있다. 어느 정도가 (높은 가능성으로) 후보자가 수락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헤드헌터는 채용사 대비 정보가 상대적으론 부족하다. 그러나 양쪽을 모두 상대하며 서로의 내부 사정을 알 수 있다. 아울러 가능한 처우를 짐작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후보자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 상황에선 후보자가 약자이지만 어떻게든 성사시키려는 헤드헌터를 잘 활용하면 기회가 있다.


2) 그런데 후보자에게 연봉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채용사의 시각은 이 부분에 무심하다. 일단 지원했고, 뽑아줬으니 우리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한편 헤드헌터는 후보자가 느끼는 그 숫자에 대한 감정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거스르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같은 연봉이라도 결정 과정과 온갖 주관적인 상황에 따라 후보자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후보자에겐 연봉은 자존심, 자신의 평가, 만족과 불만, 주변의 기대까지 포함한 함축적인 숫자이다.


예를 들어 보자.

이력서를 보낸 후보자와 이를 검토한 헤드헌터의 통화 내용을 소개하겠다.

헤드헌터 :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조심스럽게) 이력서 작성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꼼꼼히 잘 작성해 주셨는데 몇 가지 문의사항이 있어 연락드렸습니다. 지금 통화 가능하십니까?

후보자 : (뭔가 불편한 듯) 네 가능합니다. (아마도 상대 의도를 알 수 없어 머뭇거리는 것 같다.)

헤드헌터 : JD 자격요건인 파이썬 경력이 풍부해 아무개 님의 강점으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채용사가 요구하는 SQL관련 경험은 부족해 보이는데 이 부분은 2020년에 취득한 민간 자격증을 강조하는 문구를 삽입해도……(생략)

후보자 : (안심했다는 듯) 그렇게 해 주셔도 좋습니다.

헤드헌터 : 그리고 경력기간은 7년 1개월이라고 하셨는데 따져보니 7년이 정확한 것 같습니다.

후보자 : (이젠 긴장이 풀렸는지 별거 아니라는 듯) 그런가요? 7년으로 수정해 주세요!

헤드헌터 : 영어는 ‘중’이라고 하셨는데 그동안 해외 프로젝트 경험도 있으신데 ‘비즈니스 가능’으로 바꿔도 되겠습니까?

후보자 : (부담 없이) 네, 그렇게 해주세요!

헤드헌터 : (조심스럽게) 현재연봉이 5,500만 원이라고 하셨는데 성과급이 포함되었습니까? 식대나 다른 수당도 포함되었습니까?

후보자 : (신경이 거슬리는 듯) 성과급은 별도이고 식대 포함한 금액입니다.

헤드헌터 : 그러면 ‘5,500만 원 (고정급, 성과급 제외)’로 하겠습니다.

후보자 : (흔쾌히) 그렇게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헤드헌터 : (지금부터 본론이다. 작심한 듯이) 깎으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많은 연봉은 퍼센트로 수수료를 받는 저희들도 바라고, 좋은 일입니다. 희망연봉을 ‘6,600만 원 이상’으로 기재하셨는데 그보다 낮은 경우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건 채용사에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저만 파악하려는 것입니다.

후보자 : (당황한 듯한) 얼마가 좋을까요? (짜증이 나는 듯) 벌써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요?

헤드헌터 : (진땀이 나는 듯) 좀 다르게 말씀드리면 수용할 수 있는 마지노를 의미합니다.

후보자 : (마지못해) 지금 연봉에서 10%쯤 올린 6,200만 원이면 어떻습니까?

헤드헌터 : (약간 강압적으로, 좀 단호하게, 더 큰 목소리로) 그럼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6,200만 원에서 1원이라도 낮으면 안 가겠다고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후보자 : (확실히 언짢은 톤으로) 6,000만 원이면 가겠지만 그 이하는 어렵겠습니다.

헤드헌터 : (이제야 좀 안심된다는 듯한 목소리로) 제 생각엔 네 가지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6,000만 원 이상’, ‘6,200만 원(협의 가능)’, ‘면접 후 협의’ 혹은 ‘회사 내규에 따름’이 있는데 어느 쪽이 좋으십니까? 저희 경험으론 회사 내규도 큰 무리 없어 보입니다.

