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도 끄덕거리는 퇴사사유 1
아무리 광고홍보 업계가 이직에 관대하다지만, 그래도 한 브랜드의 성장 과정을 진득하게 경험하는 것은 PR인(홍보맨) 혹은 마케터에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 브랜드 론칭, 즉, 시장에 신규 브랜드를 데뷔시키고 포지셔닝을 잡아가는 IMC 전략과 실행에 역량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근거는 세 개의 스타트업에서 전략적인 PR을 했던 경험입니다. 재미있게도 시리즈 C> B> A 순서로 스타트업씬에서 약 4년간 있었는데요.
이미 형성된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인정받았고,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는 단계에 있었지만(!) 신규 BM의 필요성을 늦게 깨닫고 신규 사업 모델을 만드는 스타트업 (시리즈 C)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만드는 SaaS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고, 시장 내 경쟁 플레이어들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스타트업 (시리즈 B)
그리고 최근 근무했던 곳은 시리즈 A임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소프트웨어 솔루션에 몰빵 하지 않고 각 산업영역(건설, 건축, automobile)에서 AI기반의 제품(프러덕트)을 만든, 꽤 선택과 집중. 분산을 잘했던 스타트업 (시리즈 A)이었습니다.

한 곳의 스타트업에서 시리즈 a, b, c를 모두 경험하며 성장했더라면 어쩌면 더 큰 브랜드 마케팅 자산을 얻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각 스타트업에서 저는 각각 1년, 최대 2년까지. 총 4년 동안 근무해 왔습니다. 1년 조금 넘은 이후에 퇴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저의 경력 개발과 제가 다루는 홍보 마케팅 영역을 확장하며 올라운더(all-rounder)가 되고 싶었던 의지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환경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자금 유입이 어려웠던 경우도 있었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터무니없이 낮은 연봉으로 시작한 탓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적절한 보상과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연봉을 찾아 나섰습니다.
지난해 10월, 갈 곳을 정해두지 않고 ‘경력휴식기’를 갖기로 결정했습니다. 영어로는 inbetweenjobs라고 하죠. 나름 알차게 보냈습니다. 3개월 동안 이런저런 강의도 듣고 여행을 다니다 보니,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더군요. 돈이 없어졌습니다.(ㅎㅎ..)
이제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있어요. 포트폴리오에 최신 경험과 경력 휴직기 때 개발시킨 프러덕트 마케팅 역량, 좀 더 촘촘해진 브랜드 마케팅 인사이트 등을 반영하다 보니, 문득 잦은 퇴사 때문에 서류 합격률이 더 떨어질까 봐 두려워지더군요.
나름 고연차라 할 수 있는 10년 차의 브랜드 마케터이자 언론홍보(사실 저의 메인은 언론홍보입니다. 국내와 해외 언론홍보를 둘 다 커버할 수 있지요), 콘텐츠 마케터를 보는 인사팀의 시각. 까다롭습니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는 특히 10년 차에게는 많은 비용을 들여 인재를 채용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아무래도 잦은 이직은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것입니다.
서론이 많이 길었죠. 그래서 오늘은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함께, 기업에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퇴사 사유를 시리즈로 준비했습니다. 요즘 구직시장이 굉장히 힘든데, 저처럼 어쩌다 보니 이직을 자주 해서 company loyalty를 의심받을 수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퇴사사유 1.
기업 내 핵심 인재(팀)의 이탈로 인한 회사 경쟁력 악화
“회사의 핵심 인재가 지속적으로 이탈하면서 조직 내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이 현저히 저해되는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당시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인력 이동을 넘어서, 내부 리더십 체계와 장기적인 비전 부재를 반영하는 신호로 판단되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제 개인의 전문성을 심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조직에 기여할 기회를 모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갖춘 환경에서 제 역량을 극대화하며, 동시에 조직의 장기 발전에 함께 기여하고자 이직을 결정했습니다.”
실제 저에게 있었던 일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입사하고 보니 기업에서 소위 ‘에이스’라 불리는 팀 멤버(한 명이면 안됩니다. 뛰어난 단 한 명에게 의지하는 조직은 매우 위험합니다.)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는 상황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과 함께 일할 실무 멤버들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고,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다른 곳을 고사하고 입사했는데. 놀랍게도 유능한 팀원들이 모두 퇴사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러한 퇴사사유는 자칫 회사에 대한 단순한 불만이나 부정적인 경험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1. 핵심 인재 또는 핵심 팀 전체의 이탈이 조직 전체의 안정성과 미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인지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2. 퇴사를 감정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커리어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커리어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스토리텔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의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안타깝게도 광고홍보업의 작은 회사들, 스타트업씬에서 근무했다 보니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등 이미 탄탄한 BM이 갖춰진 곳보다는 조금 불안정한 환경에서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얻게 된 장점으로는 빠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세상에 없던 제품(프러덕트)을 시장에 론칭시키는 것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조금 뾰족한 강점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어서, 부연설명을 해볼게요. 다양한 회사에 합류해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산업 분야, 그리고 다양한 BM과 제품을 타인들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이해하고 이를 양질의 콘텐츠로 만드는 것에 탁월합니다. 아울러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스타트업씬에서 근무하며, 혹은 홍보대행사에서 스타트업 홍보 대행을 맡으며 세상에 없던 제품을 시장에 데뷔시키는 일을 도합 5년 동안 반복적으로 했습니다. 덕분에 프러덕트 론칭(SaaS 등), 신제품 포지셔닝 및 시장 진입시 무엇을 해야 할지. 일명 ‘신규 제품 론칭을 위한 to do list’가 생겼고, 운이 좋게 소기의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죠. 브랜드 론칭, 즉 앞단에 대한 노하우는 있지만 ‘브랜드 지속성’ 혹은 ‘브랜드 헤리티지를 꾸준히 관리하고 지원했느냐’의 측면에서는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다행히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홍보대행사 시절, 유한양행 ‘뉴오리진‘의 경우 루틴한 언론홍보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에게 끊임없이 인지시키고 브랜딩을 강화했습니다. ‘팜덕’이라는 브랜드로 익숙하신 ‘다향오리‘의 언론홍보 리테이너도 대행사에 있는 동안 맡았는데요. 다양한 앵글로 브랜드가 경쟁사들보다 더 소비자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전략적인 언론홍보를 실행해왔죠. 다만, 평화롭게 근무하던 당시 회사의 핵심인력과 팀이 빠져나가면서 불안한 분위기가 펼쳐지고, 불안정해지는 환경 탓에 저 또한 전문성을 더 안정된 환경에서 쌓고자 울며 겨자 먹기로 그만두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경력휴식기 이후 저는 한 조직에 뿌리를 내리고 장기적으로 헌신하면서 브랜드 지속성 관점에서 저의 PR 및 콘텐츠 역량을 발휘하고자 합니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의 환경’에서 장기적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찾고 있어요. 조직이 제공하는 성장 기회와 저의 커리어 목표가 일치하면 더더욱 좋겠지요.
