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어떻게 따져야 할까? – 이직할 때 최고 관심사 연봉이 전부일가? 글쎄,


[인물, 회사, 숫자는 모두 다르게 바꾼 것으로 실제와 다릅니다.]

거의 3개월 만에 A는 최종면접에 합격했다. 지나고 보면 간단한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전형절차와 중간과정을 나열해 보니 운도 따랐고 만만치 않았다.

채용사 JD(Job Description) 검토, 인재 서칭, 이직 제안, 수락, 안내메일 발송(이력서/지원서 작성 요청), 이력서 검토, 보완 및 협의, 채용사 제출, 서류심사, 일정 협의, (사전 인터뷰) 안내메일, 인성검사, 채용사/후보자 일정 확인, 다시 (1차 면접) 안내메일(예상질문 등 정보/조언), 실무진 면접(1차), 일정 확인, 또다시 안내 메일, 임원 면접(2차 면접), 평판 조회 등

중간중간 후보자 상황, 생각 등 의사소통도 중요하다. 기회가 되면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강력한 동기 없이 변화(이직)는 아주 어렵다. 어쩌면 불가능하다.

이제 처우가 협의되기 시작한다. 후보자 못지않게 헤드헌터도 가장 긴장된 순간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공들인 것이 결실 혹은 물거품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업계 중위권이지만 연봉이 높은 회사에서 근무했다. 국내 최고의 좋은 학벌이고 공기업, M사까지 약 9년의 경력자이다. 현직장에서도 좋은 인재로 인정받아 직급, 연봉, 성과급 모두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이직인가? 인간관계 때문이다. 40대 후반의 최근 부임한 B팀장은 나름 회사에서 잘 나가는 사람이다. (강압적이지만) 조직 장악력이 강점이다. 그는 오자 마자 직속 팀원인 A와 부딪쳤다. 학벌 콤플렉스가 있었을까? 팀장은 불만을 터뜨릴 때 유독 A를 힘들게 했다. 그에게 볼펜을 던지기도 했다. 몇 번인가 참았지만 상황은 악화 일로였다. 결국 본부장(임원)에게 찾아가 부서 이동을 요청했다. 그러나 “팀장 때문에 부서를 옮기려 하면 어느 다른 팀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라는 원론적인 핀잔뿐이었다.

A의 대응은 육아휴직 신청이었다. 물론 불만과 이직 의사 표현이다. 재직 회사도 그제야 심각성을 깨닫았는지 ‘휴직기간 줄여라(결국 3주)’ 종용했고 계속된 면담 끝에 타 부서 전보를 약속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A의 마음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휴직 기간은 이직 준비 시간이 됐다. 복직을 사흘 앞둔 A는 채용사인 H사로부터 최종면접 합격을 통보받았고 현 직장의 처우자료, 입사가능일자를 제출했다. 그리고 하루 만에 채용사 잡오퍼(Job Offer 계약연봉, 직급, 간략한 복지혜택)를 받았다. 수락하면 입사(이직)가 확정된다.

A는 복직할 생각이 없었다. 물론 처우가 핵심 사안이 아니었다. 이직 결심은 분명했고 당장의 차선책도 없었다. 채용사는 선호도가 높은 회사였다. 그럼에도 담당 헤드헌터인 나에게 처우에 대한 의견 검토를 요청했다. (대략적인 처우 정보를 공유했다.) 상당히 신중하고 영리한 후보자이다. 난 그의 요구를 이렇게 이해했다. ‘처우를 그냥 수락할지, 더 높은 연봉을 요구할지’ 따져보고 합당한 이유 아니 논리를 설명해 달라고…. 다음 같이 헤드헌터 의견을 A에게 전달했다.


—– Original Message —– “시작”
From : 헤드헌터 <headhunter@hrsearchfirm.co.kr>
To : 후보자 A <whoboja@naver.com>
Sent : 202?-??-?? 13:49:30
Subject : 처우안 검토 의견 [RE]FW: 처우자료 전체 제출합니다

A 님

안녕하십니까? HR서치펌 헤드헌터입니다.