후보자 : (조금은 안심한 듯) 희망 연봉은 ‘회사 내규’로 해주세요.

헤드헌터 : 알겠습니다. (가볍게) 그리고 입사 가능시기를 5주라고 하셨는데 더 줄일 수 있습니까? 너무 길면 채용사에선 입사 의지가 낮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후보자 : (이젠 아무래도 괜찮다는 듯) 그럼 4주, 아니 ‘채용 확정 후 3주’로 해주세요.

헤드헌터에게 이력서를 보냈으면 흔히 있을 수 있는 대화다. 꼼꼼히 살펴보면, 후보자와 헤드헌터의 심리상태가 잘 드러난다. 헤드헌터는 끊임없이 후보자 맘 상태를 탐색한다. 그리고 본론인 연봉 이야기를 꺼낸다. 후보자는 연봉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는 것에 상당히 꺼려하고 있다. 그로 인해 나중에 더 받을 수 있는데 덜 받는 불이익이 생길까 두려워한다. 때로는 중요한 개인정보 혹은 치부처럼도 생각한다. 당연하다. 나라도 한 번도 만나보지 않은 사람에게 연봉을 밝히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내 편인지 확신이 없을 땐 더더욱……


3) 헤드헌터는 미리 자물쇠를 채우고 싶다.

사실상 채용사가 연봉을 결정한다. 나중에 얼마가 될지는 알기 힘들고 헤드헌터는 과거 사례 등을 통해 추정할 뿐이다. 후보자의 기대치와 다를 수 있고 헤드헌터가 연봉을 얼마나 올려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개입하더라도 미미할 수도 있다.) 그런데 왜 헤드헌터는 후보자의 신경을 건드리며 이런 노력(낮추려는 혹은 분명하게 하려는)을 하는가? 아직 합격도 하지 않았는데… 너무 성급한 것은 아닌가?

헤드헌터 입문 당시, 후보자의 기대치가 나중에 높아지지 않도록 처음부터 미리 확인하고 제한해야 한다고 배웠다. 채용사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헤드헌터 자신을 위한 일이다.

후보자의 희망연봉 숫자는 주관적이고 바뀔 수 있는 변수이다. 애초에 기대치를 현실화/명확히 하지 않으면 나중에 재앙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서류합격, 현업 팀장과의 1차 면접, 임원과의 2차 면접 등 각 과정에서 합격이 거듭되면 후보자의 자신감과 기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서야 진행되는 처우 협상 때 후보자가 당초 언급한 희망연봉과 괴리가 있는 숫자를 고집하면 모든 노력이 수포가 된다.

많은 사람은 일관성 있는 태도, 주장을 통해 정당성, 자존감과 신뢰를 받으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 정한 희망연봉은 일종의 가이드라인 혹은 족쇄가 될 수 있다. ‘당신이 처음에 말한 것과 차이가 큽니다’라는 말로 헤드헌터는 (두려운 상황에서) 후보자를 설득할 도구를 챙길 수 있다. 와튼스쿨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Stuart Diamond) 교수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Getting More)’에서 그런 방법(상대방이 이전에 한 말을 이용)을 본 것 같다. 물론 트럼프 같은 사람, 어마어마한 강자의 경우, 통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적어도 한국 기업에 취업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채용사는 우수한 후보자를 만나봤으니, 후보자는 취업시장에서 자신을 가치를 알 수 있었으니, 처우협상 결렬을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경험으로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헤드헌터에게 길면 3개월간의 노력이 ‘0원’이 된다는 의미이다. 간혹 이직을 망설이는 후보자에게 최소 20%의 인상폭도 가능하다며 꼬드기는 헤드헌터도 있다. 어떻게든 지원을 끌어내려는 의도겠지만 처우협상을 겪으며 얼마나 허황된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4) 상대의 입장이 되어, 판단해 보자

– 채용사의 변명

의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일까? 서류, 면접을 통해 확인해 봤지만 막상 같이 일해보면 기대와 다를 수 있다. 이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혹은 원하는 만큼 주기보다는 입사가 가능한 전제 하에 최소한의 금액만 제안하게 된다.