돌아와서, 퇴사 사유로 이야기할 때 구체적인 숫자로 이야기 해주셔도 좋습니다. ‘조직에 300명이 있었고, 키(key) 역할을 하는 40명 정도의 법인에서 10명의 핵심인력이 이탈하는 것을 경험했다. 팀의 연속성과 프로젝트의 일관성 역시 크게 저해된다고 느꼈다. 고객사에게 PR서비스를 제공하는 AE에게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고객사 담당 AE 변동이 크게 있지 않고 신뢰관계를 꾸준히 구축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혼돈의 시기에 근무해서 나 역시 장기적으로 조직을 위해, 그리고 고객사를 위해 일할 때 불안감을 느꼈다.’ 정도로요. 차근차근 설명하면 충분히 설득되는 퇴사 사유입니다.
예상할 수 있는 면접관의 역질문,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개인적인 답변을 예시로 들어본다면,
1.핵심 인재들이 이탈하는 것에 대해 당시 회사에서는 어떤 대응이 있었는지? 본인은 혹시 대응한 점이 있는지? (리더십 레벨의 경우 f/u질문 대비)
– 당시 조직에서는 핵심 인재 이탈 문제를 인지하고 일부 내부 워크숍과 개선 논의를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인재 유지 정책이나 장기 전략에 대해서는 미흡했습니다. 홍보에서 위기관리(risk management)의 경우에도, 위기가 이미 발생한 다음에 대처하면 늦었듯이, 아쉽게도 퇴사 러쉬가 시작되고나서야 해결책 논의가 시작된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대리 연차로, 문제를 직접 해결할 권한은 없었지만, 고객사에게 중요한 부분은 담당 AE 교체입니다. 아무래도 어수선하면 고객사에서도 홍보대행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남은 인력에 대해서라도 최대한 퇴사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의가 있을 때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공유했습니다. 예를 들어, 주기적인 피드백 세션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냈습니다.
2. 우리 회사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럼 우리 회사에는 어떤 안정성과 성장가능성을 기대하시나요?
– 저는 장기적인 커리어 발전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잦은 이직이 저의 리스크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고, 지속적인 커리어 개발을 위해 저 또한 회사 선택을 심사숙고 하고 있습니다. 아직 입사 전이라 조금 조심스럽습니다만, 제가 느끼는 00회사는 명확한 비전과 체계적인 인재 육성, 그리고 직원 간의 협력을 중시하는 문화를 콘텐츠로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저는 지금까지 쌓은 글로벌 PR 전략과 콘텐츠 마케팅 경험, 그리고 팀 리딩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의 브랜드 가치와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직원들이 서로 협력하며 지속적인 피드백과 성장을 도모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 점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퇴사 사유는 사실 개인마다 다릅니다. 어떤 이는 조직에서 목격한 문제로 인해 자의반 타이반으로 퇴사를 결심할 수 밖에 없기도 하고, 어떤 이는 직무 전환을 위해, 다른 산업을 경험해보기 위해 등 저마다 다른 사유로 퇴사합니다. 다만, 재직하고 있는 조직에서 퇴사러쉬 바람이 불면, 재직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흔들리기 쉽습니다. 물론 버티는 것이 정답일 때가 확률적으로 더 많습니다. 다만, 어떤 특정 팀, 특정 멤버들 보고 입사한 상황이라면. 조금은 더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환경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퇴사는 자치샇면 문제 상황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따라서, 문제 상황에 대한 감정적인 비판보다는, 과거 그런 환경을 경험하면서 1) 무엇을 배웠고, 2)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 (나의 직업관, 커리어 관이면 더 좋겠죠.)에 초점을 맞추면 원하는 회사 합격에 가까워질 수 있다 생각합니다.
면접관도 끄덕거리는 퇴사사유 2 (ft. 공백기)
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특히 예산을 소진하는 부서로 인식되는 광고홍보 직무. 기업의 마케팅, 홍보팀의 문은 더더욱 좁아졌습니다. 개인도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기업은 오죽할까요. 잘 나가던 스타트업도 순식간에 문을 닫고 있고, 중견기업과 대기업 역시 희망퇴직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희망퇴직이나 고용인원 축소를 감행하고 있지만, 기업은 구인난입니다. 무슨 소린고 하니, 인적 자원을 정리하는 시기를 맞아 각 포지션에 딱 맞는(fit)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기업의 성장을 위해 해당 직무의 업무를 fully 소화할 수 있고, 또 조직문화에 잘 적응해 장기근속을 통한 동반성장이 가능한 후보자를 매우 뾰족하게 찾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닌가요?)
구직 시장이 어렵고, 더더욱 까다로워진 채용 기준으로 후보자를 선발하는 상황에서 최근 재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회사 밖은 춥다는 것을 알지만, 기꺼이 회사 밖으로 나와 자신의 길을 걷기로 한 사람들이죠. 조신하게 고개 숙이고 조용히 다니고도 모자랄 상황에(꼰..?) ‘자기계발을 위한 경력 휴식기’를 가진 용기 있는 사람들. 저 역시 이런 사람들 중 한 명입니다. (오해 마세요, 1인 창업이나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정부터 다시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구직 활동을 시작했어요.)

경력휴식기가 아니라 스페이스바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원자의 경력 휴식기’, 말이 career break지 냉정하게 본다면 ‘업무 공백기’입니다.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이 이직하는 확률과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은 백수가 좋은 회사에 들어갈 확률. 과장해서 이미 회사에 다니고 있는 분들이 좀 더 빠르게 이직 가능합니다. 체감상 10배 이상 차이 나는 것 같아요. (과장인가요?)