먼저 정보 공유 감사합니다.

공유해 주신 채용사 처우안 내용을 검토했고 다음과 같이 제 의견을 정리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다 음 –

처우 관련 후보자에게 의견을 전달할 때 제가 혹시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고심합니다. 저희 의견은 의사 결정할 때 참고 사항으로 감안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금융 업계 경력이 없어, 업종 상식에 못 미치거나 잘못이 있다면 양해 구합니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후보자 판단과 결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미 퇴직 결정을 굳혀 무의미할 수도 있지만 재직하셨던 M사와 비교한 점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우선순위

처우 협의를 할 때 후보자는 통상 연봉, 직급(연차), 복리후생 순으로 중시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렇게 하면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나중에 후회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 사례를 겪으며 위에서 언급한 우선순위 못지않게 회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회사의 평판, 업계 위치, 안정성 등이 처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깨달았습니다.

이직하려는 직장 처우안이 파격적으로 좋을 수 있습니다. 뛰어난 복리후생 제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좋은 조건일 수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장단기 경영상황 혹은 오너의 방침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제 경험으론 업계 위상에 따라 그 회사의 연봉, 인사제도, 복리후생이 함께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 회사

양쪽 회사(재직회사인 M, 채용사인 H사)를 비교하면

금융 업종에 대한 제 이해도가 낮아 AI로 취업 시 장단점을 파악해 봤는데,

H(채용사)사는 브랜드 평판, 금년도 순이익 등 지표에서 상위 3위 이내에 들어 우위에 있었습니다. 아울러 두 회사 모두 높은 연봉 수준이나 M(재직사)사는 성과, H사는 안정성 위주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추가적으로 제가 안정성 측면에선 H사가 유리하다고 생각한 점은 M사 쪽은 금융 중심으로, 비교적 작은 우산 밑에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H사는 H자동차, H정유, H생명 등 그룹사와 연계 혹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제 직장경험과 헤드헌터 업무를 통해 동종 업계 위상에 따라 업계 내 각 회사의 대우/처우 수준이 뒤따르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3. 직급(연차) – 보내주신 자료로만 검토해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년 3월을 기준으로 채용사는 과장 3년 차 처우를 제시했습니다. 사원(4년)-대리(4년)-과장(4년)의 직급체계 고려할 때 채용사의 다른 직원은 같은 연차가 되기 위해선 내년 2월까지 만 10년을 근무해야 합니다.

매니저님 경력은 (제 계산으론) 내년 2월 말 9년 5개월로 계산됐습니다.

통상 이직 과정에서 수개월 ~ 1년 정도의 경력 손실이 있는 경우가 흔한데 채용사가 매니저님께 배려해 드린 것으로 여겨집니다.

실제 연차 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입사한 경우,

입사 후 동료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어, 저희 판단으론 적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4. 연봉

M사가 조금 높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이 아닌가 판단됩니다.

M사(8,800만 원), H사(8,500만 원)

H사의 개인연금 보조(2%), 복리포인트 등 감안하면 그 차이는 조금 줄어듭니다. 물론 이직하며 더 나은 연봉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금번 제시안 대비 500만 원 이상 더 높게 요구할 수 있고 추가 협상을 할 수 있습니다.

H사에서도 이점을 신경 쓰였는지 사이닝 보너스로 1,000만 원을 보상으로 제시한 점, 직급 연차(시니어 매니저 3년 차)도 그렇습니다.

직급과 같이 연봉이 동일 경력 연수보다 높은 경우, 부담감과 갈등 소지도 있습니다.

성과급은 누구도 모릅니다.