그리고 (입사해서) 같이 일하는 동료도 생각해야 한다. 새로 입사한 경력사원이 훨씬 나은 스펙에, 더 크고 잘 나가는 회사 출신이라도 그의 더 높은 처우는 불만이 될 수 있다. 더구나 뭔가 부족해 보이는 커리어라면 같은 경력 연차라고 같은 연봉이 받는다는 것에 부정적일 것이다. 후보자 역시 질시와 과한 기대를 받아야 한다면 그 연봉이 두고두고 부담스러울 것이다. 큰 조직일수록 높은 경력직 처우로 인한 기존 조직의 갈등과 불만의 소지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럴 경우, 그들은 미련 없이 채용을 포기한다.

– 헤드헌터의 변명

해피엔딩(이쪽 업계에선 ‘석세스(Success)’)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선 애초에 불가능한 인상폭을 고집하는 후보자, 갈수록 희망연봉이 높아지는 후보자는 걸러야 한다. 안 될 일에 시간과 노력을 허비할 수는 없다. 처우 과정에서 깨지게 되면, 허탈할 뿐만 아니라 쓸데없는 곳에 시간과 노력을 낭비한 것이다. 더군다나 채용사의 신뢰도 떨어진다.


5) 내가 본 실제 처우 협상

채용사는 후보자에게 현 직장 혹은 전 직장에서 받은 원천징수영수증, 최근 3개월간의 급여 명세서를 요구한다. 이를 바탕으로 후보자에게 연봉을 제안한다.(Job offer)

Job Offer 기재사항 : 계약연봉, 직급(몇 연차), 다음 연봉협상 시기, 간략한 복지혜택, 입사일자 등

나름 자신 있거나 유사 경력직 채용 경험이 있는 채용담당자는 헤드헌터와 의논하지 않고 바로 잡오퍼를 후보자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어차피 결재받기 위해선 이 이상은 힘들다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 외국계 기업과 국내 대기업, 중견, 중소기업, 스타트업 그리고 회사 성향, 직무 특성에 따라 조금씩 절차가 다르다.


– 외국계 기업

통상 Hiring Manager가 있다. 현업 팀장 혹은 담당 임원이 그 역할을 맡아, 채용 예산(임금 한도, Budget)을 받아 주도한다. 국내 기업과 달리 외국계는 개인별로 연봉이 다르고 서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떤 회사는 자신의 연봉을 다른 동료에게 공개하는 것이 해고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국내기업과 달리 직급이 없거나 간단한 경우가 많다.

외국계는 후보자 재직사의 복지혜택까지도 꼼꼼히 받아 분석한다.

그다음엔 현재보다 10% 내외의 연봉을 제안한다.

[현재 연봉(성과급 제외) + 복지혜택] = [채용사 연봉(성과급 제외) + 복지혜택] * 110% 내외

많은 외국계는 호봉, 직급 등에 따른 연봉 테이블이 없다. 그러니 내 현재 연봉과 상관없이 높은 채용사의 연봉 수준에 맞춰달라는 요구는 무의미하다. 일단 물론 예산 이내의 금액이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연봉 협상은 가능하다 특히 Hiring Manager가 동의한다면….

그리고 한국에선 성과급이라고도 하는데 외국계는 인센티브가 있다. 회사 경영, 개인 실적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를 잡오퍼에 미리 제시한다. 지원부서는 통상 10~20%, 영업부서는 20~50% 혹은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 중 최소 80% 혹은 거의 다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부 미국계 기업은 직원 개인의 건강보험료를 회사가 부담한다. 이것은 직원의 의료보험을 책임지는 미국 본사 방침에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직장 가입자의 건강보험료 요율은 소득의 7.19%이며 이중 대부분의 기업의 근로자가 절반인 3.595%를 부담한다. 그러니 그 절반을 회사를 부담한다는 것은 임금 총액이 3.6%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 국내 기업

대표이사 특히 오너가 면접에 참여할 경우, 인상폭은 예측 불허다. 그러나 대기업은 그런 경우가 아주 드물다. 상향지원(중소/중견기업 -> 대기업)인 경우, 경력연수를 100% 전부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더 크고 더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이직은 매력적이다. 주변의 인정과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한국기업의 연봉 테이블 때문에 가끔 20%의 연봉이 인상되기도 한다. 이유는 연봉 테이블 때문이다. 내 경험을 소개하겠다. 중소기업에서 이직 없이 핵심 업무를 하는 가운데 재직 회사가 갑자기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대기업으로 이직하면, 뜻밖의 연봉 인상이 가능하다. 왜냐하면 먼저 대기업, 중소기업의 연봉차가 크기 때문이다.