게다가 과장 이상의 연차의 채용문은 더 좁습니다.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신입을 포함한 주니어 레벨이 구직에 성공할 확률 vs. 10년 차 이상 혹은 임원급의 경력직이 이직에 성공할 확률. 사실 10년 차 이상의 경우엔 업계를 변경하지 않았다면 탄탄한 네트워크가 쌓여야 하는 시기라 알음알음 소개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지인 소개나 내부추천으로 지원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무 인맥도 없는 경력직과 신입의 취업 성공률을 비교해 본다면, (신입에게 경력을 요구하는 현실에 주니어 분들은 공감하지 못하실 수 있겠지만) 과장급 이상의 3040대 사무직의 양질의 직업 찾기는 하늘의 별따리가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징징거리는 거 아닙니다.)
이러한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용기 있게 경력휴식기를 가진 분들.
저처럼 3개월의 경력휴식기를 갖고 다시 구직시장에 뛰어든 용자들 (특히, 광고, 홍보, 마케팅 직무)을 위해, 오늘은 면접관이 납득할 수 있는 퇴사사유, ‘경력 휴식기’편을 가져왔습니다.
경력 휴식기 퇴사사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보겠습니다.
사례 1. 직무 전환을 위한 퇴사
사례 2. 학위 취득이나 단순 자기계발(개인적인 학습)을 위해 퇴사
바로 가보시죠.
면접관이 끄덕거리는 퇴사 사유 2-1:
직무 전환을 위한 퇴사
기존 직무에서 다른 직무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경력휴식기를 갖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이 필요하겠죠. 뭐, 주말에 틈틈이 무언가 배워서 바로 변경도 가능하겠습니다만, 일반적으로는 새 직무의 기초를 다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0년 마케팅을 하다가 제빵사로 직무전환을 하고자 경력 휴식기를 6개월 가지며 제빵 학원을 다닌 뒤, 대기업 제빵사 신입으로 지원한 상황을 살펴봅시다. 커리어 전환을 위해 전략적으로 시간을 갖고, 새 직무, 새 산업에서 일하고자 학원, 공부 등의 개인적인 준비를 해온 과정은 자기 주도성과 커리어 전환에 대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단, 이런 의지를 설명을 잘해야 면접관이 “음, 이 지원자가 자신의 미래 비전에 대해 깊이 고민했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군”이라고 인식할 수 있겠죠?

‘잘’ 설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순히 ‘직무 전환’을 위해 경력 공백기를 가졌다는 것 자체는 면접관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구체성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직무 전환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새 직무에 임하는 태도 등을 명확하게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표현해야 공백기와 직무 전환에 대한 설득이 가능합니다.
“기존 마케팅 직무에서 개인적으로 한계를 느꼈습니다. 인공지능 기반의 다양한 툴들이 도입되면서,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저의 크리에이티브 또는 업무의 대부분이 곧 대체되리라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해서, 인간만이 할 수 있으면서 크리에이티브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산업과 직무로 전환하기로 결심하고, 제빵 분야를 선택했습니다. 빠티쉐로서 제2의 커리어를 쌓고자 직무 전환 준비 기간을 가졌습니다.
6개월 동안 저는 자격증 취득, 제빵 시장 및 브랜드 연구, 그리고 제빵 과정 수강을 통해 제가 할 수 있는 필요한 전문 지식과 기본기를 쌓았습니다. 10년의 마케팅 업무를 뒤로하고 새로 시작할 마음에 설레지만 아무래도 채용하시는 입장에서는 나이 든 신입이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하는 신입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직장인일 때 저의 강점은 빠른 적응력이었습니다. 기존 직무의 강점인 빠른 적응력과 경력 휴식기동안 익혀온 제빵 기본기를 기반으로… (자신의 목표를 쓸 것)
예시로 써본 답변인데요. 위 답변이 정답은 아닙니다. 답변의 톤 앤 매너 역시 정답은 없습니다.
자신의 persona에 맞는 톤 앤 매너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 진정한 직무전환 의지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단,
1.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는지 (자격증 취득, 업계 연구, 프로젝트 등 구체적인 활동 언급),
2. 새 직무에 대한 준비 과정이 단순 공백기가 아니라 새 직무(미래)를 위한 투자 과정이 어떠했고,
3. 아무래도 직무전환을 하면 신입으로 돌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겸손한 태도를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요?
면접관이 끄덕거리는 퇴사 사유 2-2:
학위 취득 혹은 개인적인 학습 목적
퇴사 사유 중 여행이나 단순 휴식, 번아웃 회복도 있는데요, 기회가 되면 이런 사유는 따로 다루도록 할게요.
이번 케이스는 학업이나 자기계발 의지가 충만해 퇴사한 경우로 한정합니다. 학사까지 졸업하고 full-time 석사 혹은 part-time석사를 하고자 퇴사한 경우, 혹은. 자신의 직무에 대한 하드스킬과 소프트스킬을 쌓고 싶은데, 9 to 6 생활 혹은 비정상적인 야근으로 인해 개인적인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해당됩니다.
서류 스크리닝 시, 석사 혹은 박사 등의 학위 취득을 위해 퇴사를 했다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애초에 지원하고 싶은 회사 혹은 직무의 자격요건이 석사, 박사부터라면 일단 해당 학위를 취득해야 하기 때문에 full-time 대학원에 진학하려면 회사에서 이해해줘야 하고, 이해를 못해주면 퇴사할 수밖에요. 해서, 학위 취득을 위한 퇴사의 경우 사실 크게 답변 구성에 문제는 없으실 거라 생각합니다만, 답변 예시를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작성해 보면.. (!)..
“홍보 직무 전문성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관련 분야의 심도 있는 학문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2 년동안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석사 과정을 이수했고, 특히, 실무에서 갈증을 느꼈던 데이터 활용한 마케팅 –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는 분야-에 대해 보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졸업 논문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소비자 행동 예측과 마케팅 전략 수립’을 작성했습니다. 실무에서 많이 어려워했던 데이터 기반 마케팅에 대한 기우를 해소했고, 또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2천만 원 정도 예산으로 유통업계 퍼포먼스 마케팅을 실행하며 문제 해결 능력과 분석 역량을 크게 향상할 수 있었습니다.