다만 H사 쪽이 매년 지급되는 성과급 변동폭이 작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년 초 M사에서 받을 성과급이 아쉬울 수도 있지만 채용사에서 전 직장 성과급을 보상하는 사례는 아주 드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H사는 성과급을 분기별로 지급하는 점은 좀 더 장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5. 직무

M사에선 자금/기획 쪽 업무를 하셨고 전략기획 부서 이동이 예정되었습니다. H사에선 자금팀이지만 채권운용 업무로 최종면접에 합격하셨습니다. 제 주관일 수 있지만 채권운용 쪽이 경력 개발, 전문성, 성과급 측면에 장점 예상됩니다.


6. 복리후생

M사의 복리후생 정보가 없어서 일반적인 정보를 감안해 평가했습니다. 막연하지만 H사가 보다 좋은 조건이 아닐까 예상합니다. (업계 위상, 평판 고려) 이 항목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업계 내 회사 위상 및 방침, 경영 사정, 오너 주관 등)에 따라 수시로 바뀔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회사를 보고 판단하시는 것도 권하고 싶습니다.


7. 장래성

향후 3년, 5년, 10년 후 어떻게 될 것 인가도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회사에서 그리고 저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면 어떻게 될까? 결정이 쉽지 않은 경우,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항목입니다. (후보자 주관적인 사항입니다.)


8. 저희 의견

상기와 같이 고려할 때 채용사 처우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시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조금 더 원하시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그러고 저희도 소액이지만 수수료가 늘 수 있습니다. 채용사에 500~1,000만 원 더 요구하며 추가적인 협상을 할 수 있지만 흔쾌히 수락하고 입사하시면 몇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 먼저 좋은 인상으로 시작해 향후 인사평가에 악영향을 피할 수 있고 입사 초기 빠른 적응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수천만 원 규모의 성과급 수준을 고려하면 기본급 인상 여부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 그래서 수락하시고 10월 1일에 입사하시는 것이 유리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추가적인 연봉 협상을 원하시면 도움을 드릴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9. 기타 사항

금일 중 별다른 말씀 없으시면 제게 보내주신 개인정보(원징 등 관련 서류)를 파기/삭제하겠습니다. 향후 결정하신 그리고 진행된 사항(처우 수락 여부, 최종 오퍼, 입사시기)에 대해서도 공유해 주시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헤드헌터 드림 / HR서치펌 헤드헌터

—– Original Message —– “끝”


후보자는 다행히(?) 처우를 수락했다. 이직하면 후보자 입장에선 큰 폭의 연봉 인상을 기대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스카우트가 아니라면 실제 그런 경우 흔치 않다. 다음에 연봉을 보는 후보자, 채용사, 헤드헌터의 생각을 풀어 보겠다.

첫 출근 날, 어떤 축하 문자 메시지를 보낼까 망설였다.

원래 생각했던 것은 이렇다.

“과장님, 그간 맘고생 많으셨습니다. 입사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건강하고 좋은 일 많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전 직장에서 어려운 일 겪으셨지만 새옹지마라는 말도 있습니다. 나중에 그 일로 나은 곳으로 이직할 수 있었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실제론

“바쁜 출근시간에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새 직장에서 건승하시고 가족과 함께 행복하시고 좋은 일 많으시길 기원합니다.”

후보자의 답은

“긴장하면서 첫 출근 중이었는데 응원받는 것 같아 힘이 났어요 ㅋㅋ 진짜 감사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내가 보낸 문자는

“과장님께선 뭐든 잘하실 분입니다. 언제나 처음은 그렇지만 곧 잘 적응하실 것입니다. 힘내세요”

헤드헌터 일 시작하기 직전, 오랜 직장 생활을 마치고 씁쓸한 퇴근길이었다. 그때 후배 직원의 문자가 ‘뭐든 잘하실 것입니다’였다. 어쩌면 무심코 보낸 흔한 위로였을지도 모르지만 힘들 때마다 나를 잡아주고 참 고마운 한 마디이다. *


봉천청담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9fedfa02ac204f3


[인물, 회사, 숫자는 모두 다르게 바꾼 것으로 실제와 다릅니다.]