대기업 대졸 신입이 중소기업 대리보다 연봉이 높을 수 있다. 그래서 (중소기업에서) 현재는 과장이지만 경력연수를 그대로 인정받지 못해 (대기업에) 대리로 입사했다. 직급은 아쉽지만 연봉은 대폭 인상됐다. 직급, 그에 따른 연봉 테이블은 직급별로 연봉 하한이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비슷하다. 운도 따라야 한다.

실제 내가 경험한 국내 기업의 인상폭은 높지 않다. 사실상 같은 경우도 많았고 5% 이하도 종종 있었다. 10%면 훌륭한 편이다. 채용사에게 보다 높은 인상된 연봉을 협상하기보다는 후보자에게 잡오퍼 수락할 것을 설득한 경험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 흔하진 않지만 국내기업도 조금 유연해져서, 사이닝 보너스 등을 통해 후보자를 달래기도 한다.


6) 당장 얼마 오르는가, 답이 아닐 수 있다.

퇴직할 때 잘 나갈 회사는 주식보다 예측하기 어렵다.

극단적인 사례일지도 모르지만 1990년대 초를 생각해 보자.
태광산업, 신도리코, 아이비엠 같이 가장 연봉이 높거나 높은 주가로 각광받던 회사들이 있었다. 그 당시 시중은행이라고 하면 신한, 하나은행은 끼워주지도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금의 위상이 아니었다. 2000년대 초 하이닉스는 망할 뻔했다. 진로, OB맥주가 팔려갈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화장품, 제약업계는 지금 같지 않았고 연예기획사는 대졸 신입을 뽑기 힘들었을 것이다. 10년 후 20년 후는 아무도 모른다.

오로지 더 높은 연봉, 글쎄 대신에….

더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 우수한 동료와 더 나은 시스템 속에서 경력을 발전시키겠다.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나름의 꿈과 계획을 위해서라면 좋겠다. 혹은 회사 경영이 아주 어려워지거나 조직, 인간관계 속의 갈등 혹은 불합리가 심화되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확신할 때, 진짜 안 맞는다 생각할 때 이직하면 어떨까?

그래도 원하면 해야 한다. 하고 싶은 거 못 하면 병난다.

이런 조언을 하지만, 나 역시 아주 불합리한 핑계 혹은 허황된 계획으로 13년 가까이 다니던 첫 직장(대기업)을 아무런 위로금도 없이 내 발로 떠났다. 머릿속 논리, 상황, 계획. 미래 등을 따지면 엉뚱한 결정이었다. 그렇지만 마음이 답답해지고 한계다 생각되면 떠나는 수밖에 … 다시 돌아가도 같은 결정을 할 것 같다. *


봉천청담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9fedfa02ac204f3


이직할 때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연봉 인상폭은 강력한 동기 중 하나일 것이다. 지금 만족스럽게 지내는 재직자의 경우는 20% 이상에도 시큰둥할 것이다. 반면 아쉬운 구직자는 인상 폭이 문제가 되지 않고 소폭의 하락도 감수할 수 있다. 따라서 후보자의 현재 상황에 많이 좌우된다. 떠나려는 혹은 가려는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서도 기대치가 바뀐다. 그럼 실제론 얼마나 오르는 걸까? 그리고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

서로 합의해야 연봉이 결정된다. 중개자 역할인 헤드헌터는 후보자 보다도 절박하다. 양쪽 상황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대응 방안을 고심한다. 허브 코헨(Herb Cohen)이 ‘협상만으로도 세상을 얻을 수 있다.(You can negotiate anything)’에서 협상의 핵심 3요소를 힘, 시간, 정보라고 했다. 모든 면에서 후보자가 가장 불리하다. 특히 정보가 부족하다. 그러나 채용사, 헤드헌터의 심리와 의도를 이해하면 나름대로 방안이 있다.