실무와 이론을 접목한 실질적인 석사 과정은 퍼포먼스 마케팅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전문 지식과 전략적 사고를 갖추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2년간의 석사 수학 기간은 장기적 커리어 발전을 위한 투자였고, 00 회사 00 직무에 지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참고로 위 사례는 저와는 무관합니다.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필자는 한양대학교 홍보학과를 졸업하고, 올해 신설된 연세대학교 심리과학 이노베이션 대학원(야간) 입학 예정이며, 심리학 석사 과정을 통해 ‘between specialist(사이 전문가)’로서 테크PR과 조직문화를 결합한 저만의 영역을 개척할 예정입니다. (여담이지만, 야간대학원 재학 중이거나 진학 예정이면서 이직하시는 분들의 경우, 구직 과정에서 이런 부분을 솔직하게 어필해야 합니다. 회사에 조인하고 나서 야간대학원 수학 사실을 밝히면 입사 취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 다시 돌아와서.
단순 학습. 즉, 개인적인 자기 계발을 위한 퇴사는 어떨까요?
사실 이게 참 애매합니다.
날 것 그대로 말하면 아무래도 학습을 핑계로 노는 걸로 보일 수 있거든요. 예.., 뭐. 물론 개인적인 자기 계발은 장기적으로 커리어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요소로, 지원자가 자신의 커리어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인상, 그리고 또 직무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잔인한(?) 현실을 다시 한번 굳이 말씀드리면,
‘개인 학습을 위한 시간확보’가 퇴사사유라면 이를 본 인사담당자는,
1) 또 뭔가 새로운 걸 배우고 싶으면 이 사람은 우리 회사를 퇴사하겠군.
2) 단순히 학습을 위해 퇴사한다고? 주말에 배울 수 있는 거 아닌가?
등의 우려가 있습니다. 즉, 그냥 경력 공백기를 예쁘게 포장해 보려는 시도와 핑계 정도로 보여 오히려 단순 휴식기로 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포장해야(!) 면접관이 끄덕이는 퇴사사유가 될 수 있을까요?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AI로 대변되는 기술 발전에 발맞추기 위해, 최근 몇 개월간 개인적인 직무개발하는 기간을 가졌습니다. 회사 생활과 병행하며 자기 계발하면 좋았을텐데, 안타깝게도 평일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하며 프로젝트 완수에 힘쓰다보니, 직무에서 필요한 00스킬을 배우는 것이 계속해서 미뤄졌습니다.
게다가 AI 쪽에서는 000분야가 중요한데요, 아시다시피 000분야는 아직 국내에서 오프라인/온라인 과정이 없고 미국에 유일하게 개설되어 있습니다. 해외에 건너가 해당 과정을 배우지 못하면 15년차, 20년차가 되었을 때 후회할 것 같아 직전 회사와 휴직 등을 논의했지만, 안타깝게도 경력개발을 위한 휴직기간이 타협이 되지 않아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회에 미국에서 00분야 오프라인 강의를 2개월간 수강하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업계 세미나에 적극 참여하며 최신 트렌드와 실무 기술을 습득했습니다. 특히, 매년 3월과 5월에 열리는 미국 XYZ AI 전시회에는 참석하기 힘들었는데, 경력휴식기를 통해 현장에서 업계 인사이트를 파악하는 등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략)휴식기 동안 익힌 현장 지식을 바탕으로 입사 후 조직의 목표 달성에 기여할 자신이 있습니다.”
임의로 구성한 답변, 납득 되시나요? (아니면 어떡한담.)
개인적인 학습을 위한 퇴사에 대한 설명에는 ‘어떤 세미나에 참석했는지, 어떤 교육과정을 이수했는지, 그리고 그 세미나와 교육과정은 해외에 있어서 회사 프로젝트에 헌신하는 나로서는 아무래도 매년 못 가서 아쉬웠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참석해 현장의 인사이트를 함양할 수 있었다’와 같은 솔직함, 그리고 구체성이 드러나야 듣는 사람도 납득이 가겠죠..? 비단 해외 세미나 참석과 같은 활동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학습을 통해 이수한 교육과정, 강의, 취득한 자격증 등의 성과가 있어야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퇴사까지 하고 나서 공부한 것에 대한 성과 제시가 필요한 것이죠.
자격증 취득 등의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애석하게도(?) 만들어내셔야 합니다. 뭐라도 만들어내야 해요. 아무 성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원한 직무에 관한 성과를 작은 것이라도 보여주셔야 해요. 강의를 수강했다면,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로 뭔가 만들어보고 시도해봤다는 것을 스토리텔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 이모티콘 만들기 강의를 듣고 ‘프로크리에이트’ 툴을 이용해 이모티콘을 만들었는데 아쉽게도 승인되지 않은 상황이라 가정해 봅시다. 이모티콘을 만드는 과정에서 익힌 디자인 스킬. 이 또한 홍보마케팅 직무에 필요한 실질적인 역량 추가 아닐까요? (카카오 이모티콘 예시는 저의 이야기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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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과 2번 사유 모두, 날 것으로 말하자면 ‘나는 쌩으로 놀지 않았다. 직무에 필요한 지속적인 자기 계발을 통해 최신 트렌드에도 뒤지지 않으며, 업계 인사이트를 갖고 있다. 그리고 지원하는 직무에 즉시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역질문 시간인데요.
위와 같이 답변했는데 받을 수 있는 예상 역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번 포스트 길이가 길어져서 한 개만 기술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직무전환을 위한 경력휴식기 답변에 대한 예상 역질문>
새로운 분야로의 전환이 기존 경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지원하는 직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마케팅 직무는 혼자 할 수 없습니다. 타부서와 함께, 팀 내의 디자이너 등과 늘 함께 일해야 하는 직무입니다. 함께 일하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흔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의 톤 앤 매너가 중요합니다. 주니어때는 리더를, 리더일 때는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 함께 잘 지내서 성과를 내왔습니다. 제빵사도 마찬가지입니다. 10년간 쌓아온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제빵업계 주니어로서 선배님과 소통하고 일을 배우는데 오롯이 사용될 것입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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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도 끄덕거리는 퇴사사유 1
아무리 광고홍보 업계가 이직에 관대하다지만, 그래도 한 브랜드의 성장 과정을 진득하게 경험하는 것은 PR인(홍보맨) 혹은 마케터에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 브랜드 론칭, 즉, 시장에 신규 브랜드를 데뷔시키고 포지셔닝을 잡아가는 IMC 전략과 실행에 역량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근거는 세 개의 스타트업에서 전략적인 PR을 했던 경험입니다. 재미있게도 시리즈 C> B> A 순서로 스타트업씬에서 약 4년간 있었는데요.