거의 3개월 만에 A는 최종면접에 합격했다. 지나고 보면 간단한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전형절차와 중간과정을 나열해 보니 운도 따랐고 만만치 않았다.

채용사 JD(Job Description) 검토, 인재 서칭, 이직 제안, 수락, 안내메일 발송(이력서/지원서 작성 요청), 이력서 검토, 보완 및 협의, 채용사 제출, 서류심사, 일정 협의, (사전 인터뷰) 안내메일, 인성검사, 채용사/후보자 일정 확인, 다시 (1차 면접) 안내메일(예상질문 등 정보/조언), 실무진 면접(1차), 일정 확인, 또다시 안내 메일, 임원 면접(2차 면접), 평판 조회 등

중간중간 후보자 상황, 생각 등 의사소통도 중요하다. 기회가 되면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강력한 동기 없이 변화(이직)는 아주 어렵다. 어쩌면 불가능하다.

이제 처우가 협의되기 시작한다. 후보자 못지않게 헤드헌터도 가장 긴장된 순간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공들인 것이 결실 혹은 물거품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업계 중위권이지만 연봉이 높은 회사에서 근무했다. 국내 최고의 좋은 학벌이고 공기업, M사까지 약 9년의 경력자이다. 현직장에서도 좋은 인재로 인정받아 직급, 연봉, 성과급 모두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이직인가? 인간관계 때문이다. 40대 후반의 최근 부임한 B팀장은 나름 회사에서 잘 나가는 사람이다. (강압적이지만) 조직 장악력이 강점이다. 그는 오자 마자 직속 팀원인 A와 부딪쳤다. 학벌 콤플렉스가 있었을까? 팀장은 불만을 터뜨릴 때 유독 A를 힘들게 했다. 그에게 볼펜을 던지기도 했다. 몇 번인가 참았지만 상황은 악화 일로였다. 결국 본부장(임원)에게 찾아가 부서 이동을 요청했다. 그러나 “팀장 때문에 부서를 옮기려 하면 어느 다른 팀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라는 원론적인 핀잔뿐이었다.

A의 대응은 육아휴직 신청이었다. 물론 불만과 이직 의사 표현이다. 재직 회사도 그제야 심각성을 깨닫았는지 ‘휴직기간 줄여라(결국 3주)’ 종용했고 계속된 면담 끝에 타 부서 전보를 약속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A의 마음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휴직 기간은 이직 준비 시간이 됐다. 복직을 사흘 앞둔 A는 채용사인 H사로부터 최종면접 합격을 통보받았고 현 직장의 처우자료, 입사가능일자를 제출했다. 그리고 하루 만에 채용사 잡오퍼(Job Offer 계약연봉, 직급, 간략한 복지혜택)를 받았다. 수락하면 입사(이직)가 확정된다.

A는 복직할 생각이 없었다. 물론 처우가 핵심 사안이 아니었다. 이직 결심은 분명했고 당장의 차선책도 없었다. 채용사는 선호도가 높은 회사였다. 그럼에도 담당 헤드헌터인 나에게 처우에 대한 의견 검토를 요청했다. (대략적인 처우 정보를 공유했다.) 상당히 신중하고 영리한 후보자이다. 난 그의 요구를 이렇게 이해했다. ‘처우를 그냥 수락할지, 더 높은 연봉을 요구할지’ 따져보고 합당한 이유 아니 논리를 설명해 달라고…. 다음 같이 헤드헌터 의견을 A에게 전달했다.


—– Original Message —– “시작”
From : 헤드헌터 <headhunter@hrsearchfirm.co.kr>
To : 후보자 A <whoboja@naver.com>
Sent : 202?-??-?? 13:49:30
Subject : 처우안 검토 의견 [RE]FW: 처우자료 전체 제출합니다

A 님

안녕하십니까? HR서치펌 헤드헌터입니다.