물론 최근 인재 수요가 급증한 업종(반도체, 인공지능, 신약개발), 관련 일부 업종, 고위직급(대표이사, 임원, 팀장), 특수 업무 종사자(투자전문가, 인플루언서, 연예인, 프로선수)는 대부분 후보자가 강자이다. 특히 ‘너 아니면 안 돼’ 인재는 일반적인 처우 협상과는 동떨어진 사례 같다. 투자자가 간절한 설립 초기 스타트업의 필수인력, 한국의 반도체 인력을 스카우트하려는 외국기업에겐 돈은 중요치 않다. 간접적인 경우를 빼고 이런 경우는 많이 경험하지 못했다. 그런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어떻게 연봉의 결정되는가?


1) 왜 후보자가 불리한가?

기업 채용담당자는 채용 사례가 축적되며, 관련 업종의 기업별 연봉 테이블, 직급 체계 등 축적된 정보가 있다. 어느 정도가 (높은 가능성으로) 후보자가 수락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헤드헌터는 채용사 대비 정보가 상대적으론 부족하다. 그러나 양쪽을 모두 상대하며 서로의 내부 사정을 알 수 있다. 아울러 가능한 처우를 짐작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후보자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 상황에선 후보자가 약자이지만 어떻게든 성사시키려는 헤드헌터를 잘 활용하면 기회가 있다.


2) 그런데 후보자에게 연봉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채용사의 시각은 이 부분에 무심하다. 일단 지원했고, 뽑아줬으니 우리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한편 헤드헌터는 후보자가 느끼는 그 숫자에 대한 감정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거스르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같은 연봉이라도 결정 과정과 온갖 주관적인 상황에 따라 후보자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후보자에겐 연봉은 자존심, 자신의 평가, 만족과 불만, 주변의 기대까지 포함한 함축적인 숫자이다.


예를 들어 보자.

이력서를 보낸 후보자와 이를 검토한 헤드헌터의 통화 내용을 소개하겠다.

헤드헌터 :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조심스럽게) 이력서 작성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꼼꼼히 잘 작성해 주셨는데 몇 가지 문의사항이 있어 연락드렸습니다. 지금 통화 가능하십니까?

후보자 : (뭔가 불편한 듯) 네 가능합니다. (아마도 상대 의도를 알 수 없어 머뭇거리는 것 같다.)

헤드헌터 : JD 자격요건인 파이썬 경력이 풍부해 아무개 님의 강점으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채용사가 요구하는 SQL관련 경험은 부족해 보이는데 이 부분은 2020년에 취득한 민간 자격증을 강조하는 문구를 삽입해도……(생략)

후보자 : (안심했다는 듯) 그렇게 해 주셔도 좋습니다.

헤드헌터 : 그리고 경력기간은 7년 1개월이라고 하셨는데 따져보니 7년이 정확한 것 같습니다.

후보자 : (이젠 긴장이 풀렸는지 별거 아니라는 듯) 그런가요? 7년으로 수정해 주세요!

헤드헌터 : 영어는 ‘중’이라고 하셨는데 그동안 해외 프로젝트 경험도 있으신데 ‘비즈니스 가능’으로 바꿔도 되겠습니까?

후보자 : (부담 없이) 네, 그렇게 해주세요!

헤드헌터 : (조심스럽게) 현재연봉이 5,500만 원이라고 하셨는데 성과급이 포함되었습니까? 식대나 다른 수당도 포함되었습니까?

후보자 : (신경이 거슬리는 듯) 성과급은 별도이고 식대 포함한 금액입니다.

헤드헌터 : 그러면 ‘5,500만 원 (고정급, 성과급 제외)’로 하겠습니다.

후보자 : (흔쾌히) 그렇게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헤드헌터 : (지금부터 본론이다. 작심한 듯이) 깎으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많은 연봉은 퍼센트로 수수료를 받는 저희들도 바라고, 좋은 일입니다. 희망연봉을 ‘6,600만 원 이상’으로 기재하셨는데 그보다 낮은 경우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건 채용사에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저만 파악하려는 것입니다.