이미 형성된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인정받았고,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는 단계에 있었지만(!) 신규 BM의 필요성을 늦게 깨닫고 신규 사업 모델을 만드는 스타트업 (시리즈 C)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만드는 SaaS 소프트웨어를 제작하고, 시장 내 경쟁 플레이어들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스타트업 (시리즈 B)
그리고 최근 근무했던 곳은 시리즈 A임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소프트웨어 솔루션에 몰빵 하지 않고 각 산업영역(건설, 건축, automobile)에서 AI기반의 제품(프러덕트)을 만든, 꽤 선택과 집중. 분산을 잘했던 스타트업 (시리즈 A)이었습니다.

한 곳의 스타트업에서 시리즈 a, b, c를 모두 경험하며 성장했더라면 어쩌면 더 큰 브랜드 마케팅 자산을 얻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각 스타트업에서 저는 각각 1년, 최대 2년까지. 총 4년 동안 근무해 왔습니다. 1년 조금 넘은 이후에 퇴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저의 경력 개발과 제가 다루는 홍보 마케팅 영역을 확장하며 올라운더(all-rounder)가 되고 싶었던 의지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환경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자금 유입이 어려웠던 경우도 있었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터무니없이 낮은 연봉으로 시작한 탓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적절한 보상과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연봉을 찾아 나섰습니다.
지난해 10월, 갈 곳을 정해두지 않고 ‘경력휴식기’를 갖기로 결정했습니다. 영어로는 inbetweenjobs라고 하죠. 나름 알차게 보냈습니다. 3개월 동안 이런저런 강의도 듣고 여행을 다니다 보니,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더군요. 돈이 없어졌습니다.(ㅎㅎ..)
이제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있어요. 포트폴리오에 최신 경험과 경력 휴직기 때 개발시킨 프러덕트 마케팅 역량, 좀 더 촘촘해진 브랜드 마케팅 인사이트 등을 반영하다 보니, 문득 잦은 퇴사 때문에 서류 합격률이 더 떨어질까 봐 두려워지더군요.
나름 고연차라 할 수 있는 10년 차의 브랜드 마케터이자 언론홍보(사실 저의 메인은 언론홍보입니다. 국내와 해외 언론홍보를 둘 다 커버할 수 있지요), 콘텐츠 마케터를 보는 인사팀의 시각. 까다롭습니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는 특히 10년 차에게는 많은 비용을 들여 인재를 채용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아무래도 잦은 이직은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것입니다.
서론이 많이 길었죠. 그래서 오늘은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함께, 기업에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퇴사 사유를 시리즈로 준비했습니다. 요즘 구직시장이 굉장히 힘든데, 저처럼 어쩌다 보니 이직을 자주 해서 company loyalty를 의심받을 수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퇴사사유 1.
기업 내 핵심 인재(팀)의 이탈로 인한 회사 경쟁력 악화
“회사의 핵심 인재가 지속적으로 이탈하면서 조직 내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이 현저히 저해되는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당시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인력 이동을 넘어서, 내부 리더십 체계와 장기적인 비전 부재를 반영하는 신호로 판단되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제 개인의 전문성을 심화시키고, 장기적으로 조직에 기여할 기회를 모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갖춘 환경에서 제 역량을 극대화하며, 동시에 조직의 장기 발전에 함께 기여하고자 이직을 결정했습니다.”
실제 저에게 있었던 일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입사하고 보니 기업에서 소위 ‘에이스’라 불리는 팀 멤버(한 명이면 안됩니다. 뛰어난 단 한 명에게 의지하는 조직은 매우 위험합니다.)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는 상황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과 함께 일할 실무 멤버들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고,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다른 곳을 고사하고 입사했는데. 놀랍게도 유능한 팀원들이 모두 퇴사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러한 퇴사사유는 자칫 회사에 대한 단순한 불만이나 부정적인 경험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1. 핵심 인재 또는 핵심 팀 전체의 이탈이 조직 전체의 안정성과 미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인지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2. 퇴사를 감정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커리어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커리어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스토리텔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의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안타깝게도 광고홍보업의 작은 회사들, 스타트업씬에서 근무했다 보니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등 이미 탄탄한 BM이 갖춰진 곳보다는 조금 불안정한 환경에서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얻게 된 장점으로는 빠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세상에 없던 제품(프러덕트)을 시장에 론칭시키는 것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조금 뾰족한 강점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어서, 부연설명을 해볼게요. 다양한 회사에 합류해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산업 분야, 그리고 다양한 BM과 제품을 타인들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이해하고 이를 양질의 콘텐츠로 만드는 것에 탁월합니다. 아울러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스타트업씬에서 근무하며, 혹은 홍보대행사에서 스타트업 홍보 대행을 맡으며 세상에 없던 제품을 시장에 데뷔시키는 일을 도합 5년 동안 반복적으로 했습니다. 덕분에 프러덕트 론칭(SaaS 등), 신제품 포지셔닝 및 시장 진입시 무엇을 해야 할지. 일명 ‘신규 제품 론칭을 위한 to do list’가 생겼고, 운이 좋게 소기의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죠. 브랜드 론칭, 즉 앞단에 대한 노하우는 있지만 ‘브랜드 지속성’ 혹은 ‘브랜드 헤리티지를 꾸준히 관리하고 지원했느냐’의 측면에서는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다행히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홍보대행사 시절, 유한양행 ‘뉴오리진‘의 경우 루틴한 언론홍보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에게 끊임없이 인지시키고 브랜딩을 강화했습니다. ‘팜덕’이라는 브랜드로 익숙하신 ‘다향오리‘의 언론홍보 리테이너도 대행사에 있는 동안 맡았는데요. 다양한 앵글로 브랜드가 경쟁사들보다 더 소비자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전략적인 언론홍보를 실행해왔죠. 다만, 평화롭게 근무하던 당시 회사의 핵심인력과 팀이 빠져나가면서 불안한 분위기가 펼쳐지고, 불안정해지는 환경 탓에 저 또한 전문성을 더 안정된 환경에서 쌓고자 울며 겨자 먹기로 그만두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경력휴식기 이후 저는 한 조직에 뿌리를 내리고 장기적으로 헌신하면서 브랜드 지속성 관점에서 저의 PR 및 콘텐츠 역량을 발휘하고자 합니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의 환경’에서 장기적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찾고 있어요. 조직이 제공하는 성장 기회와 저의 커리어 목표가 일치하면 더더욱 좋겠지요.