먼저 정보 공유 감사합니다.

공유해 주신 채용사 처우안 내용을 검토했고 다음과 같이 제 의견을 정리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다 음 –

처우 관련 후보자에게 의견을 전달할 때 제가 혹시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고심합니다. 저희 의견은 의사 결정할 때 참고 사항으로 감안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금융 업계 경력이 없어, 업종 상식에 못 미치거나 잘못이 있다면 양해 구합니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후보자 판단과 결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미 퇴직 결정을 굳혀 무의미할 수도 있지만 재직하셨던 M사와 비교한 점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우선순위

처우 협의를 할 때 후보자는 통상 연봉, 직급(연차), 복리후생 순으로 중시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렇게 하면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나중에 후회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 사례를 겪으며 위에서 언급한 우선순위 못지않게 회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회사의 평판, 업계 위치, 안정성 등이 처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깨달았습니다.

이직하려는 직장 처우안이 파격적으로 좋을 수 있습니다. 뛰어난 복리후생 제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좋은 조건일 수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장단기 경영상황 혹은 오너의 방침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제 경험으론 업계 위상에 따라 그 회사의 연봉, 인사제도, 복리후생이 함께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 회사

양쪽 회사(재직회사인 M, 채용사인 H사)를 비교하면

금융 업종에 대한 제 이해도가 낮아 AI로 취업 시 장단점을 파악해 봤는데,

H(채용사)사는 브랜드 평판, 금년도 순이익 등 지표에서 상위 3위 이내에 들어 우위에 있었습니다. 아울러 두 회사 모두 높은 연봉 수준이나 M(재직사)사는 성과, H사는 안정성 위주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추가적으로 제가 안정성 측면에선 H사가 유리하다고 생각한 점은 M사 쪽은 금융 중심으로, 비교적 작은 우산 밑에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H사는 H자동차, H정유, H생명 등 그룹사와 연계 혹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제 직장경험과 헤드헌터 업무를 통해 동종 업계 위상에 따라 업계 내 각 회사의 대우/처우 수준이 뒤따르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3. 직급(연차) – 보내주신 자료로만 검토해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년 3월을 기준으로 채용사는 과장 3년 차 처우를 제시했습니다. 사원(4년)-대리(4년)-과장(4년)의 직급체계 고려할 때 채용사의 다른 직원은 같은 연차가 되기 위해선 내년 2월까지 만 10년을 근무해야 합니다.

매니저님 경력은 (제 계산으론) 내년 2월 말 9년 5개월로 계산됐습니다.

통상 이직 과정에서 수개월 ~ 1년 정도의 경력 손실이 있는 경우가 흔한데 채용사가 매니저님께 배려해 드린 것으로 여겨집니다.

실제 연차 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입사한 경우,

입사 후 동료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어, 저희 판단으론 적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4. 연봉

M사가 조금 높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이 아닌가 판단됩니다.

M사(8,800만 원), H사(8,500만 원)

H사의 개인연금 보조(2%), 복리포인트 등 감안하면 그 차이는 조금 줄어듭니다. 물론 이직하며 더 나은 연봉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금번 제시안 대비 500만 원 이상 더 높게 요구할 수 있고 추가 협상을 할 수 있습니다.

H사에서도 이점을 신경 쓰였는지 사이닝 보너스로 1,000만 원을 보상으로 제시한 점, 직급 연차(시니어 매니저 3년 차)도 그렇습니다.

직급과 같이 연봉이 동일 경력 연수보다 높은 경우, 부담감과 갈등 소지도 있습니다.

성과급은 누구도 모릅니다.