후보자 : (당황한 듯한) 얼마가 좋을까요? (짜증이 나는 듯) 벌써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요?

헤드헌터 : (진땀이 나는 듯) 좀 다르게 말씀드리면 수용할 수 있는 마지노를 의미합니다.

후보자 : (마지못해) 지금 연봉에서 10%쯤 올린 6,200만 원이면 어떻습니까?

헤드헌터 : (약간 강압적으로, 좀 단호하게, 더 큰 목소리로) 그럼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6,200만 원에서 1원이라도 낮으면 안 가겠다고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후보자 : (확실히 언짢은 톤으로) 6,000만 원이면 가겠지만 그 이하는 어렵겠습니다.

헤드헌터 : (이제야 좀 안심된다는 듯한 목소리로) 제 생각엔 네 가지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6,000만 원 이상’, ‘6,200만 원(협의 가능)’, ‘면접 후 협의’ 혹은 ‘회사 내규에 따름’이 있는데 어느 쪽이 좋으십니까? 저희 경험으론 회사 내규도 큰 무리 없어 보입니다.

후보자 : (조금은 안심한 듯) 희망 연봉은 ‘회사 내규’로 해주세요.

헤드헌터 : 알겠습니다. (가볍게) 그리고 입사 가능시기를 5주라고 하셨는데 더 줄일 수 있습니까? 너무 길면 채용사에선 입사 의지가 낮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후보자 : (이젠 아무래도 괜찮다는 듯) 그럼 4주, 아니 ‘채용 확정 후 3주’로 해주세요.

헤드헌터에게 이력서를 보냈으면 흔히 있을 수 있는 대화다. 꼼꼼히 살펴보면, 후보자와 헤드헌터의 심리상태가 잘 드러난다. 헤드헌터는 끊임없이 후보자 맘 상태를 탐색한다. 그리고 본론인 연봉 이야기를 꺼낸다. 후보자는 연봉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는 것에 상당히 꺼려하고 있다. 그로 인해 나중에 더 받을 수 있는데 덜 받는 불이익이 생길까 두려워한다. 때로는 중요한 개인정보 혹은 치부처럼도 생각한다. 당연하다. 나라도 한 번도 만나보지 않은 사람에게 연봉을 밝히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내 편인지 확신이 없을 땐 더더욱……


3) 헤드헌터는 미리 자물쇠를 채우고 싶다.

사실상 채용사가 연봉을 결정한다. 나중에 얼마가 될지는 알기 힘들고 헤드헌터는 과거 사례 등을 통해 추정할 뿐이다. 후보자의 기대치와 다를 수 있고 헤드헌터가 연봉을 얼마나 올려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개입하더라도 미미할 수도 있다.) 그런데 왜 헤드헌터는 후보자의 신경을 건드리며 이런 노력(낮추려는 혹은 분명하게 하려는)을 하는가? 아직 합격도 하지 않았는데… 너무 성급한 것은 아닌가?

헤드헌터 입문 당시, 후보자의 기대치가 나중에 높아지지 않도록 처음부터 미리 확인하고 제한해야 한다고 배웠다. 채용사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헤드헌터 자신을 위한 일이다.

후보자의 희망연봉 숫자는 주관적이고 바뀔 수 있는 변수이다. 애초에 기대치를 현실화/명확히 하지 않으면 나중에 재앙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서류합격, 현업 팀장과의 1차 면접, 임원과의 2차 면접 등 각 과정에서 합격이 거듭되면 후보자의 자신감과 기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서야 진행되는 처우 협상 때 후보자가 당초 언급한 희망연봉과 괴리가 있는 숫자를 고집하면 모든 노력이 수포가 된다.