돌아와서, 퇴사 사유로 이야기할 때 구체적인 숫자로 이야기 해주셔도 좋습니다. ‘조직에 300명이 있었고, 키(key) 역할을 하는 40명 정도의 법인에서 10명의 핵심인력이 이탈하는 것을 경험했다. 팀의 연속성과 프로젝트의 일관성 역시 크게 저해된다고 느꼈다. 고객사에게 PR서비스를 제공하는 AE에게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고객사 담당 AE 변동이 크게 있지 않고 신뢰관계를 꾸준히 구축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혼돈의 시기에 근무해서 나 역시 장기적으로 조직을 위해, 그리고 고객사를 위해 일할 때 불안감을 느꼈다.’ 정도로요. 차근차근 설명하면 충분히 설득되는 퇴사 사유입니다.
예상할 수 있는 면접관의 역질문,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개인적인 답변을 예시로 들어본다면,
1.핵심 인재들이 이탈하는 것에 대해 당시 회사에서는 어떤 대응이 있었는지? 본인은 혹시 대응한 점이 있는지? (리더십 레벨의 경우 f/u질문 대비)
– 당시 조직에서는 핵심 인재 이탈 문제를 인지하고 일부 내부 워크숍과 개선 논의를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인재 유지 정책이나 장기 전략에 대해서는 미흡했습니다. 홍보에서 위기관리(risk management)의 경우에도, 위기가 이미 발생한 다음에 대처하면 늦었듯이, 아쉽게도 퇴사 러쉬가 시작되고나서야 해결책 논의가 시작된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대리 연차로, 문제를 직접 해결할 권한은 없었지만, 고객사에게 중요한 부분은 담당 AE 교체입니다. 아무래도 어수선하면 고객사에서도 홍보대행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남은 인력에 대해서라도 최대한 퇴사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의가 있을 때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공유했습니다. 예를 들어, 주기적인 피드백 세션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냈습니다.
2. 우리 회사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럼 우리 회사에는 어떤 안정성과 성장가능성을 기대하시나요?
– 저는 장기적인 커리어 발전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잦은 이직이 저의 리스크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고, 지속적인 커리어 개발을 위해 저 또한 회사 선택을 심사숙고 하고 있습니다. 아직 입사 전이라 조금 조심스럽습니다만, 제가 느끼는 00회사는 명확한 비전과 체계적인 인재 육성, 그리고 직원 간의 협력을 중시하는 문화를 콘텐츠로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저는 지금까지 쌓은 글로벌 PR 전략과 콘텐츠 마케팅 경험, 그리고 팀 리딩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의 브랜드 가치와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직원들이 서로 협력하며 지속적인 피드백과 성장을 도모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 점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퇴사 사유는 사실 개인마다 다릅니다. 어떤 이는 조직에서 목격한 문제로 인해 자의반 타이반으로 퇴사를 결심할 수 밖에 없기도 하고, 어떤 이는 직무 전환을 위해, 다른 산업을 경험해보기 위해 등 저마다 다른 사유로 퇴사합니다. 다만, 재직하고 있는 조직에서 퇴사러쉬 바람이 불면, 재직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흔들리기 쉽습니다. 물론 버티는 것이 정답일 때가 확률적으로 더 많습니다. 다만, 어떤 특정 팀, 특정 멤버들 보고 입사한 상황이라면. 조금은 더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환경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퇴사는 자치샇면 문제 상황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따라서, 문제 상황에 대한 감정적인 비판보다는, 과거 그런 환경을 경험하면서 1) 무엇을 배웠고, 2)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 (나의 직업관, 커리어 관이면 더 좋겠죠.)에 초점을 맞추면 원하는 회사 합격에 가까워질 수 있다 생각합니다.
면접관도 끄덕거리는 퇴사사유 2 (ft. 공백기)
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특히 예산을 소진하는 부서로 인식되는 광고홍보 직무. 기업의 마케팅, 홍보팀의 문은 더더욱 좁아졌습니다. 개인도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기업은 오죽할까요. 잘 나가던 스타트업도 순식간에 문을 닫고 있고, 중견기업과 대기업 역시 희망퇴직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희망퇴직이나 고용인원 축소를 감행하고 있지만, 기업은 구인난입니다. 무슨 소린고 하니, 인적 자원을 정리하는 시기를 맞아 각 포지션에 딱 맞는(fit)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기업의 성장을 위해 해당 직무의 업무를 fully 소화할 수 있고, 또 조직문화에 잘 적응해 장기근속을 통한 동반성장이 가능한 후보자를 매우 뾰족하게 찾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닌가요?)
구직 시장이 어렵고, 더더욱 까다로워진 채용 기준으로 후보자를 선발하는 상황에서 최근 재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회사 밖은 춥다는 것을 알지만, 기꺼이 회사 밖으로 나와 자신의 길을 걷기로 한 사람들이죠. 조신하게 고개 숙이고 조용히 다니고도 모자랄 상황에(꼰..?) ‘자기계발을 위한 경력 휴식기’를 가진 용기 있는 사람들. 저 역시 이런 사람들 중 한 명입니다. (오해 마세요, 1인 창업이나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정부터 다시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구직 활동을 시작했어요.)

경력휴식기가 아니라 스페이스바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원자의 경력 휴식기’, 말이 career break지 냉정하게 본다면 ‘업무 공백기’입니다.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이 이직하는 확률과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은 백수가 좋은 회사에 들어갈 확률. 과장해서 이미 회사에 다니고 있는 분들이 좀 더 빠르게 이직 가능합니다. 체감상 10배 이상 차이 나는 것 같아요. (과장인가요?)