다만 H사 쪽이 매년 지급되는 성과급 변동폭이 작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년 초 M사에서 받을 성과급이 아쉬울 수도 있지만 채용사에서 전 직장 성과급을 보상하는 사례는 아주 드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H사는 성과급을 분기별로 지급하는 점은 좀 더 장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5. 직무

M사에선 자금/기획 쪽 업무를 하셨고 전략기획 부서 이동이 예정되었습니다. H사에선 자금팀이지만 채권운용 업무로 최종면접에 합격하셨습니다. 제 주관일 수 있지만 채권운용 쪽이 경력 개발, 전문성, 성과급 측면에 장점 예상됩니다.


6. 복리후생

M사의 복리후생 정보가 없어서 일반적인 정보를 감안해 평가했습니다. 막연하지만 H사가 보다 좋은 조건이 아닐까 예상합니다. (업계 위상, 평판 고려) 이 항목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업계 내 회사 위상 및 방침, 경영 사정, 오너 주관 등)에 따라 수시로 바뀔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회사를 보고 판단하시는 것도 권하고 싶습니다.


7. 장래성

향후 3년, 5년, 10년 후 어떻게 될 것 인가도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회사에서 그리고 저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면 어떻게 될까? 결정이 쉽지 않은 경우,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항목입니다. (후보자 주관적인 사항입니다.)


8. 저희 의견

상기와 같이 고려할 때 채용사 처우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시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조금 더 원하시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그러고 저희도 소액이지만 수수료가 늘 수 있습니다. 채용사에 500~1,000만 원 더 요구하며 추가적인 협상을 할 수 있지만 흔쾌히 수락하고 입사하시면 몇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 먼저 좋은 인상으로 시작해 향후 인사평가에 악영향을 피할 수 있고 입사 초기 빠른 적응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수천만 원 규모의 성과급 수준을 고려하면 기본급 인상 여부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 그래서 수락하시고 10월 1일에 입사하시는 것이 유리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추가적인 연봉 협상을 원하시면 도움을 드릴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9. 기타 사항

금일 중 별다른 말씀 없으시면 제게 보내주신 개인정보(원징 등 관련 서류)를 파기/삭제하겠습니다. 향후 결정하신 그리고 진행된 사항(처우 수락 여부, 최종 오퍼, 입사시기)에 대해서도 공유해 주시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습니다.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헤드헌터 드림 / HR서치펌 헤드헌터

—– Original Message —– “끝”


후보자는 다행히(?) 처우를 수락했다. 이직하면 후보자 입장에선 큰 폭의 연봉 인상을 기대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스카우트가 아니라면 실제 그런 경우 흔치 않다. 다음에 연봉을 보는 후보자, 채용사, 헤드헌터의 생각을 풀어 보겠다.

첫 출근 날, 어떤 축하 문자 메시지를 보낼까 망설였다.

원래 생각했던 것은 이렇다.

“과장님, 그간 맘고생 많으셨습니다. 입사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건강하고 좋은 일 많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전 직장에서 어려운 일 겪으셨지만 새옹지마라는 말도 있습니다. 나중에 그 일로 나은 곳으로 이직할 수 있었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실제론

“바쁜 출근시간에 연락드려 죄송합니다. 새 직장에서 건승하시고 가족과 함께 행복하시고 좋은 일 많으시길 기원합니다.”

후보자의 답은

“긴장하면서 첫 출근 중이었는데 응원받는 것 같아 힘이 났어요 ㅋㅋ 진짜 감사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내가 보낸 문자는

“과장님께선 뭐든 잘하실 분입니다. 언제나 처음은 그렇지만 곧 잘 적응하실 것입니다. 힘내세요”

헤드헌터 일 시작하기 직전, 오랜 직장 생활을 마치고 씁쓸한 퇴근길이었다. 그때 후배 직원의 문자가 ‘뭐든 잘하실 것입니다’였다. 어쩌면 무심코 보낸 흔한 위로였을지도 모르지만 힘들 때마다 나를 잡아주고 참 고마운 한 마디이다. *


봉천청담님 글 더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9fedfa02ac204f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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