많은 사람은 일관성 있는 태도, 주장을 통해 정당성, 자존감과 신뢰를 받으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 정한 희망연봉은 일종의 가이드라인 혹은 족쇄가 될 수 있다. ‘당신이 처음에 말한 것과 차이가 큽니다’라는 말로 헤드헌터는 (두려운 상황에서) 후보자를 설득할 도구를 챙길 수 있다. 와튼스쿨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Stuart Diamond) 교수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Getting More)’에서 그런 방법(상대방이 이전에 한 말을 이용)을 본 것 같다. 물론 트럼프 같은 사람, 어마어마한 강자의 경우, 통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적어도 한국 기업에 취업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채용사는 우수한 후보자를 만나봤으니, 후보자는 취업시장에서 자신을 가치를 알 수 있었으니, 처우협상 결렬을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경험으로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헤드헌터에게 길면 3개월간의 노력이 ‘0원’이 된다는 의미이다. 간혹 이직을 망설이는 후보자에게 최소 20%의 인상폭도 가능하다며 꼬드기는 헤드헌터도 있다. 어떻게든 지원을 끌어내려는 의도겠지만 처우협상을 겪으며 얼마나 허황된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4) 상대의 입장이 되어, 판단해 보자

– 채용사의 변명

의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일까? 서류, 면접을 통해 확인해 봤지만 막상 같이 일해보면 기대와 다를 수 있다. 이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혹은 원하는 만큼 주기보다는 입사가 가능한 전제 하에 최소한의 금액만 제안하게 된다.

그리고 (입사해서) 같이 일하는 동료도 생각해야 한다. 새로 입사한 경력사원이 훨씬 나은 스펙에, 더 크고 잘 나가는 회사 출신이라도 그의 더 높은 처우는 불만이 될 수 있다. 더구나 뭔가 부족해 보이는 커리어라면 같은 경력 연차라고 같은 연봉이 받는다는 것에 부정적일 것이다. 후보자 역시 질시와 과한 기대를 받아야 한다면 그 연봉이 두고두고 부담스러울 것이다. 큰 조직일수록 높은 경력직 처우로 인한 기존 조직의 갈등과 불만의 소지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럴 경우, 그들은 미련 없이 채용을 포기한다.

– 헤드헌터의 변명

해피엔딩(이쪽 업계에선 ‘석세스(Success)’)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선 애초에 불가능한 인상폭을 고집하는 후보자, 갈수록 희망연봉이 높아지는 후보자는 걸러야 한다. 안 될 일에 시간과 노력을 허비할 수는 없다. 처우 과정에서 깨지게 되면, 허탈할 뿐만 아니라 쓸데없는 곳에 시간과 노력을 낭비한 것이다. 더군다나 채용사의 신뢰도 떨어진다.


5) 내가 본 실제 처우 협상

채용사는 후보자에게 현 직장 혹은 전 직장에서 받은 원천징수영수증, 최근 3개월간의 급여 명세서를 요구한다. 이를 바탕으로 후보자에게 연봉을 제안한다.(Job offer)

Job Offer 기재사항 : 계약연봉, 직급(몇 연차), 다음 연봉협상 시기, 간략한 복지혜택, 입사일자 등

나름 자신 있거나 유사 경력직 채용 경험이 있는 채용담당자는 헤드헌터와 의논하지 않고 바로 잡오퍼를 후보자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어차피 결재받기 위해선 이 이상은 힘들다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 외국계 기업과 국내 대기업, 중견, 중소기업, 스타트업 그리고 회사 성향, 직무 특성에 따라 조금씩 절차가 다르다.


– 외국계 기업

통상 Hiring Manager가 있다. 현업 팀장 혹은 담당 임원이 그 역할을 맡아, 채용 예산(임금 한도, Budget)을 받아 주도한다. 국내 기업과 달리 외국계는 개인별로 연봉이 다르고 서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떤 회사는 자신의 연봉을 다른 동료에게 공개하는 것이 해고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국내기업과 달리 직급이 없거나 간단한 경우가 많다.

외국계는 후보자 재직사의 복지혜택까지도 꼼꼼히 받아 분석한다.

그다음엔 현재보다 10% 내외의 연봉을 제안한다.

[현재 연봉(성과급 제외) + 복지혜택] = [채용사 연봉(성과급 제외) + 복지혜택] * 110% 내외

많은 외국계는 호봉, 직급 등에 따른 연봉 테이블이 없다. 그러니 내 현재 연봉과 상관없이 높은 채용사의 연봉 수준에 맞춰달라는 요구는 무의미하다. 일단 물론 예산 이내의 금액이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연봉 협상은 가능하다 특히 Hiring Manager가 동의한다면….