게다가 과장 이상의 연차의 채용문은 더 좁습니다.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신입을 포함한 주니어 레벨이 구직에 성공할 확률 vs. 10년 차 이상 혹은 임원급의 경력직이 이직에 성공할 확률. 사실 10년 차 이상의 경우엔 업계를 변경하지 않았다면 탄탄한 네트워크가 쌓여야 하는 시기라 알음알음 소개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지인 소개나 내부추천으로 지원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무 인맥도 없는 경력직과 신입의 취업 성공률을 비교해 본다면, (신입에게 경력을 요구하는 현실에 주니어 분들은 공감하지 못하실 수 있겠지만) 과장급 이상의 3040대 사무직의 양질의 직업 찾기는 하늘의 별따리가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징징거리는 거 아닙니다.)
이러한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용기 있게 경력휴식기를 가진 분들.
저처럼 3개월의 경력휴식기를 갖고 다시 구직시장에 뛰어든 용자들 (특히, 광고, 홍보, 마케팅 직무)을 위해, 오늘은 면접관이 납득할 수 있는 퇴사사유, ‘경력 휴식기’편을 가져왔습니다.
경력 휴식기 퇴사사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보겠습니다.
사례 1. 직무 전환을 위한 퇴사
사례 2. 학위 취득이나 단순 자기계발(개인적인 학습)을 위해 퇴사
바로 가보시죠.
면접관이 끄덕거리는 퇴사 사유 2-1:
직무 전환을 위한 퇴사
기존 직무에서 다른 직무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경력휴식기를 갖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이 필요하겠죠. 뭐, 주말에 틈틈이 무언가 배워서 바로 변경도 가능하겠습니다만, 일반적으로는 새 직무의 기초를 다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0년 마케팅을 하다가 제빵사로 직무전환을 하고자 경력 휴식기를 6개월 가지며 제빵 학원을 다닌 뒤, 대기업 제빵사 신입으로 지원한 상황을 살펴봅시다. 커리어 전환을 위해 전략적으로 시간을 갖고, 새 직무, 새 산업에서 일하고자 학원, 공부 등의 개인적인 준비를 해온 과정은 자기 주도성과 커리어 전환에 대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단, 이런 의지를 설명을 잘해야 면접관이 “음, 이 지원자가 자신의 미래 비전에 대해 깊이 고민했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군”이라고 인식할 수 있겠죠?

‘잘’ 설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순히 ‘직무 전환’을 위해 경력 공백기를 가졌다는 것 자체는 면접관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구체성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직무 전환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새 직무에 임하는 태도 등을 명확하게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표현해야 공백기와 직무 전환에 대한 설득이 가능합니다.
“기존 마케팅 직무에서 개인적으로 한계를 느꼈습니다. 인공지능 기반의 다양한 툴들이 도입되면서,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저의 크리에이티브 또는 업무의 대부분이 곧 대체되리라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해서, 인간만이 할 수 있으면서 크리에이티브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산업과 직무로 전환하기로 결심하고, 제빵 분야를 선택했습니다. 빠티쉐로서 제2의 커리어를 쌓고자 직무 전환 준비 기간을 가졌습니다.
6개월 동안 저는 자격증 취득, 제빵 시장 및 브랜드 연구, 그리고 제빵 과정 수강을 통해 제가 할 수 있는 필요한 전문 지식과 기본기를 쌓았습니다. 10년의 마케팅 업무를 뒤로하고 새로 시작할 마음에 설레지만 아무래도 채용하시는 입장에서는 나이 든 신입이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하는 신입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직장인일 때 저의 강점은 빠른 적응력이었습니다. 기존 직무의 강점인 빠른 적응력과 경력 휴식기동안 익혀온 제빵 기본기를 기반으로… (자신의 목표를 쓸 것)
예시로 써본 답변인데요. 위 답변이 정답은 아닙니다. 답변의 톤 앤 매너 역시 정답은 없습니다.
자신의 persona에 맞는 톤 앤 매너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이 진정한 직무전환 의지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단,
1.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는지 (자격증 취득, 업계 연구, 프로젝트 등 구체적인 활동 언급),
2. 새 직무에 대한 준비 과정이 단순 공백기가 아니라 새 직무(미래)를 위한 투자 과정이 어떠했고,
3. 아무래도 직무전환을 하면 신입으로 돌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겸손한 태도를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요?
면접관이 끄덕거리는 퇴사 사유 2-2:
학위 취득 혹은 개인적인 학습 목적
퇴사 사유 중 여행이나 단순 휴식, 번아웃 회복도 있는데요, 기회가 되면 이런 사유는 따로 다루도록 할게요.
이번 케이스는 학업이나 자기계발 의지가 충만해 퇴사한 경우로 한정합니다. 학사까지 졸업하고 full-time 석사 혹은 part-time석사를 하고자 퇴사한 경우, 혹은. 자신의 직무에 대한 하드스킬과 소프트스킬을 쌓고 싶은데, 9 to 6 생활 혹은 비정상적인 야근으로 인해 개인적인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해당됩니다.
서류 스크리닝 시, 석사 혹은 박사 등의 학위 취득을 위해 퇴사를 했다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애초에 지원하고 싶은 회사 혹은 직무의 자격요건이 석사, 박사부터라면 일단 해당 학위를 취득해야 하기 때문에 full-time 대학원에 진학하려면 회사에서 이해해줘야 하고, 이해를 못해주면 퇴사할 수밖에요. 해서, 학위 취득을 위한 퇴사의 경우 사실 크게 답변 구성에 문제는 없으실 거라 생각합니다만, 답변 예시를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작성해 보면.. (!)..
“홍보 직무 전문성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관련 분야의 심도 있는 학문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2 년동안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석사 과정을 이수했고, 특히, 실무에서 갈증을 느꼈던 데이터 활용한 마케팅 –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는 분야-에 대해 보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졸업 논문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소비자 행동 예측과 마케팅 전략 수립’을 작성했습니다. 실무에서 많이 어려워했던 데이터 기반 마케팅에 대한 기우를 해소했고, 또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2천만 원 정도 예산으로 유통업계 퍼포먼스 마케팅을 실행하며 문제 해결 능력과 분석 역량을 크게 향상할 수 있었습니다.