그리고 한국에선 성과급이라고도 하는데 외국계는 인센티브가 있다. 회사 경영, 개인 실적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를 잡오퍼에 미리 제시한다. 지원부서는 통상 10~20%, 영업부서는 20~50% 혹은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 중 최소 80% 혹은 거의 다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부 미국계 기업은 직원 개인의 건강보험료를 회사가 부담한다. 이것은 직원의 의료보험을 책임지는 미국 본사 방침에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직장 가입자의 건강보험료 요율은 소득의 7.19%이며 이중 대부분의 기업의 근로자가 절반인 3.595%를 부담한다. 그러니 그 절반을 회사를 부담한다는 것은 임금 총액이 3.6%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 국내 기업

대표이사 특히 오너가 면접에 참여할 경우, 인상폭은 예측 불허다. 그러나 대기업은 그런 경우가 아주 드물다. 상향지원(중소/중견기업 -> 대기업)인 경우, 경력연수를 100% 전부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더 크고 더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이직은 매력적이다. 주변의 인정과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한국기업의 연봉 테이블 때문에 가끔 20%의 연봉이 인상되기도 한다. 이유는 연봉 테이블 때문이다. 내 경험을 소개하겠다. 중소기업에서 이직 없이 핵심 업무를 하는 가운데 재직 회사가 갑자기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대기업으로 이직하면, 뜻밖의 연봉 인상이 가능하다. 왜냐하면 먼저 대기업, 중소기업의 연봉차가 크기 때문이다.

대기업 대졸 신입이 중소기업 대리보다 연봉이 높을 수 있다. 그래서 (중소기업에서) 현재는 과장이지만 경력연수를 그대로 인정받지 못해 (대기업에) 대리로 입사했다. 직급은 아쉽지만 연봉은 대폭 인상됐다. 직급, 그에 따른 연봉 테이블은 직급별로 연봉 하한이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비슷하다. 운도 따라야 한다.

실제 내가 경험한 국내 기업의 인상폭은 높지 않다. 사실상 같은 경우도 많았고 5% 이하도 종종 있었다. 10%면 훌륭한 편이다. 채용사에게 보다 높은 인상된 연봉을 협상하기보다는 후보자에게 잡오퍼 수락할 것을 설득한 경험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 흔하진 않지만 국내기업도 조금 유연해져서, 사이닝 보너스 등을 통해 후보자를 달래기도 한다.


6) 당장 얼마 오르는가, 답이 아닐 수 있다.

퇴직할 때 잘 나갈 회사는 주식보다 예측하기 어렵다.

극단적인 사례일지도 모르지만 1990년대 초를 생각해 보자.
태광산업, 신도리코, 아이비엠 같이 가장 연봉이 높거나 높은 주가로 각광받던 회사들이 있었다. 그 당시 시중은행이라고 하면 신한, 하나은행은 끼워주지도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금의 위상이 아니었다. 2000년대 초 하이닉스는 망할 뻔했다. 진로, OB맥주가 팔려갈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화장품, 제약업계는 지금 같지 않았고 연예기획사는 대졸 신입을 뽑기 힘들었을 것이다. 10년 후 20년 후는 아무도 모른다.

오로지 더 높은 연봉, 글쎄 대신에….

더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 우수한 동료와 더 나은 시스템 속에서 경력을 발전시키겠다.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나름의 꿈과 계획을 위해서라면 좋겠다. 혹은 회사 경영이 아주 어려워지거나 조직, 인간관계 속의 갈등 혹은 불합리가 심화되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확신할 때, 진짜 안 맞는다 생각할 때 이직하면 어떨까?

그래도 원하면 해야 한다. 하고 싶은 거 못 하면 병난다.

이런 조언을 하지만, 나 역시 아주 불합리한 핑계 혹은 허황된 계획으로 13년 가까이 다니던 첫 직장(대기업)을 아무런 위로금도 없이 내 발로 떠났다. 머릿속 논리, 상황, 계획. 미래 등을 따지면 엉뚱한 결정이었다. 그렇지만 마음이 답답해지고 한계다 생각되면 떠나는 수밖에 … 다시 돌아가도 같은 결정을 할 것 같다. *


봉천청담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9fedfa02ac204f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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