실무와 이론을 접목한 실질적인 석사 과정은 퍼포먼스 마케팅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전문 지식과 전략적 사고를 갖추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2년간의 석사 수학 기간은 장기적 커리어 발전을 위한 투자였고, 00 회사 00 직무에 지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참고로 위 사례는 저와는 무관합니다.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필자는 한양대학교 홍보학과를 졸업하고, 올해 신설된 연세대학교 심리과학 이노베이션 대학원(야간) 입학 예정이며, 심리학 석사 과정을 통해 ‘between specialist(사이 전문가)’로서 테크PR과 조직문화를 결합한 저만의 영역을 개척할 예정입니다. (여담이지만, 야간대학원 재학 중이거나 진학 예정이면서 이직하시는 분들의 경우, 구직 과정에서 이런 부분을 솔직하게 어필해야 합니다. 회사에 조인하고 나서 야간대학원 수학 사실을 밝히면 입사 취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 다시 돌아와서.
단순 학습. 즉, 개인적인 자기 계발을 위한 퇴사는 어떨까요?
사실 이게 참 애매합니다.
날 것 그대로 말하면 아무래도 학습을 핑계로 노는 걸로 보일 수 있거든요. 예.., 뭐. 물론 개인적인 자기 계발은 장기적으로 커리어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요소로, 지원자가 자신의 커리어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인상, 그리고 또 직무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잔인한(?) 현실을 다시 한번 굳이 말씀드리면,
‘개인 학습을 위한 시간확보’가 퇴사사유라면 이를 본 인사담당자는,
1) 또 뭔가 새로운 걸 배우고 싶으면 이 사람은 우리 회사를 퇴사하겠군.
2) 단순히 학습을 위해 퇴사한다고? 주말에 배울 수 있는 거 아닌가?
등의 우려가 있습니다. 즉, 그냥 경력 공백기를 예쁘게 포장해 보려는 시도와 핑계 정도로 보여 오히려 단순 휴식기로 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포장해야(!) 면접관이 끄덕이는 퇴사사유가 될 수 있을까요?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AI로 대변되는 기술 발전에 발맞추기 위해, 최근 몇 개월간 개인적인 직무개발하는 기간을 가졌습니다. 회사 생활과 병행하며 자기 계발하면 좋았을텐데, 안타깝게도 평일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하며 프로젝트 완수에 힘쓰다보니, 직무에서 필요한 00스킬을 배우는 것이 계속해서 미뤄졌습니다.
게다가 AI 쪽에서는 000분야가 중요한데요, 아시다시피 000분야는 아직 국내에서 오프라인/온라인 과정이 없고 미국에 유일하게 개설되어 있습니다. 해외에 건너가 해당 과정을 배우지 못하면 15년차, 20년차가 되었을 때 후회할 것 같아 직전 회사와 휴직 등을 논의했지만, 안타깝게도 경력개발을 위한 휴직기간이 타협이 되지 않아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회에 미국에서 00분야 오프라인 강의를 2개월간 수강하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업계 세미나에 적극 참여하며 최신 트렌드와 실무 기술을 습득했습니다. 특히, 매년 3월과 5월에 열리는 미국 XYZ AI 전시회에는 참석하기 힘들었는데, 경력휴식기를 통해 현장에서 업계 인사이트를 파악하는 등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략)휴식기 동안 익힌 현장 지식을 바탕으로 입사 후 조직의 목표 달성에 기여할 자신이 있습니다.”
임의로 구성한 답변, 납득 되시나요? (아니면 어떡한담.)
개인적인 학습을 위한 퇴사에 대한 설명에는 ‘어떤 세미나에 참석했는지, 어떤 교육과정을 이수했는지, 그리고 그 세미나와 교육과정은 해외에 있어서 회사 프로젝트에 헌신하는 나로서는 아무래도 매년 못 가서 아쉬웠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참석해 현장의 인사이트를 함양할 수 있었다’와 같은 솔직함, 그리고 구체성이 드러나야 듣는 사람도 납득이 가겠죠..? 비단 해외 세미나 참석과 같은 활동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학습을 통해 이수한 교육과정, 강의, 취득한 자격증 등의 성과가 있어야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퇴사까지 하고 나서 공부한 것에 대한 성과 제시가 필요한 것이죠.
자격증 취득 등의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애석하게도(?) 만들어내셔야 합니다. 뭐라도 만들어내야 해요. 아무 성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원한 직무에 관한 성과를 작은 것이라도 보여주셔야 해요. 강의를 수강했다면,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로 뭔가 만들어보고 시도해봤다는 것을 스토리텔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 이모티콘 만들기 강의를 듣고 ‘프로크리에이트’ 툴을 이용해 이모티콘을 만들었는데 아쉽게도 승인되지 않은 상황이라 가정해 봅시다. 이모티콘을 만드는 과정에서 익힌 디자인 스킬. 이 또한 홍보마케팅 직무에 필요한 실질적인 역량 추가 아닐까요? (카카오 이모티콘 예시는 저의 이야기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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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과 2번 사유 모두, 날 것으로 말하자면 ‘나는 쌩으로 놀지 않았다. 직무에 필요한 지속적인 자기 계발을 통해 최신 트렌드에도 뒤지지 않으며, 업계 인사이트를 갖고 있다. 그리고 지원하는 직무에 즉시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역질문 시간인데요.
위와 같이 답변했는데 받을 수 있는 예상 역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번 포스트 길이가 길어져서 한 개만 기술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직무전환을 위한 경력휴식기 답변에 대한 예상 역질문>
새로운 분야로의 전환이 기존 경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지원하는 직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마케팅 직무는 혼자 할 수 없습니다. 타부서와 함께, 팀 내의 디자이너 등과 늘 함께 일해야 하는 직무입니다. 함께 일하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흔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의 톤 앤 매너가 중요합니다. 주니어때는 리더를, 리더일 때는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 함께 잘 지내서 성과를 내왔습니다. 제빵사도 마찬가지입니다. 10년간 쌓아온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제빵업계 주니어로서 선배님과 소통하고 일을 배우는데 오롯이 사용될 것입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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